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264219  작성일 2006.04.11  
 첨부파일

황사와 자외선, 어느 것이 더 위험한가?
지난 주말 기상청의 뒷북 황사 예보에 대해 말들이 무성하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상청이 국민의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황사의 이동 경로 변화에 대해 너무 가볍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우리 달리기 동호회원들은 토요일 황사 경보가 내려진 속에서도 계획대로 남산에서 언덕훈련을 2시간 동안 실시하였다. 일요일인 어제는 황사주의보가 발효 중이었지만 오후 2시부터 한강 둔치 자전거 길에서 20km를 달렸다. 그러나 우리 회원들 누구도 아직 건강에 이상이 없으며, 월요일에 감기 등 호흡기 질환으로 내 진료실을 찾은 환자들이 늘지도 않았다.

중국산 모래먼지인 황사도 결국에는 무조건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처하느냐가 중요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황사가 유행하는 봄철은 건조하고, 바람이 세다는 계절적 특징과 우리 나라까지 날아와 영향을 미치는 황사는 크기가 작아서(0.2~20㎛) 호흡을 통하여 폐 속 깊이 도달할 수 있으며, 간혹 카드뮴, 납, 알루미늄과 같은 해로운 중금속이나 세균을 함유할 수도 있다는 먼지 자체의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이에 대응하는 우리 신체부위는 먼지와 바람이 직접 접촉하는 피부, 눈, 코와 기관지, 귀, 입의 점막들과 우리 몸의 건강을 지키는 면역력이다.

면역력이 약한 경우 피부와 접촉한 황사의 자극에 의해 모낭염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이 유발되어 수포나 가려움증이 발생하고, 눈에는 결막염, 건성안으로 충혈되고 눈꼽이 끼거나 이물감이 생길 수도 있고, 코에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재체기, 콧물, 코막힘이 나타나고 호흡기로 흡입된 황사는 폐로 들어가 기도 점막을 자극해 호흡 곤란, 인후통, 또는 기관지 천식을 유발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사람들은 조금만 주의하면 황사로 인한 큰 건강상 위험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황사에 대한 대처는 크게 접촉을 차단하고 몸의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접촉을 차단하는 소극적인 방법은 창문을 잘 닫고 먼지의 비산을 막기 위해 가습기로 실내의 습도를 높이고, 바닥을 물걸레로 자주 닦아 내거나 공기 정화기로 유입된 먼지들을 제거하며, 건강에 자신이 없거나 호흡기 환자, 노약자, 어린이들은 외출을 삼가고 실내에만 머무르는 것이다. 일상활동을 하면서 황사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적극적인 방법은 모자, 선글라스, 마스크, 긴팔셔츠 등으로 최대한 몸을 감싼다. 그리고 물을 자주 마셔 피부의 건조를 예방하고, 높은 산이나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는 가급적 가지 않는 것이 좋다.

건조한 봄바람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지면 황사에 의한 접촉성 자극성 혹은 알러지성 피부염이나 점막에 염증이 생기기 쉽다. 평소에 매일 부드러운 천이나 손으로 피부를 마사지해주거나 실내 온도를 약간 서늘하게 유지하는 것이 피부를 건강하게 한다. 노출되는 피부에는 보습 로션을 발라 황사가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보호막을 형성하여 피부를 보호하고, 외출 후에는 미지근한 물에 몸 구석구석을 잘 씻고 양치를 해서 몸에 붙은 먼지들을 제거해야 한다. 찬물은 오히려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방해하고 피부를 수축시켜 황사의 완벽한 제거를 방해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편의성 때문에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렌즈착용으로 건조해진 눈에 황사먼지가 들어가 렌즈에 흠집이 생기거나 각막을 자극해 상처가 쉽게 날 수 있으므로 황사가 심할 때는 오히려 가급적이면 안경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몸의 면역력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과음이나 과로 등 몸에 무리한 스트레스를 주지 말아야 하고, 적절한 휴식으로 몸의 피로를 제 때에 풀어 주는 것이 좋다. 식사는 가급적이면 고단백 식사를 하고 비타민 C와 E, 그리고 물을 많이 섭취하도록 한다.

일부에서는 삼겹살이 몸 안에 들어온 중금속을 배설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다. 녹두, 콩나물, 미역, 다시마, 마늘, 클로렐라와 등푸른 생선이 중금속을 해독하거나 배설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황사보다는 오히려 자외선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맑은 날 햇빛을 쪼이면 뇌에서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가 증가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하루 한 번 10분 정도만 햇빛을 쬐어도 체내에서 비타민 D가 만들어지고 면역체계가 강화되어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의 발생을 억제하고,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과 비호지킨스 임파암을 예방하며, 폐암의 진행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외선의 양이 많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의 한낮에는 15분 정도만 햇빛에 맨 살을 노출시켜도 자외선에 의해 피부가 손상되고, 피부노화, 주름, 기미, 검버섯이나 피부암 발병의 원인이 된다. 특히 요즘같은 봄볕은 피부 뿐만 아니라 눈에도 위협적인데, 자외선( UV-A)에 장기간 쏘이게 되면 각막 뿐만 아니라 눈 속 깊은 곳까지 침투해 백내장과 황반 변성 등의 심각한 눈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라식, 라섹, 백내장 등 안과수술을 받은 직후라면 6개월 이상은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황사가 아무리 심하더라도 태양에서 지구까지 도달하는 자외선이 줄어 들지도 않는다.

자외선 차단제에는 자외선 B의 차단지수(SPF)와 자외선 A의 차단지수(UVA 또는 PPD) 표기가 돼 있는데, SPF 뒤의 숫자는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시간을 의미한다. 즉 SPF1은 15분, SPF15라면 225분 동안 자외선의 93% 정도의 차단 효과가 유지된다는 뜻이다. 자외선 A의 차단지수가 없는 것은 반쪽 효과 밖에 없으므로 제품을 고를 때는 자외선 B뿐 아니라 A도 막아 주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실내 활동을 하거나 잠깐 외출할 경우의 자외선 차단에는 SPF 지수 15정도의 제품이 적당하고, 실외에서의 간단한 스포츠, 레저용의 경우에는 SPF 15~30, PA+ ~ PA++, 해양스포츠, 스키용인 경우에는 SPF 30 이상, PA++ ~ PA+++, 고지대나 적도 여행용, 혹은 자외선에 특별히 과민한 사람의 경우에는 SPF 40~50+, PA+++의 자외선 차단제품을 사용이 필요하다.

자외선 차단제는 차단지수가 높은 것을 한 번 바르기보다 낮은 지수의 화장품을 겹겹이 바르는 것이 차단 효과가 더 좋다. SPF 25의 선크림과 SPF 8의 파운데이션 순으로 바르도록 한다. 외출 30분 전에 피부에 막을 입히듯이 가볍게 골고루 펴발라서 완전히 흡수되게 하는 것이 좋고, 이후 두 세 시간 마다 한 번씩 덧발라 준다. 수영을 했다거나 땀을 흘린 경우에는 시간에 지체말고 다시 바르도록 한다. 단, 눈 주변에는 바르지 않는 게 좋다.

또한 실내에 있다고 하더라도 백열등, 형광등에서도 인공 자외선이 나오며, 특히 최근 겨울철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는 스키장, 눈썰매장의 눈은 자외선을 반사시켜주기 때문에 계절과 장소에 관계없이 자외선에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어서 여름철에만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UVA는 4~6월 사이에 높고, UVB는 6~8월 사이에 높기 때문에 봄철(4~5월)에도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해야 한다.

선글라스는 단순한 패션 소품이 아니라 외출시 사용해야 할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선글라스는 렌즈에 색을 입힌 뒤 여기에 전자파 차단막과 자외선 차단물질을 코팅한 것이다. 요즘은 색을 옅게 하면서 차단효과를 높인 내면 코팅 선글라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선글라스의 자외선 차단율은 70% 이상이어야 하고, 코팅렌즈의 농도는 75~80%가 적당하다.

흰 종이 위에 렌즈를 비춰 색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지 `균일성'을 살피고 자외선 차단 UV 마크가 있는지도 체크해야 한다. 선글라스의 색은 너무 진한 것을 선택하지 않도록 한다. 색이 진한 경우 동공이 더 크게 열려 의외로 자외선을 많이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해변 등 햇빛이 강한 곳에서는 자외선 차단 효과가 크고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녹색 또는 회색 계통이 좋다. 황색이나 갈색렌즈는 신호등을 구별하기 좋기 때문에 운전할 때 적합하고, 노란 색이나 붉은 색은 흐린 날이나 원거리 경치를 볼 때 사용하면 좋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조선일보에서 아웃도어 특집을 꾸민다고 황사와 자외선에 대해 현실감있게 글을 써달라는데, 재주가 없어서.....)











목록보기     프린트

다음글 : 달리기를 멈추지 못하는 이유
이전글 : 더운 날 달리기와 체온조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