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8.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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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pub327]달리기는 두 발의 반복적 추락 움직임에서 시작된
[조선pub327]달리기는 두 발의 반복적 추락 움직임에서 시작된다

주자들이 강가 산책로를 달려가는 모습을 바라본다. 우리 인간의 걷거나 달리는 방식은 참으로 독특해서 어떤 기계도 로봇도 완벽하게 모방하지 못한다. 한 발 한 발 달려 나가는 그 몸들은 한 발 앞으로 다른 발을 내밀고, 다시 이 발 앞으로 저 발을 내딛는 당연한 움직임을 계속한다.

그저 당연한 것만이 아니라 대단히 잘 해내고 있다. 인간이 서서 걷거나 달려 이동하는 유일무이한 모습은 신기한 흔들거림의 모습이다. 매 걸음마다 균형을 잃었다가 다시 되찾고, 다시 균형을 잃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상한 방식이다. 그 걸음은 단순하고 즉각적이면서 자동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오랜 훈련과 습관의 결과이고, 유아기에 네 발로 기기를 반복하다가 인간 고유의 직립 보행으로 넘어가기 위해 개인별로 기울인 놀라운 노력의 결과다. 종 전체가 그 기이한 직립보행으로 넘어가기 위해 이뤄낸 거대한 진화의 결과이기도 하다.

우리가 두 발로 일어서는 이유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일어서서는 한 발을 앞으로 내밀어바닥을 딛고, 곧장 다른 발을 던졌다가 내려놓고, 다시 이전 발로 돌아오는 참으로 기이한 발레의 방식이다. 발은 뒷꿈치부터 착지하고 발끝으로 지면을 뒤로 차내는 것처럼 걷는다.

즉 뒷꿈치부터 착지→ 발바닥 전체를 지탱→ 발끝으로 차내는 것처럼 달리되 발바닥에 걸리는 힘의 중심을 이용하여 앞으로 나아간다. 두 발은 11자를 유지하며 앞으로 내미는 다리로는 지면을 조금씩 쓸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자연과 느린 전진 속으로 높낮이와 거리, 땅을 의식하게 한다.

팔꿈치는 90도로 구부리고 옆으로 움직이지 않게 하고, 주먹은 자연스럽게 쥔 다음 팔을 흔드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거의 고정상태를 유지하기도 한다 그래도 항상 상체가 다리 움직임의 균형을 바로 잡는 것은 변함이 없다.

전체적인 움직임을 보고 있으면 반복적인 추락과 저지의 반복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한 발이 들어올려졌다가 추락이 시작되면서 곧 저지되고, 또다시 시작되다가 저지당하기를 무한히 반복하는 것이다. 저마다 추락을 시작하다가 만회하고, 균형을 잃었다가 다시 되찾는다.

이 과정에서 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놓는 것은 거의 자신을 넘어뜨리다가 균형을 회복하고, 다시 거의 넘어뜨리다가 만회하기를 끊임없이 이어가는 것이다. 변함없이 시도되었다가 중단되는 이 추락을 시작으로 움직임이 생겨난다. 그렇게 나아간다는 생각 없이 나아간다.

번갈아 이어지는 이 동작을 매우 안정적으로 해내고, 불균형과 균형의 항구적인 운동을 다루는 데 너무 능숙해져서 토대가 되는 작동원리를 보지 못할 뿐이다. 직립보행을 하면서도 넘어지는 느낌은커녕 불안정한 상태를 촉발한다는 느낌조차 감지하지 못한다.

앞으로 넘어지기 시작하다가 다른 다리를 앞으로 던지며 다시 일어선다. 그러나 이 다리도 앞으로 쓰러지게 만들고, 그러면 이전 다리를 다시 던져 균형을 잡는다. 따라서 추락의 조짐은 무한히 되풀이되고, 곧이어 바로 서기도 무한 반복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걷기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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