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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신문220]달리기와 건강(162)마라톤 대회에서 횟수, 시간 |
[의사신문220]달리기와 건강(162)마라톤 대회에서 횟수, 시간, 부상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사회적으로 만나는 어떤 모임들에 나가면 "마라톤 하신다면서요?"라고 말을 거는 사람들이 꼭 있다. 그렇다고 대답하면 "내 친구는 200번 완주했는데, 몇 번이나 완주했어요?"라고 반드시 이어진다. 몇 번 했다고 대답하면 상대만의 호기심을 충족과 판단에 기여하는 희생양이 될 뿐이다.
나는 웃으면서 "본인 완주 횟수를 말씀하셔야지, 왜 친구분 기록을 말씀하세요. 저는 의미 없는 상대 비교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라고 대화를 끝내버린다. 어떤 모임에서나 다함께 즐거워야지 자기 혼자 즐기려거나 자신이 어떤 멋진 사람 친구임을 내세우려는 정치적 태도에는 동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라톤 대회에 나갔다가 만에 하나 완주에 실패했을 때,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기가 싫어서 그냥 걸어서라도 완주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사람들이 내 건강이나 상황이 좋지않으니 그만두라고 말려도 나는 가능하면 끝까지 두 발로 걸어서라도 완주하려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그래서 마라톤을 완주해보지 못한 기자들이나 사람들은 마라톤 횟수나 가장 기억에 남는 마라톤 대회를 하나 꼽으라고 다그치는 사람들이 있지만, 모든 마라톤이 하나하나 다 똑같이 굉장한 경험들이기 때문에 가장 좋았던 하나만을 꼽을 수가 없는 것이다.
마라톤 대회는 완주시간 때문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마라톤 그 자체를 좋아해서 가는 것이다. 완주만 한다면 속도는 중요하지 않으며, 중간에 걷는다고 해서 마라톤 완주라는 빛나는 경력에 전혀 문제가 생기기 않음을 마라토너들은 다 알고 있다. 마라톤 대회는 학술논문 발표장이 아니라는 말이다.
너무 완주시간이나 구간 제한시간을 정해두면 그런 기준을 달성하지 못하면 스스로가 실패자거나 정말 모자라는 형편 없는 사람으로 느껴지고, 맥이 빠지고 급기야는 달리기 자체를 내던져버리게 된다. 1km을 4분에 달리든 5분에 달리든 7분이나 8분에 달리든 그것이 무슨 상관인가 말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다. 나는 항상 정해진 대열의 맨 후미에서 천천히 출발한다. 토끼와 거북이의 우화에서도 토끼가 빨리 가다 낮잠자는 실수를 한 덕분에 느리게 기어가는 거북이가 1등을 할 수 도 있는 것이 마라톤 대회뿐 아니라 인생도 똑같다.
꼴찌로 달리더라도 누구도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보고, 오히려 더 힘내라고 응원하고 격려해준다. 다양한 입장에 처해보아야 얻을 수 있는 교훈과 가치가 바로 그런 것이다. 세상살이는 해내기만 하면 등수는 결코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마라톤을 뛰는 동안 통증이 아무 문제가 아니라고 하면 정신이 없거나 매정하고 무책임한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육체적인 면에서 보면 통증은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다. 통증이 주의해야 할 요소임에는 틀림 없지만, 이것 부상 때문에 달리기 자체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부상당했으면 지혜롭게 대처하고, 절대로 감정적으로 처리하지 않으며, 적절한 처치방안을 이성적을 평가해서 실천해야 한다. 과거 부상경험이나 현재의 의학적 문제들이 있더라도 성공적으로 달릴 수 있다. 오히려 훈련을 통해 더 튼튼해지고 달린 후에도 문제를 일으키기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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