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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중독, 그 건강하지 못한 상태... |
달리기는 우리의 몸과 영혼, 그리고 마음의 건강에 절대적으로 중요한가? 거의 맞는 말이지만, 완전히 그렇지는 않다.
무엇이든 과도하면 조금 부족함만 못하다는 말처럼 비록 운동량이 운동의 중요한 영역이라 하더라도 이런 과유불급(過猶不及)의 법칙을 벗어날 수 없으며, 보호되지도 않는다. 더구나 운동에 대한 책임감이 도를 지나쳐 의존과 강박의 선까지 넘어가면 겉으로 너무너무 건강해 보이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신체적, 사회적, 심리학적 파멸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나 운동 선수들 중에서 주자들이 이런 인생실패에 대단히 취약한 편이다.
"긍정적 중독"은 일상생활에서 운동 영역에 대한 건강한 적응이다. 그래서 일, 가족 혹은 다른 건강한 취미활동과 관련된 책임이 달리러 갈 시간과 맞서서 갈등을 일으킨다. 이런 책임감과 강박감 사이의 선이 때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너지게 된다.
점차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긍정적인 영역(책임감)에서 부정적인 영역(강박감)으로 이동하게 되면, 아이러니컬하게도 괴롭기만 하던 달리기 운동이 오히려 사람을 흥분시켜 물고 놓아주지 않게 된다. 이런 현상은 과훈련 증후군과는 완전히 다른 말이지만, 자신의 최대 역량과 경쟁력을 얻기 위한 건강한 주자들이 짧은 기간에 휴식과 회복과정없이 과하게 훈련을 하였을 때 나타나는 과훈련 증상들 때문에 괴로워질 수도 있다.
운동 중독은 평생 운동의 역할에 대한 균형감각을 만성적으로 잃어버린 상태이다. 건강한 주자와 운동 중독자는 비슷한 훈련량을 유지하지만, 운동에 대한 태도는 정반대이다. 운동 중독자는 본 운동과 관련없는 활동에 대해서는 가치를 인정할 수 없으며, 최상의 흥미를 잃어버렸더라도 자신의 운동에만 집착한다.
운동 중독자들은 운동에 대한 균형감을 잃어버린 결과 지금까지 일생동안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왔던 일, 친구, 가족, 모임같은 인간적인 달콤함을 느끼게 해주는 다양한 요소들보다 운동이 비교우위를 점하게 된다.
추가적인 운동시간 때문에 사람들과의 감정적인 관계를 놓치게 되고, 부상이나 질병, 혹은 피로 때문에 지금까지 해 오던 훈련을 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모든 여유시간을 훈련에 소비할 때는 운동 중독이라 진단할 수 있다.
중독의 경고사인은 외부적인 상황 때문에 계획된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될 때는 불안초조하고, 우울증같은 금단현상들이 나타날 때이다. 운동중독자들에게는 "열심히 많이 할수록 더 좋아진다"는 법칙에 예외는 있을 수 없다. 더 많이 훈련하고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더 멀리 달리고, 더 세게 달리는 등 '더 많이'가 절대적으로 '더 좋은' 것이다. 더 많은 운동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건 원망하고 화를 내게 된다.
운동중독은 원래부터 어디까지가 건강하고 훌륭하고 바람직한 행동이며, 어디부터가 정상범위의 경계를 넘은 의존적인 행동인지의 경계가 모호하다. 우리는 몸을 바쳐 힘들게 훈련함으로써 목적한 바를 이루는 진정한 주자들의 미덕에 가치를 부여한다. 우리가 달리기를 통해 이루기를 원하는 최고의 체력과 신체적 능력은 우리의 운동결심에 반하는 상황과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훈련에 매진하기를 강요한다. 일단 우리가 훈련 계획과 틀림없는 수행을 달성하게 되었을 때 달리기를 빼먹었다고 해서 불안정해지거나 약간 기분이 가라앉는 것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운동 성적이 수행한 훈련의 양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수준보다 그 이하인 것이 운동 의존증의 일부 증상이며, 운동성적의 저하는 훈련 그 자체에 가치를 두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운동 중독은 더 많이 달리고 더 적게 쉬기 때문에 운동 성적이 아주 불량해지는 것이다. 건강한 주자는 항상 운동에 대한 큰 그림을 보고 휴식과 회복을 적절히 수용하면서 운동계획에 적응한다.
높은 성적 지향적인 완벽주의자들이 운동 중독에 아주 취약하다. 운동 중독의 경우 기질적인 심리적인 원인이 항상 자신감 저하와 관련이 있으며, 훈련에 의해 만들어지는 보상에서 즐거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즐기게 된다. 불행하게도 부인이나 극기가 중독과정으로 가는 흔한 요소이다.
이런 사람들은 우선 "많을 수록 더 좋다"는 운동량 기준에서 운동의 질로 관점을 바꾸고, 휴식과 회복을 포함하여 균형된 주간단위의 훈련계획으로 객관적인 훈련 과정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7일 단위의 계획에는 거리와 강도, 휴식과 다른 대체훈련, 기술과 관련한 실현 가능한 목표들이 포함되어야 하고, 총 주간 운동시간을 설정해 두어야 한다. 스트레칭, 준비운동, 정리운동, 대체운동, 걷기, 요가 등등 수행하는 모든 운동 종류를 기록하고, 거리와 시간 혹은 강도가 계획보다 초과하면 안된다.
일과 중에 한 두 시간의 여유가 생겼다고 해서 절대로 운동을 하면 안된다. 항상 계획된 운동만 한다. 여유시간이 생기면 친구나 가족들과 보내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운동과 관련이 없는 것들로 보낸다. 하루 훈련을 못했다면 그냥 계획에서 지워버리자. 절대로 못한 양만큼 추가하여 다음 날 두 배의 훈련을 하지 말자.
운동에 중독된 주자들은 거의 항상 자신의 중독의 결과로 고생을 하게 된다. 운동 중독자들이 평생 주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운동에의 강박적 집념은 만성 부상을 초래하고, 인간관계를 악화시키며, 다른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운동강박적 주자들은 달리기가 자신의 인생을 파멸시켰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파멸의 원인은 균형이 깨진 달리기 때문이다.
운동하는 것이 항상 놀이의 한 요소가 되어야 하며, 만약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가장 경쟁적인 엘리트 주자들도 여전히 달리기를 사랑하고 있으며, 달리기가 충동적인 필요성 때문이 아니라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몸으로 무언가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것이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어떤 일 그 자체가 즐겁지 않다면 우리는 즐거운 다른 일을 찾게 된다. 평생을 달리는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달리기와 분리시킬 수 없으며, 달리기와 삶이 동의어로 자신의 삶과 달리기를 따로 떼어 놓을 수 없다.
운동 중독으로 넘어가는 경계에 서있는지를 체크할 수 있는 현상들이 있다. 1.운동 때문에 중요한 사회적인 의무와 가족적인 일을 빼먹곤 한다. 2.운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위해 친구들과의 만남과 같은 다른 재미있는 일들을 포기하기도 한다. 3.운동을 하지 않으면 불안정해지고 우울해진다. 4.운동을 하고 있는 중이거나 운동을 끝낸 다음에만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5.운동이 성생활, 좋은 음식, 혹은 다른 취미생활보다 더 좋고, 운동 외에는 달리 할 것이 전혀 없다. 6.아프거나 부상중이거나 혹은 탈진한 상태에서도 운동을 한다. 내가 움직이고 있을 때 기분이 좋아진다. 7.규칙적인 운동 외에도 시간만 나면 운동을 한다. 8.가족과 친구들이 너무 운동에 빠졌다고 걱정을 한다. 9.불안증이나 우울증에 빠진 경험이 있다.
세 개 이상 해당사항이 있다면 달리기와 일에 대한 균형감을 잃고 있는 중이다. 운동이 전체적인 생활과 균형을 이룰 때 한해서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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