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3.10.06  
 첨부파일

[조선뉴스프레스5]달리면 뇌졸중도 다가오지 못한다.
[조선뉴스프레스5]달리면 뇌졸중도 다가오지 못한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아침 저녁 날씨가 기온이 떨어지면 준비없이 밖으로 갑자기 나갔다가 뇌졸중의 공격을 받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따뜻한 공기가 갑자기 차가워지면서 혈관이 급격하게 수축됨으로써 혈압이 올라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기 때문이다. 또한 극심한 운동도 뇌혈관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터지는 원인이 된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에 따르면 국내 뇌출혈 환자 10명 중 4명은 목숨을 잃거나 식물인간, 반신불수 등 엄청난 후유증을 겪게 된다고 한다. 뇌졸중(뇌중풍)은 단일질환으로 국내 사망률 1위다.

뇌혈관이 터지면 뇌출혈, 막히면 뇌경색이다. 이를 합쳐 뇌졸중이라고 한다. 급격한 온도 변화로 혈압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혈관 부위가 터지거나 좁아진 부위가 피떡(혈전)으로 막혀 발생한다. 고혈압 환자들은 발생 가능성이 2배에서 최고 10배까지 높아진다. 과거에는 노인들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인식됐으나 요즘은 40대에서도 흔히 일어난다.

기온이 떨어질수록 수시로 혈압을 확인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해 혈압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교감신경을 자극하지 않는 것도 뇌졸중 발병을 줄이는 원인이므로 소변이 마려운 것을 참거나 커피를 마시는 것, 화를 내거나 갑자기 놀라는 것 등은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것으로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극심한 두통과 함께 구토나 손발 마비증세가 있으면 뇌졸중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골든타임’이라 부르는 발병 후 3시간 내에 의사를 만나는 것이 생사를 가른다. 특히 ‘삼키기 장애’가 오기 쉬우므로 함부로 구급약을 먹이거나 물을 먹이면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의 스티븐 후커 박사팀이 텍사스 주 댈러스에 있는 쿠퍼 에어로빅스 센터에 1970~2001년까지 등록된 18~100세의 성인으로 남자 4만 6405명, 여자 1만5282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863명이 뇌졸중에 걸렸으며 남자는 692명, 여자는 171명이었다. 에어로빅스 센터에 등록할 당시 대상자들은 러닝머신에서 뛰고 속도를 올리면서 심장과 폐 능력을 측정한 기록을 바탕으로 참가자들을 심폐 기능에 따라 네 그룹으로 나눴다.

심폐 기능이 가장 높은 그룹의 남성은 가장 낮은 그룹의 남성보다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40%, 여성은 43% 낮았으며, 심폐 기능이 중간 그룹에 속하는 남성도 가장 약한 그룹 남성에 비해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15~30%, 여성은 23~57% 낮았고, 심폐 기능이 좋은 사람은 뇌졸중에 영향을 미치는 심장혈관질환 가족력, 당뇨병, 고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비만도, 흡연 여부 등과 관계없이 뇌졸중 위험이 낮았다. 운동이 가장 훌륭한 뇌졸중 예방책이며 일 주일에 다섯 번, 하루 30분 이상 달리기 등 중간 강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통해 심폐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뇌졸중 예방에 가장 좋다.

기온이 내려가더라도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야 하는데, 준비운동을 거실에서 천천히 20분 이상 하고, 밖으로 나가 중등도 이상의 강도 운동인 달리기를 30분~1시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신체활동이 정점에 달할 때 뇌출혈이 가장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오전 10시와 오후 6시에서 7시 사이에는 가급적 강도 높은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여러 벌 껴입고 노인이나 고혈압 환자들은 장갑과 모자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한다. 운동 전에는 음식을 적게 먹고 따뜻한 물을 적당히 마시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무리하게 운동을 하지 않는다.

미국 콜롬비아대 조슈아 윌리 박사팀은 뉴욕시에 거주하는 평균 연령 69세 남성 3,298명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하는 운동이 무엇인지 조사하고 이후 9년간 뇌졸중이 발생했는지 여부를 관찰해 어떤 운동이 뇌졸중 예방에 효과적인지 비교한 결과를 보면, 연구 참가자 중 238명이 뇌졸중에 걸렸으며 달리기, 수영, 테니스 같이 중간 강도 이상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뇌졸중이 발생하는 정도가 63% 정도 낮았다. 운동은 일반적으로 피떡 등에 의해 막혀있던 피의 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혈압 및 뇌졸중 위험을 낮춰준다고 생각돼 왔는데, 걷기, 골프, 볼링 같은 가벼운 강도의 강도의 운동은 뇌졸중 예방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고강도 운동일수록 뇌졸중 위험을 거의 3분의 2까지 줄일 수 있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제이콥 세텔마이어 박사팀은 여성건강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한 걷기, 조깅, 달리기,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이나 댄스 등을 하는 평균 연령 54세의 여성 3만9,000여명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기록이 확보된 12년 사이 579명의 여성이 뇌졸중으로 발전했으며, 활동적으로 산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뇌졸중을 겪는 비율이 17% 적었다. 특히 빠른 걸음으로 걷기를 생활화한 여성은 뇌졸중 위험이 37% 낮았고, 혈전성 뇌졸중 발병은 68%나 낮았다. 격렬한 운동을 했다해서 뇌졸중 위험이 낮아지진 않지만, 빠르게 걷기나 달리기 같은 중간강도 이상의 운동이 하기 쉽고 효과도 좋은 운동이다.

뇌졸중을 겪는 환자의 50.8%가 일주일에 한 번 이하로 거의 운동을 하지 않았으며, 운동을 꾸준히 해온 사람은 뇌졸중 발생 3개월 뒤 스스로 생활하는 능력, 뇌 기능 회복이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사람보다 더 좋아진다. 유산소 운동이 뇌졸중의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했다고 해서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증상이 더 경미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평소 유산소 운동으로 뇌에 혈액과 산소가 잘 공급됐던 상황이 뇌졸중 발생 이후 회복에서도 유리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증거라 생각된다. 뇌졸중 환자의 재활에는 약보다는 운동이 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운동을 통해 새로운 신경세포의 생성을 돕고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하여 시냅스 연결강화하는 성장인자들이 운동을 통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움직이는 동물이며, 움직임을 통해 살아가게 유전자에 입력되어 있다. 움직임을 통제하고 제어하기 위해 생겨난 뇌이기 때문에 움직임이 없으면 정상적인 뇌도 퇴화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뇌의 손상의 가장 확실한 방어 및 회복 인자도 우리 인간의 가장 오래된 움직임인 달리기임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목록보기     프린트

다음글 : 달리기는 뇌와 기억력을 젊게 만든다.
이전글 : [의사신문100]달리기와 건강(47): 남성 갱년기, 비아그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