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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감(感)으로 달리기 |
요즘 달리는 주자 중에 팔에 시계, GPS 기기, 심박계 모니터, 아이포트(iPods)를 차고 허리벨트에는 급수용 물병을 달고 달리는 주자들을 보면 마치 공상 과학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을 연상하게 된다. 21세기의 과학 기술들은 주자의 팔이 오르내릴 때마다 주자의 위치, 자세, 고도, 기온, 속도, 심박수, 남은 거리 등등의 자세한 기록들이 실시간으로 측정되고 저장되며, 새로 달리기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20세기 주자들이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직면했던 많은 문제들을 피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있다. 어떤 훈련 방법을 주자 개개인에게 알맞게 처방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이런 과학 기술에 의존하면 할수록 편해지는 만큼 우리 자신의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기술을 잊어 먹게 된다. 이런 과학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회 당일의 상태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달리는 속도를 조정할 수 있는 몇 가지 내적인 계기들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날씨가 찌는 듯이 뜨겁다면 어떻게 속도를 조절할 것인지를 어떻게 알게 될 것인가? 바람이 강하게 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자신의 속도를 날씨에 맞게 조절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완주 목표에 대한 심적 압박에서 벗어나 즐겁게 달리는 것이다. 이 방법은 자신을 과도하게 몰아 부치지 않기 때문에 부상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되며, 기분 좋게 도전심을 유지하게 만들어 준다.
내적 통제력을 갖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며, 서로 다른 속도와 심박수에서는 서로 다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내적 통제력을 잘 적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심신에 눈을 돌려야 하며, 일단 달리기 강도와 내적 노력 수준 사이에 연결이 성립된 후에는 노력으로 다이얼을 돌리기만 하면, 결코 훈련이나 대회를 망치지는 않게 된다.
훈련할 때 일부러 시계를 갖고 가지 말며, 특정한 속도 및 심박수에 따른 다양한 노력 수준과의 관계를 관찰한다. 이런 것들이 날씨와 수분섭취 상태, 생활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해 보아야 한다. 이런 관찰과 경험이 반복되면, 지구력 훈련에는 편하거나 중간 수준의 노력이 필요하며, 체력 훈련에는 중간에서 중강도 노력이, 속도훈련에서는 중강도에서 고강도 노력이 필요함도 알게 된다. 이렇게 훈련에 집중하다보면 몸이 받는 스트레스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달리기 속도가 조정되어 어느 훈련에서나 더욱 편하고 쉬운 달리기가 가능해지기 시작하면서 과훈련의 수렁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이런 훈련을 시작할 가장 좋은 타이밍은 훈련 초기부터 적용하는 것이다. 훈련 초기에는 우리 몸에 어느 정도의 부하를 걸어도 괜찮은지, 몸은 얼마나 잘 회복되는지, 또 서로 다른 거리마다 적절한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 할 때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의 속도와 심박수가 편한 달리기가 되는지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 기준에 따라 노력의 정도가 모니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훈련을 하면서 항상 이전에 세웠거나 유지하던 속도에만 관심을 갖고 있어서 오늘 훈련에서 과거 최고 시점에서 달성한 그런 시간을 기록하지 못하면 실망하거나 의욕을 잃게 되는 수가 많다. 이렇게 기록 달성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과훈련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내면적을 느끼는 감으로 하는 달리기도 수련만 잘 하면 우리가 손목에 차는 속도계만큼 정확하게 우리의 속도를 측정하며, 기계들은 분석만 해줄 뿐이지만 우리 내면의 감은 내부나 외부 환경의 피드백에 따라 상황에 맞는 속도를 처방해줄 수 있다.
꼭 트랙에서 손목의 시계를 보면서 힘들게 훈련을 하지 않더라도 거리 측정이 가능한 주로에서 하는 파틀렉 훈련을 통해서도 충분이 즐겁고 안전하게 속도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준이 되는 어떤 기록도 없앤 상태에서 오로지 자신이 투입하고 있는 노력의 수준에만 집중을 하면서 파틀렉 훈련을 꾸준히 했다면 트랙에서 시간 기준으로 훈련을 한 주자보다 다 훨씬 더 편안하게 과거의 기록을 재현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더욱 더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를 위하여 이제부터는 우리가 지금까지 해 오던 시간과 거리 기준의 훈련방법을 지양하고 대회 기준의 훈련에서 더 많은 이득을 얻게 될 것이다. 대회에 참가하여 달리면서 시간과 거리 대신에 전반적인 체력과 현재 달리고 있는 노력 수준의 인지가 그 날의 성공을 좌우하게 된다.
이런 훈련을 통하여 대회날의 악천후, 기복이 심한 지형, 피로 혹은 그 날의 어떤 장애들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달리기의 수준을 결정하게 됨으로써 최상의 기록을 달성하게 만든다.
자, 이제 달리러 나가 보자!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지구사랑 달리기 클럽/달리는 의사들 이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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