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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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신문 67]달리기와 건강(15): 신년 운동계획, 연말까지
[의사신문 67]달리기와 건강(15): 신년 운동계획, 연말까지 계속하려면...?

매년 1월 초에는 헬스클럽이 꽉찬다. 체중조절이나 체력향상 등을 위해 "올해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운동을 생활화해야지"라며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떤 사람은 신년계획대로 운동의 습관화에 성공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한두 달 지나면 시간이 없다거나 피곤하다는 이유로 운동을 그만두게 된다는 사실이다.

거의 모든 사람이 새해 계획을 세우지만 과연 몇 사람이나 성공을 할까.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월 1일에 세운 계획을 연말까지 실행해 목표를 이루는 사람은 12%에 불과하다고 한다.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사람은 달성하지도 못할 계획을 세운 것이다. 그래도 계획을 세우는 것은 우리들 대다수가 마음속으로는 뭔가 달라지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독일 콘스탄츠대학교 심리학과 션 메크레이 교수 팀은 학생들에게 은행 계좌 개설하기, 일기 쓰기 등 평범한 내용들로 3주 내 실행할 여러 과제들을 내주었다. 과제 내용은 모두 같았지만, 절반의 학생들에게는 은행 계좌를 여는 사람의 특성에 대해 쓰라는 등 ‘추상적인’ 과제를 주고,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은행 계좌를 열려면 구체적으로 얼마가 필요한지, 은행 창구직원에게 가서는 뭘 말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하도록 시켰다.

결과는 추상적인 생각부터 하고 계획을 짠 학생들은 은행 계좌를 개설 날짜가 한정 없이 늘어졌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짠 학생들은 훨씬 빠르게 작업 완료를 보고했다. 멀고, 이뤄내기 힘든 일을 추상적으로 두루뭉실하게 막연히 계획하면 막연히 미루게 되지만, 당장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할 일을 아주 구체적으로 목록화 하고 기한을 정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짜면 빠르게 달성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새해에 세운 굳은 결심이 습관으로 이어지려면 평균 66일 걸린다고 한다. 영국 런던대 연구진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적어도 66일 간 매일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그 뒤에는 몸이 자동적으로 반응하게 된다는 연구 내용을 ‘유럽 사회심리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에 발표했다.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쉽게 이어나가지 못하는 생활 속 건강 비법을 두 달만 견디고 습관화 하면 평생 건강을 얻을 수 있는 말이다.

새해 운동 계획이 작심삼일로 흐지부지 되지 않으려면 운동하는 사람과 트레이너가 세밀한 계획을 짜 꾸준히 원칙있는 운동을 실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양윤준 교수의 ‘운동을 계속하기 위한 5가지 원칙’을 적극 권장한다.

제 1원칙: 가늘고 길게
운동을 안 해왔던 사람이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면 쉽게 지치고, 관절이 아프다가 1~2주 지나면 거의 대부분 몸살을 동반한 급성 운동의 후유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나에겐 무리인가 봐”라거나 "나는 운동이 체질에 맞지 않아"라며 운동을 끊을 이유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오랜만에 운동을 다시 한다면, 일정한 준비기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중간 강도 이하의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한다. 중장년 층에는 빠르게 걷는 속보가 그래서 시작 운동으로는 최고다. 자전거 타기, 등산도 약간 숨이 찰 만큼만 한다. 그러면서 팔 굽혀 펴기, 윗몸 일으키기, 앉았다 일어서기 등 기초 체력 다지기 운동은 매일 5~10분 정도씩만 1~2주일 동안 해준다. 이런 기초 체력 운동을 30초에 15~20번 할 수 있게 되면 이제 준비운동은 완료되었다. 그때야 비로서 달리기, 수영, 기구를 이용한 중량운동 등을 계획을 짜서 서서히 진행하면 된다.

제 2원칙: 목표를 세운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지만 눈에 보이는 목표가 있어야 최소한 비슷하게라도 갈 수 있다. 여름이 되기 전에는 복근을 만들겠다든지, 석 달 안에 몸무게 2~3kg을 줄이겠다든지 하는 구체적 목표를 확실하게 세운다. 헬스클럽에 다닌다면 계획을 자기 머리 속에만 둘 것이 아니라, 트레이너와 상의거나 친구와 함께 운동을 시작하여 서로 견제하면서 운동계획의 이수를 공식화, 객관화 해 ‘강제로라도’ 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든다.

제 3원칙: 여럿이 함께
여럿이 함께 하는 운동은 즐거울 뿐 아니라 정보 공유, 경쟁심 강화라는 부수 효과까지 준다. 다른 사람과 함께 운동하면 중간에 그만 두는 이유를 찾기도 혼자 할 때보다는 조금 더 힘들어진다. 체력과 목표가 비슷한 동료가 가장 좋다.

제 4원칙: 즐겁게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은 누구도 못 말린다. 재미있게 하면 지치지도 않는다. 운동을 힘든 고역이라고 생각하면 중도포기 하기 쉽다. 반대로 운동을 즐기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발길이 헬스클럽으로 향한다. 미국 스크랜턴 대학 체육과학 연구진의 실험에 따르면 신나는 음악은 피로를 덜 느끼게 해 준다. 헬스클럽에서 신나는 음악을 집중적으로 틀어주는 이유다. 혼자 운동하더라도 신나는 음악으로 운동에 리듬을 줘라.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심장에 무리를 주고 심각해지면 심장질환, 뇌중풍, 고혈압, 우울증, 종기, 과민성 장 증후군, 편두통, 비만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 명상, 복식 호흡 등을 할 수 있으면 최고지만, 하루 30분만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 정도를 상당히 완화시킬 수 있다.

제 5원칙: 1, 3, 30 법칙을 따른다
일주일 세 번, 30분씩만 한다. 매일 한 시간씩 한다고 작심하는 것은 그만 둘 이유를 만들어 놓는 것과 마찬가지다. 매일 운동하는 것은 천천히 시작해도 늦지 않다. 30분을 계속 운동하는 것이 힘들다면 계속 안 해도 된다. 10분씩 끊어서 하루 30분, 일주일이면 90분만 채워 주면 운동 시작 성적으로는 만점이다.

횟수와 시간을 조금씩 늘려 일주일에 150분을 채울 수 있다면 당신의 새해 ‘운동작심’은 내년 초까지 쭉 이어질 수 있다. 체중 감량이나 운동하기와 같은 목표를 세울 때는 작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소소한 성공을 이룩하면서 더 크고 장기적인 생활양식의 변화를 쉽게 이룰 수 있다. 눈송이처럼 조그만 목표 성취가 쌓여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은 자신에 대한 기대감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처럼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때 정기적인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고, 음식을 먹는 것에도 신경 쓰게 되는 등 다른 건강 목표도 이룰 수 있다고 믿게 되는 것이다.

1월 1일에는 ‘하루 30분 걷기’ 같은 작지만 실행할 수 있는 것으로 시작하여, 평생의 변화를 만드는데 필요한 자신감을 천천히 쌓으면 점차 더 큰 목표로 옮겨갈 수 있다. 그러나 새해 계획을 세울 때 의욕에 가득 차서, 급하고 맹렬한 기세로 덤벼드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천천히 해야 한다. 올해 12월 31일까지 그것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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