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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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신문105]달리기와 건강(53)유해산소, 문제 없다.
사람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100세 이상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장수의 비결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유전자가 아니라 평소 생활하는 건강습관이라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건강생활습관이 바로 운동이다. 최소한 매주 3회 이상, 총 두시간 반의 속보나 에어로빅 운동이나 75분의 달리기 같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수명연장, 심장질환 및 비만 예방, 수면촉진 등의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격렬한 운동을 좋아 하는 사람들이라면 강도를 높이는 만큼 시간을 줄여도 되고, 매주 두 차례 정도는 근육운동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꾸준한 신체활동이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만큼 운동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활동이지만 단 한 번의 운동만으로도 신체에 변화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기준에 신경쓰지 말고 단 한번이라도 운동할 시간적 짬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DNA는 부모로부터 유전적으로 물려받는 것이지만 생활방식이 바뀌는 것만으로도 부분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2012년의 스웨덴 연구팀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건강하지만 활동량이 적은 성인들이 단시간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근육세포의 유전 형질이 달라질 수 있으며, 물론 운동을 할 경우에는 힘과 신진대사와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운동을 시작하면 뇌는 기분을 좋게 만드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기 시작한다. 엔돌핀은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강도 높은 운동 후 발생하는 도취감에 도달하게 만드는 화학물질이고, 세로토닌이나 도파민은 우울한 기분을 개선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만드는 물질로 알려진 신경전달물질이 혈액 속으로 방출된다. 또 운동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운동을 하면 힘이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대신에 그보다 더 부정적인 스트레스들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운동은 남는 장사다. 뇌에 평소보다 많은 혈액이 공급되고 기분을 북돋우는 엔드로핀이 생성되는 등의 요인들이 결합하면서 스트레스 수치를 낮춘다.

운동을 하면 DNA에 미묘한 변화가 생기는 것처럼 신진대사에도 변화가 일어는데, 지난 2007년의 미시간대학교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 번의 심장강화운동만으로도 인슐린 감수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인슐린 감수성이 낮다는 것은 포도당을 에너지로 전환하지 못해 혈당이 높아지는 인슐린 저항을 의미한다. 인슐린 저항은 당뇨병이나 비만을 유도하는데 운동을 통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단 10분의 운동을 하더라도 뇌에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정신이 맑아지고 집중력이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혀졌다.

세계 각국 성인들의 3분의 1은 운동부족이며 이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53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운동부족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와 맞먹는다. 또한 심장병, 당뇨병, 유방암,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자를 합친 것의 10분의 1에 이르는 숫자다. 운동부족은 너무나 심각한 문제라서 유행병으로 취급해야 할 정도다. 운동이 건강을 위한 만병통치약 내지 예방 처방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 배턴루지에 있는 페닝턴 생물의학 연구센터 연구팀이 성인 1,697명을 대상으로 한 6건의 연구 결과를 분석해 운동으로 인한 역효과를 보이는 이들에 대해 살펴본 결과, 7%는 심장건강과 당뇨병 발병 위험인자가 높아지고, 참여자 중 8.4%에서 규칙적인 운동이 수축기 혈압을 12.2%, 몸에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13.3%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사람들은 규칙적인 운동을 할 경우 심장질환과 당뇨병 발병 위험률을 오히려 높일 수 있다는 말이다. 연구팀은 그렇다고 해도 운동을 중단하라는 것은 아니며 그보다 개인별 특성에 맞는 운동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사람에게 나타날 수 있는 이런 규칙적인 운동의 부작용이 건강상태나 연령, 운동량 등과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으며, 어떤 약물이 그 원인이라는 증거도 나타나지 않았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인한 부작용의 원인이 당장은 분명하지 않지만, 원인을 밝혀내면 이들에게 알맞은 맞춤형 운동 처방을 내릴 수 있다. 즉 운동을 중단하라는 결론이 아니라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운동을 기피하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되며, 10% 가량의 부작용 수치는 놀랄 만한 것도 아니다.

운동 자체가 신체에 해롭지 못한 또 다른 영향은 운동할 때 늘어난 산소의 수요를 채우기 위해 흡입된 산소가 만드는 유해산소가 늘어나는 문제다. 이런 미세한 분자들이 화학적 반응을 통해 체세 포 내부에 단백질이나 유전자, 그 밖의 다른 세호 구성요소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암세포의 번식에도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이런 몸에 좋지 않은 작용을 정지시킬 채내의 대응수단, 즉 인체가 유해산소를 잡아 제거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데, 이 또한 역설적으로 신체운동이 가장 강력하고 유능한 수단이라는 점이다.

우리를 살찌게 하는 음식들, 건강을 해치는 행동들, 피할 수 없는 증상의 발생 등, 건강에 관한 뉴스는 전부 하지 말라는 것과 기분이 나빠지는 것들 뿐이다. 유해산소도 그 중의 하나다. 몸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유해산소가 많이 생길 수 있지만, 적당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우리 몸이 스스로 유해산소를 잡아낼 체계에 바람직한 균형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이 들면서 발생하는 유해산소 제거능력을 항상 갖추고 있게 되어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암을 예방하는 등 보다 많은 건강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온통 우울한 뉴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듣는 관점에 따라 우리을 기분좋게 해줄 수도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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