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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 |
운동부상의 가장 기저에 있는 심리적 요인은 바로 "통증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는 격언이다.
대부분의 장거리 주자들은 유산소 능력의 발달과 적응하기에 무리가 없는 안전한 운동량의 점진적인 과부하 훈련의 중요성을 알고 있거나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달리기 현실에서는 눈 앞에 놓인 당면 목표에만 집중하여 별 생각없이 과훈련을 하고, 또 주간 누적거리가 너무 많거나 딱딱한 주로에서 너무 많은 훈련을 하게 된다. 그러다 부상을 당하여 달리기가 고통스러운 순간이 와서야 '아! 내가 너무 무심하였구나.'라고 지나친 훈련의 순간들을 소급하여 회상하게 되는 것이다.
운동 수행에 관여하는 정신적인 과정이 부상의 선행요인이 될 수 있다. 엘리트 주자들은 훈련을 할 때 적절한 속도를 유지하고 심한 통증을 피하기 위하여 근육뭉침이나 호흡 등의 신체적인 감각에 집중하도록 교육을 받지만, 마스터즈 주자들은 귀에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듣는다거나 주위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는 등 신체외적인 감각에 신경이 분산되기 때문에 달리기 중에 생기는 통증이나 불편감과 같은 신체적인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기가 어렵다. 최근의 연구들에 의하면 엘리트 주자들처럼 자신의 신체적인 감각에 집중하는 것이 음악을 듣는 등 정신이 분산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으며, 대부분의 주자들은 자신의 속도와 관계없이 대회에 참가해서는 훈련할 때보다 더 자신의 신체적인 느낌에 집중하는 경향으로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생각이 신체외적인 자극에 분산되면, 지구력 운동 중에 나타나는 신체적인 통증에 대한 인내력이 일시적으로 증가되어 운동 강도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이 낮아진다고 한다. 그러나 정신분산이 운동 중에 느끼게 되는 아주 중요한 신체적인 통증의 경고 신호를 일시적으로만 차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장거리를 달린다는 것은 부상의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통증해소에는 이런 정신 집중이나 분산의 차이보다도 오히려 주자의 동기부여가 더 중요한 요소이다.
만약 정신분산이 주자들에게 통증을 덜 느끼게 만든다면 왜 엘리트 주자들은 대회에서 사용하지 않을까? 대회에서 달리는 주자들의 주관심사는 최상한까지 자신의 지구력을 밀어 올려 그것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통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정신 분산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통증을 조절하는 측면에서 속도나 신체적 상황에 집중하는 것에 비해 별로 효과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정신분산 방법으로는 아주 경하거나 중간 정도의 고통스런 상황을 견디기에는 아주 효과적이지만, 통증이나 고통을 유발하는 심리적인 자극이 일정 정도의 한계점 이상까지 증가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외부자극(분산) 체계에서 내부자극(집중) 체계로 바뀌게 된다.
결론적으로 장거리 주자들에게 이용되는 심리적인 집중/분산의 전략은 완주 성적이나 부상 위험에 중요한 요소가 아니며, 주자들은 달리는 속도를 줄이던가 멈추는 것이 보다 현명한 행동으로 보일 때까지는 현재의 방식을 유지할 것이다.
훈련을 할 때도 대회에서 달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통증없이는 발전도 없다'는 격언만을 믿을 것이 아니라 신중한 자세로 훈련에 집중함으로써 정상적인 '힘든 훈련'과 비정상적인 '과훈련' 사이의 좁은 길을 부상 없이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장거리 달리기는 도전이다. 도전하는 목적과 완주성공에 대한 동기부여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을 너무 몰아 부치지 않는 안전한 도전과 성취의 과정을 통하여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며 그것에서 오는 자신감을 즐길 줄 알아야 진정한 주자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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