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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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새해 계획이지만, 실천은 연말부터다.
연말은 1년 중 건강을 유지하기 가장 까다로운 시기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이불 속에 묻혀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낮이 짧아지면서 햇빛은 줄어든다. 추운 날씨에다 연말연시의 각종 모임에 참석하다보면 과식과 과음을 하게 된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해서는 케이크나 쿠키 같은 달콤한 음식도 제법 많이 먹게 된다. 새해를 코앞에 두고 있는 만큼 모든 규칙적인 생활과 계획은 다음해로 미루고 마음껏 즐기자는 마음을 먹기도 한다. 여기에 운동을 게을리 한 채 새해를 맞게 되고 결과적으로 건강에 무리가 오게 된다.

날씨나 기온 등 주변 여건은 여름이 겨울보다 낫지만, 겨울에는 조금만 몸을 움직여 줘도 살을 빼는 데에는 훨씬 유리한 장점도 있다. 추위 때문에 떨어진 열을 만들어 체온을 올리기 위해 일부러 근육을 수축시키는 과정에서 지방에너지가 연소됐기 때문이다. 추운 곳에서 생활하면 체온을 높이는 갈색지방이 늘어나는데, 이 갈색지방은 심혈관질환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나쁜 지방(체지방)을 연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결국 추운 곳에서 활동하면 갈색지방이 증가하면서 체지방이 빠지고, 근육량은 증가돼 체중에 큰 변화가 없어도 건강에 이롭게 된다.

이런 겨울철 건강상 잇점에도 불구하고 겨울에는 햇빛과 신체활동 부족, 비타민D 등 영양소의 결핍으로 계절성 정서장애(SAD)인 우울증, 염려증, 무기력증, 사회적 위축, 체중 증가, 식욕 변화 등의 겨울 슬럼프에 빠지기 쉽다. 우울증에 걸린 환자 스스로는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계절성 정서장애는 보통 늦가을부터 이미 서서히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다. 또 1월~2월 사이 최고조에 달하다가 이후 날씨가 풀리면서 서서히 증상이 사라진다.

어둠은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처럼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화학물질의 분출을 억제하고, 햇빛이 감소한 만큼 비타민D의 양도 부족해져 우울증을 가중시킨다. 연말연시에는 돈 쓸 데는 많고, 모임이 끊이지 않고 즐거움보다는 걱정이 더 많은 시기라서 으레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고, 그것이 우울감을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옷을 겹쳐 입고 모자와 장갑을 착용해 방한 대책을 잘 세운 뒤 운동을 하면 된다. 신선한 공기를 쐬면 기분이 좋아지고 기운도 솟는다. 미세먼지 등이 있는 정말로 날씨가 나쁜 날에는 실내에서 자전거 타기 등의 운동을 하면 된다.

규칙적인 운동은 스트레스와 염려증을 완화시키고 항우울제를 복용한 것보다 더 오랫동안 효과를 지속시키기도 한다. 이 같은 효과는 운동이 엔도르핀의 활동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나타난다. 엔도르핀은 면역력을 개선하고 고통에 대한 지각을 감소시켜 기분을 개선하기 때문에 우울증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된다.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노르에피네프린 역시 운동을 통해 방출되며 우울증 증세를 완화한다.

"겨울에 무슨 운동?”이라거나 “신선한 식품을 찾기 힘들다”는 등의 이런 저런 이유를 내세우며 건강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 운동은 뒤로 미룰수록 실천이 어렵다. 1월1일부터 시작하겠다는 마음보다 지금 당장 하겠다는 마음가짐과 실천이 중요하다. 헬스클럽에 가서 회원가입을 하거나 근처 공원을 달리기 시작해보자. 그게 정 어렵다면 짧은 거리라도 반드시 걷는 생활습관의 변화를 실천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오랜만에 운동을 시작한다면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가볍게 시작하는 편이 좋다. 의욕이 넘쳐 무리한 운동을 시작하면 결국 쉽게 포기하게 된다. 과거 5km씩 조깅한 전적이 있다할지라도 우선 3km만 달리자. 그리고 서서히 운동량을 늘려야 무리 없이 운동계획을 이어나갈 수 있다. 운동만이 아니라 모든 계획들은 새해가 아니라 오늘 이 순간부터 시작돼야 한다. 먹고 앉아있는 것이 계획이 아니라면 어떤 일이든 칼로리를 소모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연말은 즐기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계획했던 운동을 1월에 지키지 못하게 되면 1년 계획도 쉽사리 틀어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계획은 새해가 아닌 연말부터 시작해야 한다. 과식이나 과음을 자제하는 대신 스스로에게 선물 등의 보상을 해주는 것이 한 방법이다. 평소 사고 싶었던 운동화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스스로에게 선물하면 운동을 좀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동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비타민D를 얻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직접 태양빛을 피부에 접촉시키는 것이지만, 겨울철에는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햇빛을 쐴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따라서 음식을 통해 비타민D를 섭취하는 방법도 있는데 연어와 청어처럼 지방이 많은 생선이나 굴, 캐비아 등이 좋은 공급원이다. 건강한 지방인 오메가-3은 우울증 증상을 완화할 뿐 아니라 도파민과 세로토닌 같은 뇌 화학물질의 수치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지방이 많은 생선은 EPA와 DHA와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이 포함돼 있고 견과류를 통해서는 ALA와 같은 식물성 오메가-3를 섭취할 수 있다.

이상적으로 건강한 몸을 유지하려면 잠깐 마음껏 먹어도 되지만 즉시 더 건강한 습관으로 돌아가야 한다. 마트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오렌지, 배, 사과, 고구마, 순무, 케일, 브로콜리, 호박 등 영양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자. 오렌지에는 비타민C가 많고, 사과나 배 등은 뇌졸중 위험을 낮춘다. 고구마는 칼륨과 비타민A와 C가 많다. 다른 과일·채소에도 비타민을 비롯해 엽산, 식이섬유 등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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