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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대회에서의 부상과 돌연사 |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평소에도 열심히 달리고 산에 가고 자전거 타고 수영하는 등 운동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아닌가? 그런 사람들이 참가한 대회에서 왜 부상을 입고 심한 경우 사망까지 하는 불상사가 일어나는가?
내가 아는 45세의 J씨는 동네 조기 축구회의 열성 회원으로 일요일마다 열심히 운동장을 휘젓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축구를 그만 두고 축구할 때의 열정으로 열심히 달리기를 하더니 어느 날 마라톤 대회에 나간다고 했다. 하프 대회를 한번 참가하고 오더니 축구회 멤버들을 대거 설득하여 달리기로 전향시켰다. 그 때 전향한 K씨는 산에도 베테랑, 수영도 도사급, 자전거도 선수인 사람이다.
가을의 마라톤 대회에 첫 참가를 목표로 열심히 훈련을 하였다. 일요일에는 아침에 조기 축구를 하고, 오후에 장거리 훈련을 하곤 하였는데, 어느 날 25km 달리기를 하는 중에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러워 훈련을 중지하였다. 검사결과 심장에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거의 막힌 협심증이 심한 상태였는데, 전날의 과음으로 피로한 상태에서 오전 운동 후에 다시 오후에 장거리를 달리니까 자신도 모르게 운동 심박수가 증가하여 생긴 위험할 뻔한 증상이었다.
달리기는 격투기나 농구, 축구처럼 격렬한 몸동작이나 접촉이 필요없어서 상대적으로 자세의 급격한 변화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안전한 운동이라고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달리기만 하면 모든 병이 낫는다는 그릇된 정보와 믿음을 가진 분들이 상당하다. 특히 헬스센터에서 트레드밀 위에서 달리는 분들이 야외 주로에 나오면 주로의 특성이나 달리는 강도, 신발 등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심장병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를 하지 않아도 매일 심장발작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달리기가 급사의 특징적인 조건은 아니지만, 운동 중에 급사하는 모든 사람은 충분하게 그 사망의 원인을 설명해주는 심각한 질병, 즉 심장병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운동하는 날의 일기 상태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의 모든 것이 우리의 달리기에 영향을 미친다. 경험이 많은 주자들은 이런 인식이 강하여 스스로 자신의 달리기 강도를 조절하지만, 경험이 없는 초보 주자들에게는 그 날의 운동에 방해가 되는 이런 일상적인 적들에 대한 이해나 준비, 그리고 대처가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대회를 즐겁고 편안하게 달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충분한 수면을 통한 정신적 육체적 안정과 회복이다. 하루 7-9시간의 즐겁고 깊은 숙면은 즐거운 식사와 기분 좋은 배변과 더불어 장수의 3대 비결이라 한다. '수면부족은 곧 수명을 단축시키는 행위'라는 연구보고처럼, 수면부족은 생체리듬, 특히 집중력과 위장기능, 피로회복 등에 즉각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잠을 자지 않으면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감소되기 때문에 신체능력이 떨어지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보인다.
우리가 육체적으로 피로하거나 잠을 자지 못하면 아드레날린과 같은 비상 호르몬들이 분비되고, 이런 호르몬들의 영향으로 안정 심박수가 증가되기 때문에 갑자기 운동강도가 증가되거나 고강도 운동을 하게 되면 운동심박수의 증가가 갑자기 증가하게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불행한 사고가 생길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 잠을 자지 않으면 새벽이나 아침에 더 추위를 느끼듯이, 수면부족은 안정 시의 체온을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날씨가 차고 구름이나 비가 뿌리는 가운데 바람까지 부는 날,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지구력 훈련을 하게 되면 갑자기 체온이 떨어져 저체온증과 같은 사고의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다.
마라톤 대회에서는 자신의 목표에 맞는 여러 가지 운동 계획을 수립하고 그것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잊지 않고 고려해야할 중요한 4가지 요소는 적당한 음식 섭취, 알맞은 수면 시간 유지, 육체적 과로의 회피와 스트레스 제거이다. 이 네 가지 요소 중에 어느 것이라도 충분하지 않을 때는 대회 중에 분위기에 편승하여 자신의 몸을 너무 다그치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이 대회 참가 전에 자신의 몸상태를 점검하는 것이다. 35세 이상의 나이에 달리기를 시작했거나 심장질환과 관련이 많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과도한 음주나 흡연같은 생활습관병이 있거나 관상동맥 질환이나 심장의 이상, 천식이나 폐질환, 과도한 생활 스트레스나 가족력이 있다면 대회에 참가하기 전에 반드시 운동 부하검사나 심장 초음파 검사같은 자세하고 전문적인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는 무리하지 말고 즐기면서 달리자. 대부분의 달리기 부상은 달리는 도중에 하체의 근육, 인대 또는 건같은 연부조직과 뼈나 관절에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지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달리는 중에 몸이 힘들다는 신호를 보내면 즉시 속도를 떨어뜨려 몸에 필요이상으로 축적되는 충격들을 완화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40세 이상의 초보인 남자 주자가 달리는 중이거나 급수대에서 잠깐 휴식 중에 가슴 통증이 갑자기 생기거나 가슴이 두근거릴 때, 의식을 잃을 것같거나 달리는 강도에 비해 지나치게 숨이 가쁘거나 어리러울 때는 즉시 운동이나 하던 동작을 멈추고 주위에 자신의 증상을 이야기하고 의료진이나 구급차를 불러주도록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마라톤 대회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돌연사의 전구 증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충분한 준비 및 정리운동과 스트레칭이이다. 특히 중앙마라톤 대회처럼 추운 아침에는 조깅으로 근육의 온도를 높혀 근육섬유의 유연성과 점도를 높이고, 인대와 근의 긴장을 풀어주어 부상을 예방하고 운동 후의 통증을 예방해야 한다. 우선 먼저 5-10분 정도 천천히 조깅하여 근육의 온도를 높힌 후에 정적 스트레칭을 한다.
완주 후에는 정리 조깅과 스트레칭으로 하체에 남아있던 모든 혈액을 심장으로 내보낸 후에 가까운 목욕탕으로 이동하여 냉탕에서의 걷기(2~3분)와 온탕(3분)을 교대로 3~5회 반복하여 혈액 순환을 좋게하고, 근육의 피로를 풀어준다. 사우나는 근육의 탈수를 더 악화시키기 때문에 좋지 않다.
편하고 쉽게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은 정적인 스트레칭으로 근육이나 인대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적어 부상의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근육통도 별로 없다. 근육을 어느 정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당긴 다음 그대로 15-30초간 유지하는 방법이다. 달리기에 꼭 필요한 스트레칭은 발바닥(족저근막)및 발목(아킬레스 건) - 종아리(비복근, 가자미근) 및 정강이(전경골근) - 허벅지 앞(대퇴 사두근), 뒤(슬굴곡근), 내(서혜부), 외(장격인대측) - 엉덩이(고관절 굴곡근, 중둔근, 대둔근) - 척추 뻗기 - 목스트레칭의 순서로 한다. 이런 스트레칭의 효과는 30~40분 정도 밖에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출발 한 시간 이내에 시작해야 스트레칭의 효과를 최대로 얻을 수 있다.
대회 날 아침 출발시의 예상 기온이 섭씨 7도이다. 쌀쌀한 날씨인만큼 충분히 몸을 풀어 체온을 상승시키는 것이 즐겁고 안전한 달리기의 시작이 되겠다. 모든 참가자들이 승리하는 대회가 되었으면 싶다.
항상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달리는 의사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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