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7.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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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나는 마라토너가 될 수 있었을까?
어떻게 나는 마라토너가 될 수 있었을까?

근육은 1만 시간의 법칙처럼 수천수만 번 되풀이해서 반복 훈련을 하고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도록 익혀야 비로소 기술을 기억한다. 운동기술을 처음 익힐 때는 좌뇌가 작용한다. 죄뇌는 동작을 이해하고 분석한 뒤 근육에 알게 모르게 그 기억을 저장한다.

'몸은 알고 있다'는 말이 그래서 의미를 가지게 된다. 엘리트 체조 선수들이 어떤 상황에서 아무 생각 없이도 올바른 동작이 나올 수 있을 때까지 운동기술을 몸에 익혀야 무의식적으로 몸이 알아서 중심을 잡고 회전하고 착지하게 된다. 이럴 때는 우뇌가 작용한다.

우뇌는 근육에 기억된 기술을 직감적으로 나비처럼 군더더기 하나 없는 아름다운 몸짓을 통해 자연스럽게 동작을 펼치게 만든다. 수많은 훈련이나 연습을 통해 받아들이고 반응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들이 무아지경이나 완전몰입 혹은 집중력이라는 무의식적 본능으로 자유자재로 발휘된다.

무의식적 본능은 더 이상 의식이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다. 무시무시한 집중력으로 옆에서 폭탄이 떨어져도 군인들이 앞으로 용감하게 전진하는 이유다. 특급 폭풍이 불어도 사선에 선 사격 선수의 마음에는 표적 외에는 아무 생각이 없을 정도로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뛰어난 기량은 무의식중에 또 다른 정신이 자신을 지배하고, 아무런 의문을 갖지 않고, 어떠한 의식적인 명령도 요구하지 않는 그런 상태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경기를 하기도 전에 이미 경기를 한 듯한 느낌으로 나온다고 말할 수 있다.

마라톤 대회를 달리면서 주로에서의 예상되는 현실적 상황들을 사전에 미리 이미지로 그려보고 마음 속으로 연습한 다음에 출발선을 떠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고의 선수들은 우리가 하는 이미지 훈련보다는 훨씬 범위가 넓은 멘탈 리허설을 끝내고 경기를 시작한다.

세계 최고 운동선수들의 성격은 대부분 어릴 때부터 자신의 운동 능력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신근육이 몸을 지배하기 때문에 정신이 포기하지 않는 한 몸의 한계란 없다. 거꾸로 ‘이게 내 한계야’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순간 거기서 운동선수의 생명은 끝이 난다.

모든 제약은 나 자신의 마음과 가슴에서 나온다. 생각하고 판단하고 이해하는 기능은 마음에 있고, 감정 표현의 기능은 에고의 자리인 가슴에 있다. 평정심을 찾고자 노력하면 마음을 통해 올바른 생각과 판단, 그리고 이해로 나타난다. 가슴을 통해서는 이기심과 에고와 두려움이 없어진다.

내 몸은 내 마음과 가슴의 아들일 뿐이다. 결국 다른 모든 일과 똑같이 운동 선수들의 최대 적은 자기 자신이다. 나는 달리기를 통해 창조적 모험심을 즐기고, 마음을 추제할 수 없을 정도로 달리기 자체와 이를 통해 자신감, 뜨거운 열정, 강한 승부욕, 무서운 집중력 또한 즐긴다.

절대 주눅 들거나 움츠러들지 않는다. '나의 한계'는 내가 만든 관념의 벽일 뿐이다. 운동하다 보면 목표 달성에 실패할 때도 있지만, 그 실패를 통해 금세 훌쩍 한 단계 뛰어오른다. 육체적 한계가 아니라 나 자신의 정신력이 내가 얼마나 나의 절대 한계까지 갈 수 있는지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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