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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부족과 달리기 |
마라톤 대회에 처음 참가하는 주자들은 대회에 대한 부담감이나 긴장, 혹은 불안 등으로 잠을 설치거나 1-2시간 겨우 잤다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뜬 눙으로 밤을 홀딱 새고도 자신의 개인기록을 세웠다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 잠을 설치거나 충분히 자지 못하면 달리기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이다. 나도 지난 함평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약 2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 버스로 이동중에도 더 이상 자지 못하고, 대회에 참가하였으나 예상외의 더위와 충분하지 못한 식사 등의 분제가 있긴 했지만, 고전했던 경험이 있다.
하루 7-9시간의 즐겁고 깊은 숙면은 즐거운 식사와 기분좋은 배변과 더불어 장수의 3대 비결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 독일에서 발표된 '수면부족은 곧 수명을 단축시키는 행위'라는 연구보고처럼, 수면부족은 생체리듬, 특히 집중력과 위장기능, 피로회복등에 즉각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우리가 한번에 자는 잠은 깊이 잠든 상태에 따라 다섯 단계로 구분된다. 이런 단계들은 대부분 60-90분을 주기로 가벼운 잠으로 시작해서 점점 더 깊은 잠으로 갔다가, 다시 얕은 잠으로 돌아와서 꿈으로 끝을 맺는다. 아침에는 대부분 꿈을 꾸다가 일어나게 되는데, 꿈을 꾸는 수면단계는 REM (Rapid Eye Movement, 급속 안구운동) 수면이라고 해서 비급속안구운동기(NREM, Non-rapid eye movement)인 앞의 1-4단계와는 구별된다. 대략 잠의 30%를 꿈꾸면서 보내고, 20%는 깊은 잠을, 나머지 50%는 얕은 잠을 잔다.
1단계: 깨어 있는 상태에서 졸음 상태를 거쳐서 진짜 잠으로 넘어가는 단계로, 명백하게 의식의 경계를 넘나든다. 이 단계에서는 약한 소리를 식별할 수 있고 지시에 따라서 손을 약하게 구부리는 움직임도 가능하다. 대개 사람들은 50% 미만에서 주어진 소리에 반응한다. 2단계: 보통 잠들었다고 하는 최초의 진짜 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는 잠든 사람을 쉽게 깨울 수는 있지만, 1단계처럼 약한 소리에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 이는 1단계에 비해서 훨씬 깊은 수면 상태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아직도 얕은 잠으로, 이 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깨우면 열에 일곱 명은 자신이 잠들지 않았고 그저 졸았거나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대답한다. 3,4단계: 느린 파장의 잠으로, 3단계가 적당히 깊은 잠이고 4단계가 매우 깊은 잠이다. 이 단계에 있는 사람은 깨우기가 힘들며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몇 분 동안은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낮 동안 축적된 정보와 감정을 처리하고 신체의 기능회복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달리기 주자들에게도 이 시기의 잠이 중요한데,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이 방출되어 근육을 만들거나 재생시키며, 뼈를 단단하게 하고 지방을 태워버린다. 5단계: 수면후 약 90분 전후 정도 지난 후 처음 나타나서 새벽녘으로 갈수록 증가하며, 호흡, 심장박동, 혈압 등이 불규칙해지고, 꿈을 꾸고, 페니스가 팽창되고,근육이 더욱 이완된다.
잠을 자지 않으면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감소되기 때문에 신체능력이 떨어지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보인다.
그러면 얼마나 잠을 자지 않는다면 문제가 생길까? 연구들에 의하면, 20시간 이하라도 정신적인 기능에는 장애가 초래될 수 있지만, 신체기능상의 변화는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즉 신체기능은 수면부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60시간을 전혀 자지 않더라도 짧고 강한 활동에는 지장이 없지만, 30시간 이후의 장거리 주자들은 잠자고 싶고 피로하고 훈련이 힘들게 느껴지고, 산소 섭취량은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심박수는 확실히 감소된다.
잠자지 않고 하루반을 계속 걸으면, 어떤 운동강도를 중간에 쉬지않고 계속 유지할 수 있는 피로시간이 최대 심박수의 87%(최대 산소 섭취량의 80%)의 중강도 운동에서 약 11% 정도 감소된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도 많은 개인적인 변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기록이 조금 당겨지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5-15%까지 감소하게 된다.
하루 2시간 반 정도만 숙면을 취할 수 있다면 고강도 운동에서 자각적인 피로를 느끼지 못하며, 호흡이나 폐기능, 유산소 능력의 감소도 없거나 있더라도 아주 작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피로하거나 잠을 자지 못하면, 첫째 아드레날린과 같은 비상 호르몬들이 분비되고, 이런 호르몬들의 영향으로 안정 심박수가 증가되기 때문에 갑자기 운동강도가 증가되거나 고강도 운동을 하게 되면 운동심박수의 증가가 갑자기 증가하게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불행한 사고가 생길 수도 있다.
둘째, 우리가 잠을 자지 않으면 새벽이나 아침에 더 추위를 느끼듯이, 수면부족이 안정시 체온을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덥거나 습도가 높은 날,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지구력 훈련을 하게되면 갑자기 체온이 상승하여 열사병과 같이 열과 관련된 사고의 위험이 높아진다.
하루 정도 잠을 자지 않는 것이 전체적인 운동의 수행능력에는 장애를 초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운동으로 인한 신체 내부의 이상까지도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대회나 훈련을 앞두고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노력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날씨들의 영향을 면밀히 고려하여 10-30% 정도 강도를 낮춘 달리기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항상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지구사랑 달리기 클럽/달리는 의사들 이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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