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공룡능선 산행을 하고 조금 뻐근한 무릎 상태에서 3주간 하루 스콰트를 200회씩 계속하고 나서 이제는 계단 오르내리기도 힘들 정도의 무릎 통증으로 진료실을 방문한 중년의 여성 환자가 있었다. 이처럼 오랜만에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종아리가 아프고 발목이 찌릿하거나 헬스클럽에서 안하던 근력운동을 하고 난 뒤에도 근육통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통증은 대체로 운동 후 발생하는 정상적인 부작용이다. 따라서 운동 후에 경험하는 근육통은 불쾌하기는커녕 오히려 운동을 열심히 한 결과 얻은 훈장처럼 뿌듯하다. 운동을 좀 심하게 한 뒤에 근육이 뻐근하고 움직이기 힘들 정도의 통증은 운동에서의 발전을 의미하는 믿을만한 척도가 아니며, 근육이 어느 정도 생겼다기보다는 손상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육통을 무조건 성취감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왜 통증이 생길까? 운동 후 통증을 느낀다면 이는 새로운 자극의 하나로 볼 수 있으며, 새로운 운동을 함으로써 신체가 새로운 것에 놀랐다는 의미다. 요가를 하다가 갑자기 달리기를 많이 하게 되면 다음날 다리가 잘 굽어지지 않는 등 통증이 있을 수 있다. 몸에 갑작스럽게 가해진 강한 자극이 근육이나 관절에 무리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운동 요령이 없는 초보자일수록 운동효과를 전신에 고르게 분배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 부위에 지나친 부담을 줄 위험이 높다. 따라서 통증이 느껴질 때는 운동을 강행하기보다 놀란 근육들을 진정시키고 통증이 완화될 때까지 휴식기를 갖는 것이 좋다.
통증은 보통 체중부하 운동 등을 할 때 근육에 편심성 수축이 있을 때 발생한다. 편심성 수축은 근육을 펴는 신장성 동작에서 나타나는 수축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덤벨 운동을 할 때 덤벨을 당길 때도 상완이두근이 수축하게 되지만 내리는 동작에서도 그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역시 상완이두근에 긴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오래 간만에 달리기를 하고 나서 근육통이 나타나면 강도 높은 운동을 했다는 뿌듯한 생각에 오히려 이후 운동에 소홀해지기 쉬운데, 한 번의 격렬한 운동과 통증으로 신체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근육통이 의미 있는 변화와 결과로 이어지려면 지속적인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운동 후 힘이 전혀 들지 않는다거나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것 역시 제대로 된 운동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가장 적절한 운동은 적당한 근육통과 휴식을 통한 회복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만약 매일 하던 운동으로는 더 이상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평소보다 운동 강도를 높이거나 운동 시간을 늘려야 한다. 통증 기간과 회복 기간을 4~6주간 지속하면 몸에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근육통이 1회성으로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한 번에 지나치게 무리한 운동을 하기보다는 1~3일 간의 휴식으로 회복이 가능한 운동 주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며칠간 휴식을 취하고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일시적인 근육통이 아니라 근육이나 관절에 심한 손상을 입었을 수 있으므로 이럴 때는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운동 후 근육통이 생긴다면 회복 운동을 더 많이 해야 하지만, 특정 부위에 심한 통증이 있다면 그 부위를 사용하는 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 즉 통증을 악화시키거나 유발하는 동작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특정 부위에 통증이 심하다면 그 부위를 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동을 지속하고 운동의 강도를 낮춰 각 부위의 근육에 혈류가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