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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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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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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와 달리기 |
날씨가 추워지면 달리기도 마음 속에서만 하기가 쉽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면 여름보다 더 달리기를 즐길 수 있다. 몇 가지 유의사항에 대해 알아보자.
1985년 보스톤 마라톤 대회는 기온이 24.5℃로 따듯하고 맑고 다습한 날씨였지만, 중심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진 저체온증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가 325명이나 발생하였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속도가 느린 주자들이 마라톤 후반에 피로하여 열발생이 줄어들고, 땀과 탈수 때문에 급히 마신 냉수가 더욱 신체 내부 온도를 떨어뜨리는 내적인 원인과 오후 기온이 떨어지면서 더욱더 체온을 공기 속으로 빼앗기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뇌 속에 시상하부라는 온도조절중추가 있어서 기준 체온을 약 섭씨 37도로 설정시켜 두고 있으며, 하루 중 36.1℃에서 37.8℃ 사이에서 대부분 1℃ 이내에서 변하며 일생동안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렇게 체온이 유지되는 것은 신체의 열 발생과 열 손실 사이에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휴식중에는 전체 열 손실의 60%가 복사에 의해 열적외선 전자파 형태로 발산되지만, 운동을 할 때는 열손실의 80%가 땀의 증발에 의해 몸에서 빠져 나간다.
추위 속에서 달리면, 운동 근육들이 이 체온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열을 우리 몸에 제공하지만, 달리기는 보통 최소한의 옷을 입고 스스로 바람을 만들면서 혼자서 달리기 때문에 낮은 체감 온도에 노출되어 추위에 의한 손상의 위험이 더 한층 높아진다.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달리기에서 빨리 달리는 주자들은 열 생산이 증가되어 체온유지가 문제가 없지만, 천천히 달리는 주자는 특히 오후에 달리다가 걷거나 멈추거나, 바람이 불거나 기온이 떨어지면 저체온증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가 추위에 노출되면 열 손실을 최소화하여 심한 추위를 피하기 위해 먼저 피부동맥을 둘러 싸고 있는 말초혈관이 수축하여 신체 바깥쪽을 흐르는 혈액의 양을 감소시켜 외부로의 열손실을 감소시키고 피부 절연층을 두껍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두피에서의 말초혈관 수축은 효과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겨울 철에는 모자를 꼭 써서 두피를 통한 열손실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체온상승을 위해 과도한 열을 생산하기 위하여 불규칙적인 근육의 수축인 떨림이 일어나는데, 이런 떨림으로 최대 4-5배의 열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리고 마른 체형은 그만큼 피하지방 형태의 절연기능이 부족하기 때문에 추위에 노출되는 면적을 줄이기 위해 몸이 움츠리게 된다.
'너무 많은 옷'을 입으면 우리 몸이 빠르게 데워지고 땀이 나기 시작하며, 땀으로 옷이 젖게 되면 건조한 습도 때문에 땀의 증발이 더 쉬워서 그만큼 더 빨리 체온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너무 얇은 옷'을 입으면 그로 인한 저체온증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방호대책이 중요하다.
옷은 체온을 보존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입어야 하겠지만, 땀을 많이 흘릴 정도로 입어서는 안된다. 달리기를 출발하기 전에 추위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옷을 입었다면 너무 많이 껴입은 것이다. 곧 땀이 나서 옷이 젖으면 의복의 단열효과가 소실되기 때문에 달리기를 하는 동안에는 의복이 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약간 추위를 느끼는 정도로 출발하는 것이 좋다. 차갑고 건조한 날씨에서는 땀의 분비만으로는 단열효과가 완전히 소실되지는 않지만, 시속 10km 미만의 속도로 달리는 주자들에게는 저체온증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바람은 피부에 접촉하는 공기의 온도를 낮추어서 피부로부터 열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신체의 열 에너지의 소실 속도를 증가시킵니다. 달리기는 처음에 힘이 남고, 빨리 달릴 수 있으며, 열을 많이 생산할 수 있을 때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달리면 나중에 피로해지고 속도가 떨어지며 열생산량이 떨어질 때 바람을 등지고 돌아오도록 하면 바람의 체온 저하 효과를 줄일 수 있다.
추울 때는 피로해서 걸을 정도로 멀리 달리게 되면 걷는 중에 저체온증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벗어나 너무 멀리까지 달리면 절대로 안되고, 혹시 저체온증에 빠졌더라도 곧 도움을 받을 수 있게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을 달리는 것이 안전하다. 겨울철 대회에 처음 참가하는 주자들이 꼭 기억해야 할 사항이다.
경주 동아 마라톤처럼 늦 가을에 열리는 대회에서의 주자들의 주의사항을 나름대로 정리해본다. 첫째, 아무리 추워도 폐는 얼지 않는다. "너무 추워서 속이 다 얼었다"고 추위를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절대로 우리의 폐나 기관지는 얼지 않는다. 우리가 호흡을 할 때 코를 통과한 공기가 목에 닿는 짦은 사이에 15℃ 이상 공기를 데워지며, 폐 속에 들어가면 30℃ 이상 높아지기 때문이다. 아직 고수가 되지 못한 분들은 아주 추운 공기에 노출되면 목이나 가슴에 약간의 타는 듯한 불편감을 느낄 수가 있기도 하지만, 이때는 스키 마스크나 스카프 같은 것으로 입을 덮으면 막으면 더 많은 공기를 데울 수가 있어서 그런 불편감을 없앨 수 있다.
만약 지금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을 앓고 계신다면 찬 공기가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 때도 만약 감기가 목 아래 부위, 즉 기관지염이나 인후통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달리기로 인한 외부의 공기가 증상을 악화시킬 위험이 높지만, 목 위의 감기, 즉 두통, 코막힘 등의 가벼운 감기는 아드레날린이라는 비상호르몬이 달리는 동안 분비되어 증상을 오히려 깨끗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즉 몸살끼와 같은 전신적인 증상이 심하면 일상적인 달리기는 증상이 가벼워질 때가지 2-3일간은 쉬어야 한다.
둘째, 언제부터 의복과 보온에 신경을 써야할 것인가? 통상적으로 10℃ 이하의 날씨부터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달리기 복장은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이 우리 몸 가까이 여러 층에 걸쳐 따뜻한 공기를 많이 잡아 둘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좋은 절연효과가 있다. 더우면 벗어서 허리에 걸쳤다가 추우면 다시 입도록 하여 땀의 분비를 조절한다. 달리면서 체온이 올라가면 땀이 나기 전에 겉옷을 벗는 것이 좋다. 일단 땀이 난 후에 옷을 벗겨 내면 땀이 얼어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모직은 습기를 함유하여 오한을 유발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수분 배출이 좋고 방풍과 방수 효과가 있는 기능성 섬유로 된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몸에 접촉되는 안쪽에는 피부로부터 땀을 재빨리 밖으로 배출시켜 피부를 마른 상태로 유지시켜줄 수 있는 딱 붙고 가벼운 기능성 의복을 입는다. 셔츠는 소매가 길고 쓸려서 피부가 벗겨지지 않도록 몸에 딱 붙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안쪽 피부와 닿는 면에는 모직제품을 입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바깥에는 수분 배출 능력이 있는 조금 헐렁한 기능성 섬유로 된 의복을 입는다. 체온 조절을 위해 목에 지프가 달린 것이 편리합니다. 바지는 홑 겹의 라이크라 섬유로 된 타이즈나 여러 겹의 양모로 짠 옷을 입으면 충분하다. -가장 겉에는 아주 춥거나 너무 바람이 셀 때에만 사실 필요하다. 소위 수분을 배출하고 공기를 호흡하는 방풍 방수 기능이 있는 섬유로 된 옷을 입는다. 상의는 역시 목에 지프가 달려 체온 조절이 가능한 것이 좋다. -겨울에는 소실되는 체온의 70% 이상이 머리피부를 통해서 사라지기 때문에 모자로 머리를 감싸는 것이 체온 조절에 아주 중요하다. 수분을 배출시키는 기능성 소재가 이상적이긴 하지만, 꼭 원한다면 모직류도 괜찮다. 수분 배출 기능이 있으면서 얼굴만 노출되고 머리와 목까지 감쌀 수 있는 모자가 가장 좋겠다. -값싼 면장갑으로 충분하지만, 수분배출기능이 있는 재질이 손을 더 따뜻하고 마른 상태로 유지할 수 있어서 좋다. -양말도 역시 수분배출기능이 있는 기능성 재질이 면양말보다 더 가볍고, 발을 마른 상태로 유지하여 무좀 등의 발생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발이 젖지만 않는다면 면양말이 보온에는 더 좋을 수도 있다.
그러면 겨울철에는 옷을 얼마나 많이 껴입어야 할 것인가? 어떤 주어진 온도에서 얼마나 많은 옷을 입어야 할 것인가는 정해진 답이 없으며, 전적으로 개인의 기호나 추위 적응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해답은 '자신이 편안할 정도로 입는다' 정도가 될 것같다.
셋째, 추운 날씨에도 물은 충분히 마셔야 한다. 추위 자체가 열을 뺏어 가기 때문에 아무 증상 없이 탈수로 진행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10km 이상을 달리 경우 항상 5km 마다 물과 이온음료를 300-500cc씩 교대로 마시는 것이 좋다.
넷째, 운동 중에 추위 스트레스로 인한 위험요인은 스트레칭을 포함한 워밍업의 부족, 비교적 비활동적인 시기의 오한, 탈진이나 탈수 후 상태, 바람의 대류와 전도에 의한 풍속냉각이다. 그리고 주자들의 추위손상에 대한 인식 부족, 지나친 피로 상태, 초기 경고 징후의 무시, 신체적 정신적 준비 부족, 날씨에 대한 부적절한 대비 등에 의해 위험이 더 증가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일반적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열 생산이 줄고, 땀도 많이 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낮은 온도가 달리기를 더욱 상쾌하게 만들기 때문에 사실 달리기가 더 쉬워진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이 대회에 대한 정보수집과 그에 따른 적절한 대비들이 충분했을 때 이야기이다.
항상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이 글은 경주 동아마라톤 조직위의 요청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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