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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야외운동을 하면 피부노화보다 장점이 더 많다. |
영국 노팅엄 대학교 마이클 사이몬드 박사팀의 연구결과 낮에 햇볕을 많이 쬐어도 갈색지방이 활성화돼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우리 몸에 갈색지방이라는 것이 있는데 지금까지는 추울 때 활성화돼 몸무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다. 그러나 몸무게를 줄인다고 불볕 햇빛 속으로 나섰다가는 피부 상하기 십상이다.
강한 햇빛 속의 자외선이 피부를 혹사시켜 기미, 주근깨 같은 색소침착을 일으키고 피부의 노화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자외선은 피부 노화에 큰 영향을 주지만 눈의 노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장기적으로 각막 이상, 백내장, 황반변성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외선은 직접 내리쬐는 햇살 뿐 아니라 건물 등을 통해서 반사되는 빛에도 포함돼 있다. 모자나 자외선 차단제로 얼굴이나 피부를 보호하는 이외에 선글라스를 끼거나 자외선을 차단하는 렌즈로 만든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자외선은 파장의 길이에 따라 UVA-UVB-UVC 세 가지로 나뉜다. 이 중 UVC는 생명체를 파괴하지만 오존층 때문에 지상까지 도달하지 않아 신경 쓸 필요 없다. 문제는 UVA와 UVB다. 세 종류의 자외선 중 파장이 가장 긴 UVA는 35~50%가 피부의 표피를 지나 진피까지 닿아 피부를 검게 만든다. 즉 멜라닌 생성을 단기간에 촉진해 피부색이 검어지는 선탠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중간 정도 파장인 UVB는 피부를 빨갛게 만들고 강한 염증을 발생시키거나 수포를 만드는 일광화상을 일으킨다.
UVB는 피부 표피에 급격히 작용해 화상을 입히기 때문에 유해 자외선이라고 하고, UVA는 예전에는 염증 치료에 효과가 높다 해서 환영받았으나 최근 피부 노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에 야외로 나갈 때뿐 아니라 일상적인 외출 때도 UVA와 UVB를 모두 차단하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UVB 기준 자외선 차단지수(SPF)가 15 이상인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발랐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권장량의 절반 정도 밖에 바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피부에 얇게 바르는 게 아니라 두껍게 덮는다는 느낌으로 발라야 한다. 실제로는 두껍게 덕지덕지 바르는 게 모양상 좋지 않으므로 외출 30분 전에 한 번 바르고, 나가기 직전에 한 번 덧발라 주는 것이 좋다.
자외선이 피부암의 주범인 것도 잘 알려져 있지만, 상대적으로 흔하지 않는 피부암에 대한 걱정보다는 햇빛에 의한 주름살과 머리카락의 손상과 탈모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강한 자외선은 머리카락의 수분을 빼앗아가고 머리카락의 코팅 층에 해당하는 큐티클 층을 파괴하며, 두피의 피부노화를 촉진시켜 탈모를 촉진한다. 불볕더위에는 두피가 땀범벅이 되면서 노폐물이 쌓여 탈모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외출 시 모자를 오래 쓰면 바람이 통하지 않아 더욱 해로우므로 자주 벗어 땀을 말려주는 것이 좋다. 모든 모자가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아니며, 눈과 코만 가리는 야구 모자보다는 얼굴 전체를 가려주는 크고 챙이 넓은 모자가 좋다. 또 한여름에는 가급적 젤, 무스 등 헤어스타일제는 햇빛에 녹아 모낭을 막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햇빛은 체내 비타민D의 합성을 돕는데, 이 비타민D가 칼슘의 흡수를 촉진시켜 골다공증을 예방하게 된다. 최근에는 비타민D가 심장병, 다발성경화증은 물론 파킨슨병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논란이 있지만 일부 암에 대한 예방 효과도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햇볕은 아이들의 성장에도 필수적이며, 뇌에서 세로토닌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우울증을 예방하기도 한다. 평소 햇살 구경을 못하고 실내에서만 지내는 사람들이라면 등 푸른 생선, 동물의 간, 계란노른자 등 음식이나 영양제를 통해 비타민D를 보충해야 한다. 또 야외 활동 뒤 얼굴이 화끈거리면 잠깐 냉찜질로 피부를 진정시킨다. 그러나 냉찜질을 너무 오래 하면 냉기에 피부가 상할 수 있다. 3~5분 정도가 적당하다. 얼음 대신 차가운 오이를 얇게 썰어 피부 마사지를 하면 더 좋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박사팀의 연구에 의하면, 평균 30.2세인 남성 5명의 엉덩이 피부에 한여름에 1시간~1시간30분 햇볕에 노출됐을 때 받는 자외선과 같은 양을 쪼인 결과 피하 합성 지방의 양이 줄어들었다. 또 평균 72.7세 노인 7명을 검사한 결과 자외선에 오랫동안 노출됐던 피부는 그렇지 않은 피부보다 피하지방이 40% 적어졌다. 사람 몸의 지방은 피부 아래에 85%, 내장에 15%가 저장돼 있다. 자외선을 온몸에 많이 쪼이면 피하 지방의 합성이 억제되기 때문에 과도한 열량이 피부 밑에 저장되지 못하고 내장에 저장될 수밖에 없게 된다. 피하 지방이 줄어들면 피부에 주름살이 생기고 탄력도 줄어들고 색소가 달라붙는 등 피부노화가 빨라진다. 또 상대적으로 자외선에 노출이 심한 얼굴, 목, 팔 등에 피하지방이 없어져서 볼륨감이 줄어들게 된다. 자외선이 피부를 통과하면서 모두 흡수되어 피하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피하 지방의 합성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으며, 피부 바깥의 표피세포에서 분비되는 인터루킨-6(IL-6) 엠씨피-3(MCP-3), 태반성장인자(PlGF) 등의 단백질이 피하 지방의 합성을 억제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핀란드 투르쿠대 키르시 비르타넨 박사 팀은 젊은 남성 5명의 2시간 동안 추운 방에서 얼음물에 발을 담그고 있게 한 결과, 갈색 지방이 흰색 지방을 연료로 사용해 태우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그 중 한 명은 갈색지방을 62g이나 가지고 있었고, 자신의 몸 안에 있는 갈색 지방을 모두 활동시키면 아무런 다이어트나 운동을 하지 않아도 1년에 흰색 지방을 4.1kg 이나 연소가 가능하며, 우리 몸의 갈색지방의 50%는 평소 활동을 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는 보고를 했으며,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마켄 리츠텐벨트 박사 팀은 마른 사람이 뚱뚱한 사람보다, 여성이 남성보다, 젊은 사람이 늙은 사람보다, 혈액 속 당 수치가 정상인 사람이 당 수치가 높은 사람보다 더 많은 갈색 지방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했으며, 보스톤 조슬린당뇨센터의 아론 시페스 박사 팀은 성인 남녀의 절반 이상이 적어도 10g 정도의 갈색 지방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여분의 에너지를 몸 안에 저장하는 흰색 지방과는 달리 갈색 지방은 흰색 지방을 태우고 에너지를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갈색 지방은 주로 추울 때 활동을 개시한다.
미국 메사추세츠종합병원 마주미타 미스라 박사팀은 12~18세 소녀 30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과 이중에너지방사선측정법(DXA)으로 체지방 분포상태 및 골밀도를 조사했는데, 대상의 절반은 정상 체중이었고 나머지는 체질량지수가 30이 넘는 비만소녀였다. 연구결과 암, 심장병, 당뇨병 등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알려진 내장지방이 많을수록 골밀도가 낮아 골다공증이나 골절에 취약한 반면에, 신체 전반적으로 피하지방이 내장지방보다 많이 분포하면 골밀도가 높았다. 지방의 분포도에 따라 뼈 건강이 달라지는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는 못했지만,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게 해 관절 파괴를 유발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지방분포에 따른 뼈 건강과 연관이 있거나 혈관 내 당조절과 지방분해에 도움을 주며 비만 관련 각종 질환을 막는 아디포넥틴과 지방조직에 의해 생산되는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도 뼈 건강에 일정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햇빛 속에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피하지방의 양을 감소시켜 주름살을 만드는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갈색지방을 활성화시켜 백색 내장비만을 개선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타민 D를 합성을 증가시켜 골밀도를 증가시키고 심장병과 우울증의 예방에 기여하며, 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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