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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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팔셔츠가 긴팔셔츠보다 더 시원할까?
반팔셔츠가 긴팔셔츠보다 더 시원할까?

섭씨 30도를 웃도는 더운 여름의 나의 근무복은 헐렁한 수술복이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민소매 옷으로, 반바지로, 치마 등 다양한 여름 코디가 가능한 여성분이 부러울 때가 많은 계절이 여름이다. 남자들은 대부분 여름철임에도 불구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잘 갖춰 입어야 할 때가 많아서 여름이 싫거나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도 몇 년 전부터 직장에 따라 자율근무 복장을 뜻하는 ‘쿨 비즈’ 바람이 불고 있지만, 쿨 비즈가 능사는 아니다. 아픈 환자들을 진료하는 의사들 뿐만 아니라 전문직 종사자나 외국계 회사 직원들은 한여름에도 긴팔 드레스셔츠를 많이 입는데 과학적으로 ‘쿨’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대부분 한여름에도 상식에 의외의 복병이 있어 ‘아는 만큼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다고 패션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넥타이를 매지 않으면 온도를 2도 이상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긴팔 셔츠가 반팔 셔츠보다 더 시원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정말 긴팔셔츠가 반팔셔츠보다 오히려 더 시원할까?
그렇다. 똑같은 면 소재의 반팔 와이셔츠와, 긴팔 와이셔츠를 입으면 더 시원한 쪽은 일반적 상식과는 달리 긴팔을 입었을 때인데, 이것은 면이 땀 흡수를 도와주고 흡수한 땀을 공기 중으로 빨리 증발시켜 주기 때문에 반팔을 입었을 때보다 더 시원해진다. 마찬가지로 인체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상태보다 땀 흡수력과 증발력이 뛰어난 기능성 섬유의 옷을 입었을 때 더 시원하게 느끼며 열대야 때도 발가벗고 자는 것보다 러닝셔츠를 입고 자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드레스셔츠 속에 면 소재의 러닝셔츠를 입는 것이 시원할까?
면 소재의 속옷이 땀의 흡수를 돕기 때문에 안 입는 것보다 시원할 가능성이 크지만 드레스셔츠가 땀의 흡수를 돕는 면이나 다른 기능성 섬유로 만들어진 옷이라면 굳이 속옷을 입을 필요는 없다. 서양에서는 드레스셔츠 자체를 속옷으로 간주하는데다가 천연섬유의 드레스셔츠라면 땀을 잘 받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장을 입을 때에는 특히 안감이나 어깨패드, 주머니 등의 체온이 높은 부분에 어떤 소재를 사용하고 있는지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이런 부분에 메시 소재를 사용한 옷이 땀이 나도 끈적이지 않고 통기성이 좋다. 그래도 나는 긴팔셔츠 속에 꼭 반팔 면소재의 러닝셔츠를 입는다. 겨드랑이에서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나서 배어나오는 것이 싫어서다.

요즘 여름철 신사복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는 '모헤어'이며, 앙고라 산양의 털로 만들며 일반 울에 비해 통기성이 좋고 표면이 매끄러워 여름철 소재로 적당하다. 이처럼 여름철에 가장 시원한 소재는 면, 마, 모시 같은 천연소재다. 일반 울이나 실크 소재는 비나 땀에 젖으면 무거워지고 뻣뻣해지거나 후줄근해져 세탁비 부담이 크다.

이런 부담이 적고 시원한 소재로는 강연울이 있는데, 특히 장마철에 제격인 강연울 소재는 일반 양모에 비해 원사에 꼬임을 더 줘 통기성이 좋다. 물기가 있어도 쉽게 몸에 달라붙지 않는다. 또한 섬유의 탄력이 좋아 구김이 잘 가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그 외 까슬까슬하고 청량감을 주는 합성섬유 폴리에스테르, 아크릴, 트리아세테이트 등도 여름 정장 소재로 많이 활용되지만, 아무래도 천연섬유에 비해 흡습성이나 통기성에서 떨어진다.

여름철 드레스셔츠를 살 때는 평소에 입던 것보다 목둘레가 1/4인치 정도 큰 것을 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정도면 넥타이를 매도 너무 갑갑하게 느꼐지지 않고, 겉보기에도 별로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소매단추도 조금 밖으로 내어 달면 바람이 잘 통해 시원하게 느껴진다. 정장이 아니라도 남성을 더 덥게 만드는 것들로 넥타이, 벨트, 지갑, 신발이 있다. 4가지 아이템들은 남성 패션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필수 항목이기도 하지만 매고, 조이고, 포켓에 넣으면 두껍고, 통풍이 잘 안 된다는 각각의 단점 때문에 여름철 남성들을 더욱더 덥고 힘들게 만드는 원흉들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남자 와이셔츠에서 넥타이만 풀어도 체감온도가 2도 정도 내려간다고 한다. 이에 따라 사무실 에어컨 온도를 올리면 연간 954억 원의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고 한다. 목을 조이고 있던 것을 느슨히 한다거나, 아예 매지 않는 것이 조금이라도 체온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을 주고, 목둘레에 적당히 맞는 와이셔츠를 입거나 단추를 1,2개 정도 풀어주는 것도 시원함을 더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벨트는 남성의 멋을 살려주는 중요 아이템 중 하나지만, 허리를 꽉 조이는 벨트는 허리 근육을 긴장시킨다. 아저씨들의 배꼽 위까지 치켜올려 매는 벨트 복장은 복부 내장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또 셔츠를 아래로 너무 당겨 벨트로 고정하게 되면 움직이는 데 불편할 뿐 아니라 옷의 당김에 의해 목뼈와 등뼈에도 무리가 간다. 바지가 내려가지 않을 만큼만 벨트를 느슨하게 조이는 것이 좋다.

손에 들고 다니기가 불편하여 할 수 없이 지갑을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뒷주머니에 지갑을 넣고 다니면 걷거나 앉을 때 골반을 삐뚤어지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지갑을 재킷 안주머니에 넣어두면 더운 날은 주머니 부분에 통풍이 안 돼 땀이 차기 쉽다. 그래서 지갑은 가방에 넣고 다니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 하겠다. 더운 여름날 꽉 막힌 구두 속에서 발가락도 통풍이 필요하다. 여름에는 발에 땀 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땀 흡수력이 좋은 쿨맥스 소재의 깔창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여름 남성용 구두를 고를 때는 무엇보다 통풍이 좋고 가벼운 소재를 사용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건국대학교 섬유공학과 박창규 교수 언론 인터뷰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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