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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은 얼마나 위험한 상태인가? |
달리기 대회에서 사망하는 경우들이 있지만, 나 자신은 그런 위험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을까? 우리 대부분의 주자들은 대회에서의 사망사고가 날 때마다 그런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짐짓 자신의 위험에 대해서는 관심을 돌려 버린다. '나에게도 그런 가능성이 있을까?'도 적극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가 만약 50세가 넘은 주자라면 더욱더 내가 가진 급사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중요하다. 내가 가진 급사의 위험요소가 무엇이든 간에 그런 위험은 달리는 도중 뿐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 중에도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돌연사의 경우 미국은 90% 이상이 심장질환이며, 약물에 의한 사망도 많으나 우리 나라는 65%가 심장질환, 20%가 중풍이라는 뇌경색이 원인이다. 마라톤이 치명적인 달리기의 위험이 있다거나 아니면 너무 낮아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것을 어떻게 규명할 것인가? 만약 이런 수학적이 가능성이 가능하다면 우리의 달리기 사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1995년 일반 달리기 동호인들의 마라톤 대회 참가가 허용된 이후 십 수년 동안 마라톤을 완주한 주자들의 수와 마라톤 대회에서 불의의 사망을 맞이한 사고자들의 숫자를 기준으로 고려해 보더라도 마라톤 대회를 달리는 도중에 마주칠 수 있는 치명적인 사고의 가능성은 극히 낮다.
여기서 극히 낮다는 의미는 부정맥이나 심장의 전기적 장애에 의한 급성 심정지와 관상동맥 질환에 의한 심근경색증과 비교하여 그렇다는 말이다. 마라토너들은 대략 20만 명 중 한 명이 급사를 경험하지만(물론 이 불행한 한 명에 자신이 포함되면 100%가 되긴 하지만),관상동맥 질환 때문에 심장발작이 올 확률은 5만 명 당 1명이다. 그런데도 주자들이 달리다 사망하면 크게 어필되는 이유는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하며 건강하고 정열적이고 뛰어난 주자에게 이런 비극적인 일이 생긴 것을 평소 운동하지 않고 지냈지만 여전히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는 정말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물론 다른 일반 사람들의 눈에도 똑같이 보일 것이다. 5만 명당 한 명은 아주 적어 보이지만, 매년 춘천마라톤과 동아마라톤을 통틀어 거의 한 명이 사망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사실 두 대회에서 사망하는 주자는 아직까지 아무도 없다.
마라톤 대회 참가 중에 사망할 확률은 5만 명당 1명(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vol 28, pp 428-431, 1996)이며, 4시간 이내에 마라톤을 완주하는 사람이 대회 참가 중 사망할 확률은 20만 명당 1명(Journal of the Ammerican Medical Association, vol 247(18), pp 2535-2538, 1982)이다. 한 해 동안 중년의 조깅자들이 운동 중 사망할 확률이 7,620명 중 1명(Exercise and Sport Sciences Reviews, vol 10, pp 208-235, 1982)이지만, 잘 훈련된 장거리 주자들이 심장이상으로 평소에 사망할 위험은 운동하지 않는 동년배의 30%(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vol 311, pp 874-877, 1984)에 불과하다.
흔히들 장거리 달리기가 건강을 향상시킨다고 알고 있고, 장거리 달리기와 달린 거리가 심장의 관상동맥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심장 건강에는 운동보다는 가족력과 평소의 식습관이 더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50세 이상의 주자들의 관상 동맥에 칼슘이침착되면서 관상동맥 협착이 진행되어 심장 발작의 위험이 증가되었다는 최근의 연구도 있다.
엘리트 주자들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부지런한 조거나 마라토너들의 운동으로 인해 심장이 커져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단순이 사진상 심장이 커져 있다는 것이 아니라 심장벽의 두께가 정상보다 두꺼워져 있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 심장벽이 정상보다 두꺼워져 있는 상태를 비후성 심근병증이라 부르며, 당연히 정상인 경우에 비해 훨씬 더 잠재적 위험이 높은 증후이다.
우리가 심장과 관련된 검사를 하는 이유는 자신이 좋아하는 달리기를 중단하도록 충고할 목적에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상태에 맞는 운동종목과 강도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다. 자세한 심장 검사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수록 자신이 처한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를 더 잘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검사들이 절대 오류가 없는 절대 확실하거나 논쟁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증거들만을 제공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대부분 위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이 된 매일의 일상적인 삶도 사실 아주 사소한 위험들로 가득 차 있으며, 자동차 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마라톤 대회에서 달리다 급성 심장사로 사망할 확률보다는 훨씬 더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규칙적인 달리기나 대회 참가가 즐겁고 활달하게 움직일 수 있는 건강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이지 산술적 기대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은 아니다. 달리기를 한다는 것만으로 평균수명이 연장된다는 식의 단순한 통계나 가능성으로 오해되어서는 더욱더 안될 말이며, 나이든 주자들은 정기적인 심장검사를 통하여 자신의 급성 심장사 위험요인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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