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0.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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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와 운동화로도 발부상이 올 수 있다
52개의 뼈, 66개의 관절, 40개의 근육과 82개의 인대로 이뤄져 있는 두 발은 우리 몸을 지탱하는 주춧돌이다. 그렇지만 일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자신의 발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당한 달리기 신발을 신고, 가벼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가슴을 활짝 펴고 머리와 어깨, 그리고 허리가 일직선이 된 상태로 앞을 응시하며 달리면 건강상의 잇점 외에도 평소에는 못보고 지나쳤던 동네나 주변의 경관들을 자세히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화가 잘 되고 입맛이 좋아지며, 땀으로 노폐물들이 빠져나가면서 피부가 밝고 건강해진다. 혼자 달리면 조용히 명상에 잠길 수도 있으며, 부부나 친구들과 함께 달리며 관계가 친밀해지고, 불필요한 체지방이 연소되어 체중관리에 도움이 되고 심장이 튼튼해지면서 피로감이 없어져 활기찬 생활이 가능하다. 뼈가 단단해져 골밀도가 증가되며, 나쁜 콜레스테롤이 없어지고 고혈압이나 당뇨의 발병이 예방되거나 지연되고, 또 면역력이 증가되어 암의 발생이나 신체 노화가 예방되거나 지연된다.

이런 좋은 유산소 운동인 달리기지만, 겨울철 춥다거나 연말 송년 모임과 음주를 핑계로 훈련이 부족하거나 근육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봄 시즌이 가까워지면서 마음이 급해져서 무리하게 운동을 하게 되면 우리 몸과 주로를 연결해주는 발의 근육이나 골격이 손상되는 부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운동의 강도 조절이 잘못되었거나 환경적인 여건이 좋지 않아서 발에 부상이나 질병이 생길 수 있으며, 발에 맞지 않는 운동화 때문에 부상이 생길 수도 있다. 평소에 스트레칭을 자주 하고 근력훈련을 통해 장딴지와 발목 근육을 단련해 두어야 과사용에 의한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부상이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섬유형태의 막으로 발뒤꿈치에서 발가락으로 이어지는 질기고 단단한 밴드 형태를 띠고 있다. 평발이거나 반대로 발바닥 아치가 정상보다 더 움푹 들어간 요족, 아킬레스 힘줄이 너무 뻣뻣하거나 두 발끝을 안쪽으로 향하게 걷는 안짱다리, 비만한 주자들이 달리기의 횟수나 거리, 강도를 과도하게 늘일 때 특히 잘 발병하게 된다. 발바닥이 지면에 닿을 때 체중의 부하에 대한 반작용으로 오는 지면반발력의 충격을 흡수해주는 스프링 역할을 하는 발바닥의 족저근막 중 뒤꿈치 뼈에 붙은 부위가 과도하게 긴장하거나 당겨지면서 생기는 염증성 질환이다.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또는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날 때 발뒤꿈치가 아프다면 이 염증을 의심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트레칭으로 아킬레스건을 늘려 주는 것이며, 치료 과정에서도 첫 발을 디딜 때 아프지 않을 때까지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바닥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70%는 스트레칭 훈련으로 치료가 가능한데, 증세가 가벼우면 1~2주 동안 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서 족저근막 스트레칭을 해주면 쉽게 완치된다. 그러나 만성일 경우는 운동량을 줄이고 족저근막과 종아리 부위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면서 발목 근력 훈련을 함께 해 주면 좋다. 스트레칭이나 특수 깔창, 약물로 치료가 안 될 때는 체외충격파 치료법을 쓰기도 한다. 1~2년 치료해도 낫지 않는 경우, 족저근막의 일부를 절개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족저근막만 수술한다고 증세가 호전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수술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운동량이 늘어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그 외의 발부상들로는 중족골통, 발목염좌, 아킬레스건염 등이 대표적이다.
중족골통은 발가락뼈들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중족골, 즉 발 앞쪽이 아픈 것이다. 아침에 첫발을 디딜 때, 또는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날 때 발바닥 앞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 염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발목염좌는 발목을 삐끗해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것을 말하는데, 발목을 삐었을 때는 가장 먼저 얼음찜질을 하고 단단히 압박해 붓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2~3일정도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발목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스트레칭을 한다. 아킬레스건염은 장딴지와 발목에 걸쳐있는 힘줄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데 운동 전후 발목부위에 통증이 오며 발목이 점차 굳어지는 느낌이 난다. 통증 부위가 빨갛게 되고 열이 난다거나 발목을 움직일 때 소리가 날 수 있다. 평소에 발목을 잘 삐는 사람들은 발목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무릎관절 바로 아래 바깥쪽으로 튀어나온 종아리뼈의 머리와 무릎 아래 앞쪽에 있는 정강뼈 사이를 엄지손가락 끝으로 눌러 내려가면 심한 통증과 함께 발등 쪽으로 찌릿찌릿한 느낌을 받는 곳이 나타난다. 그곳이 발목이나 발가락을 위로 젖히는 근육이 뭉쳐져 있는 곳이다. 그 곳을 30초 정도 똑같은 세기로 눌러 근육을 풀어준다.
아킬레스건 부상을 막으려면 본격적인 운동 전에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주는 것이 좋다. 장딴지 근육이 줄어들면 체중이 발의 앞쪽에 집중되어 발의 변형과 통증이 오게 되는데, 의자에 앉아서 발목을 발등 쪽으로 힘껏 젖혔을 때 발목이 20도 이상 젖혀지지 않으면 장딴지 근육이 짧아진 상태다. 장딴지 근육이 늘어나면 달릴 때 발이 받는 압력의 분포가 달라져 발 부상을 줄일 수 있다. 평소 장딴지 스트레칭은 발을 바꿔가며 10회씩 반복하고 달릴 때 몸을 앞뒤로 흔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체로 무좀은 양쪽 발에 동시에 나타나지만, 신발 때문에 생기는 무좀은 한 쪽에서만 주기적으로 재발하는 특징이 있다. 한 쪽에서만 무좀이 생기는 것은 사람은 해부학적으로 양쪽 발의 크기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며, 한 쪽 발에 무좀이 생겼을 때 양말 짝을 바꿔 신으면 다른 발로 무좀균이 옮겨갈 수 있다. 운동화를 신었을 때 좀 더 큰 발이 신발 속에서 더 꽉 끼이게 되면, 그 쪽 발은 더 밀폐돼 무좀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며, 평소에 한 쪽 발에만 무게가 실리게 걷는 걸음걸이 때문에 한 쪽 발에만 무좀이 생길 수도 있다.

발병 초기에는 연고를 바르고 4~6주 동안 매주 1번씩 곰팡이를 죽이는 약을 복용해도 쉽게 나을 수 있지만, 방치해두었다가 발톱까지 침범하면 치료 기간이 6~8개월 이상 길어질 수 있다. 초기에 연고를 바를 때에는 환부 외에도 신발에 접촉하는 부위에 광범위하게 바르는 것이 좋다. 물집이 생겨 진물이 나기 시작하면 연고 사용은 피하고, 과망간산칼륨 용액을 뿌린다. 증상이 심하면 항곰팡이제를 복용한다. 항곰팡이제는 한때 간독성이 문제였지만 부작용이 줄었고 복용기간도 대폭 단축됐다. 치료기간이 긴 손발톱 무좀도 3개월 복용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단, 무좀 증상이 사라져도 언제 재발할지 모르니 6~8주 동안은 꾸준하게 연고를 발라야 한다.

곰팡이는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고 생존능력이 강해 처음부터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여름철 고온 다습한 환경을 피하고 특히 곰팡이가 많은 목욕탕과 헬스클럽의 탈의실 바닥에 맨발로 다니지 않는 것이 좋다. 또 공용 실내화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땀 흡수가 전혀 안 되는 스타킹보다는 면 소재의 양말을 신는 것이 좋고, 사무실에서는 되도록 슬리퍼를 신고, 많이 걷는 영업직원은 여분의 양말을 갖고 다니며 땀이 많이 날 때마다 갈아 신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젊은 사람들은 무좀 때문에 병원가는 것이 부담스러워 집에서 식초에 발을 담그는 등의 방법을 시도하지만, 이는 치료 효과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식초 농도가 높으면 화상 위험이 높아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방법이다. 운동화는 한 켤레로 계속 신는 것보다 두 켤레로 교대로 신는 것이 신발 안을 건조한 상태로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어서 무좀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운동 전후에는 발의 땀을 조절하는 크림이나 무좀약을 바른다. 무좀약은 소량을 골고루 문질러야 잘 흡수된다. 물집이 맺히거나 가려운 증상이 사라져도 최소 2주일 이상은 계속 바르는 것이 좋다. 가족 중 무좀환자가 있으면 양말은 따로 세탁해야 하고 실내화도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바닥에 사마귀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사마귀가 생기면서 착지시에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고, 보행자세가 좋지 않아 한 부분에 과도하게 체중이 실리면서 압박에 대항하기 위해 피부가 두꺼워지다가 너무 두꺼워져서 혈액공급이 중단되면서 딱딱하게 굳어서 생기는 티눈도 즐거운 달리기를 방해하는 통증의 원인이 된다. 두 가지 모두 외과적으로 제거를 해야 완치가 가능하다.

또 달리는 동안 착지시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기 위해 달리기 전용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운동화의 소재가 좋고 비싸다고 무조건 몸에 좋은 것은 아니다. 자신의 발 모양에 맞는 운동화가 몸에도 좋다. 안창은 아래는 질기고 위는 부드러운 것이 좋은데, 재고품 신발이나 생산된 지 1년 이상된 운동화는 충격흡수물질의 탄성도가 40% 이상 감소해 기능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재고품 매장에서는 운동화를 사지 않는 것이 좋다. 운동의 강도 조절이 잘못되었거나 환경적인 여건이 좋지 않아서 발에 부상이나 질병이 생길 수 있으며, 발에 맞지 않는 운동화 때문에 부상이 생길 수도 있다. 신발은 6개월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변형되기도 한다.

오후에 20분 이상 걸어 발이 적당히 늘어났을 때 신발을 고른다. 제화사마다 크기 표기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신발 크기의 표기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양쪽 발의 크기가 다를 때는 큰 발을 기준으로 운동화를 선택하고, 가장 긴 발가락을 기준으로 앞부분에 엄지 손가락 하나 정도 여유가 있는 것이 적당하며, 발에서 볼이 가장 넓은 부분과 신발이 꺾여지는 부분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달리기를 한지 오래될수록 발의 볼이 넓어지고 길이도 커지기 때문에 꼭 신발매장에 직접 가서 신어보고 사야 한다.

발에 맞지 않는 운동화 때문에 올 수 있는 부상들도 있다.
엄지발가락의 발톱이 살속에 파고들어 아프고 염증이 생길 수도 있는데, 발톱을 발가락 끝을 기준으로 ‘一’자형으로 깎지 않고 볼이 좁은 운동화를 신으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발톱을 ‘一’자로 깎고 볼이 넓은 운동화를 신고 하루 2회 정도 따뜻한 물로 족욕해주면 좋아지는 경우도 많지만, 염증이 심하거나 곪았을 때엔 발톱과 발가락의 일부를 잘라내야 한다.
몰톤 신경증이라는 질병이 있는데, 1~2시간 계속 달리면 발 앞부분, 특히 세번째와 네번째 발가락이 맞닿는 부분이 아프다가 운동화를 벗고 발을 주무르면 괜찮아지곤 한다. 볼이 좁은 운동화 때문에 생기는데, 폭이 넓은 운동화로 바꾸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다. 증세가 심할 경우 아픈 부위에 주사를 맞거나 굵어진 신경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운동화의 뒤꿈치 부분이 너무 마모되거나 내구성이 지난 운동화 때문에 충격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거나 과도한 속도에 의한 충격 때문에 발뒤꿈치의 지방이 위축되어 통증이 발생하는 뒤꿈치 지방패드 손상도 있다. 운동화를 구겨신지 않고 발의 뒤꿈치를 싸는 부분인 ‘힐 카운터’가 딱딱하게 유지되는 신발을 신고 깔창 뒷부분에 보조 쿠션을 넣으면 호전된다.
볼이 좁은 신발을 신고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엄지 발가락이 발 안쪽 방향으로 휘어지는 엄지발가락 외반증이라는 변형이 올 수도 있는데, 엄지발가락이 30도 이상 휜 경우 수술을 받지만 그 이하는 볼이 넓은 신발을 신고 ‘특수깔창’을 이용하면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러닝 라이프 '11.1월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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