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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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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윤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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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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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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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뉴스프레스141]"평생 단 100m도 달려본 적이 없어요!" |
[조선뉴스프레스141]"평생 단 100m도 달려본 적이 없어요!"
진료실에서 항상 피곤하다는 분들에게 달리기 운동을 해보라고 권하는 나에게 "달리기요? 100m도 못 뛰어요!"라고 정색을 하던 분에게 "그냥 속는 셈 치고 1분 뛰고 5분 걷기라도 한 번 해보세요. 누구나 다 그 정도는 할 수 있어요."라는 말로 마무리 인사를 한 후 잊고 지내다 몇 달 뒤에 얼굴이 상기되어 달리기에 빠진 자신의 신비로운 감정을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경우들을 더러 보게 된다.
살을 빼고 싶어 달린다는 사람들에게는 "살 빼는 것을 목표로 하지 말고, 그냥 달리기 자체를 목표로 삼으라."고 이야기한다. 달리면 살은 저절로 빠지게 되고, 살이 빠지면 달리기를 게을리하게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달리기 습관, 그 자체를 유지하는 것이다. 과거 담배를 피웠던 사람도 달리기를 하면 기대 수명에 4.1년을 더 할 수 있고,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사람은 기대 수명에 3년을 더 할 수 있으며, 암 환자는 5.3년을, 심장병이 있는 사람은 4.3년을 기대수명보다 더 살 수 있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달리기는 가장 손쉽고 확실한 건강 관리 운동이다. 처음부터 달리기가 좋아서 시작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달리기를 권유받은 사람들 대부분은 오히려 '달리기는 나와는 안 맞아!'라며 조금 불안해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살아보지 않으면 인생의 희로애략을 알 수 없듯이, 달려보지 않고는 달리기가 자신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를 알 수가 없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나중에 더 달리기에 푹 빠지는 경우들을 많이 본다.
작심하고 운동을 하겠다고 3개월치 회원권을 끊어 놓고 한두 달 만에 시간이 없다거나 피곤하다며 그만 두는 사람이 많다. 달리기를 시작하여 습관이 붙는 데는 최소한 두 달 이상이 걸리고, 1년 동안 계속할 수 있는 사람은 4명 중 1명 뿐이라고 한다. 운동을 안 해왔던 사람이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면 쉽게 지치고, 관절이 아픈 부작용도 나타난다.
“나에겐 달리기가 무리인가 봐”라며 운동을 끊을 이유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혹시 이런 이유로 달릴 수 없게 되었다 해도 결코 근성이나 인내심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나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 강도를 찾지 못했거나 그 수준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랜만에 운동을 다시 한다면 ‘워밍업’ 기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중간 강도 이하의 가벼운 걷기 운동으로 시작한다. 중장년 층에는 빠르게 걷는 속보가 그래서 시작 운동으로는 최고가 될 수 있다. 자전거 타기, 등산도 약간 숨이 찰 만큼만 한다. 그러면서 팔 굽혀 펴기, 윗몸 일으키기, 앉았다 일어서기 등 기초 체력 다지기 운동은 매일 5~10분 정도씩만 1주일 동안 해준다. 이런 기초 체력 운동을 30초에 15~20번 할 수 있게 되면 이제 워밍 업은 됐다. 그때야 비로서 본 운동인 달리기를 시작하면 최소한 작심 3일은 예방할 수 있다.
학교 때 체육시간이나 운동회 때 달리기라면 항상 꼴찌였던 명예롭지 못한 기억이 있는 사람들, 스스로 운동 신경이 둔하다고 여기로 살아온 사람들이 이외로 달리기에 빠지는 경우들이 많다. 40대나 50대에 달리기에 입문하여 서브-3(42.195km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것)의 기록을 성취하거나 100km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하게 된 사람들도 있다.
세상살이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눈에 보이는 목표가 있어야 최소한 비슷하게라도 갈 수 있다. 여름이 되기 전에는 복근을 만들겠다든지, 석 달 안에 몸무게 2~3kg을 줄이겠다든지 하는 목표를 확실하게 세운다. 헬스 센타에 다닌다면 계획을 자기 머리 속에만 둘 것이 아니라, 트레이너나 주위 동료들과 상의해 공식화, 객관화 해서 ‘강제로라도’ 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든다. 일주일 세 번, 30분씩만 한다. 매일 한 시간씩 한다고 작심하는 것은 그만 둘 이유를 만들어 놓는 것과 마찬가지다.
건강을 위해 달리는 마스터스 주자들에게는 엘리트 선수들처럼 뛰어난 운동신경이나 스포츠 경험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걷는 것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간단히 익힐 수 있는 동작이 달리기이기 때문이다. 수영이나 테니스, 농구 같은 운동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천천히 달리다 걷다 하는 것은 누구나, 아무리 운동신경이 둔한 사람이나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혹은 적은 사람도 문제가 없다. 결심한 그 날부터 곧바로 시작할 수 있다. 매일 운동하는 것은 천천히 시작해도 늦지 않다. 30분을 계속 운동하는 것이 힘들다면 계속 안 해도 된다. 10분씩 끊어서 하루 30분, 일주일이면 90분만 채워 주면 운동 시작 성적으로는 만점이다.
운동에 좋은 추억이 없던 사람일수록 한 주 단위로 달리기로 얻을 수 있는 극적인 심신의 변화에 쉽게 빠져들게 되는 것도 정말 멋진 경험이다. 한 번 달릴 때마다 심폐기능이 향상되기 때문에 금방 지구력이 생기게 된다. 체력과 목표가 비슷한 사람과 여럿이 함께 달리면 즐거울 뿐 아니라 정보 공유, 경쟁심 강화라는 부수 효과까지 준다. 다른 사람과 함께 운동하면 중간에 그만 두는 이유를 찾기도 혼자 할 때보다는 조금 더 힘들어진다.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은 누구도 못 말린다. 재미있게 하면 지치지도 않는다. 운동을 힘든 고역이라고 생각하면 중도포기 하기 지만, 즐기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발길이 주로로 향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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