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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뉴스프레스85] 러너스 하이는 정말 있나? |
[조선뉴스프레스85] 러너스 하이는 정말 있나?
미국에서 1970년대 달리기 열풍이 활발하게 일어났을 때 과학자들이 뇌 안에서 아편과도 같은 화합물을 발견하고, '체내에서 만들어진 몰핀'이란 의미로 '엔돌핀(endorphin)'이라 명명하였으며, 달리는 중에 체내에서 엔돌핀이 분비되어 주자들이 느끼는 초월감이나 기분이 좋아지는 현상을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명명했다.
주자 자신만이 느끼는 이런 경험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정의하기도 어렵고, 측정하는 일도 쉽지 않아 실재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러너스하이의 존재를 인정하는 사람들은 행복감과 함께 고통에 대해 어느 정도 무감각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속도가 붙은 스포츠카를 탔을 때와 같은 몸이 붕 뜨는 기분(황영조)'이라거나 '산 정상에 올랐을 때의 벅찬 환희감(문기숙),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날아갈 듯 경쾌해지는 느낌(이봉주), 전혀 지치지 않고 계속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은정)이라고도 하며, 어떤 사람들은 강렬한 기쁨과 평화, 에너지가 일시적으로 지속하거나 부드럽게 느끼는 행복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러너스 하이는 복잡거리는 실내나 기록에 신경써야 되는 대회에서는 경험하기 힘들며, 야외에서 혼자서 자유스럽게 평소보다 조금 강도로 달리기에 집중하며 달릴 때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주로 경험하게 되는 짜릿한 쾌감이나 도취감 같은 느낌이다.
운동을 하면 누구나 기분이 좋아지는데, 그런 것을 러너스하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달리기로 인한 신체적 고통을 줄이기 위해 체내에서 엔돌핀이 분비되는 것이 생리적 근거라는 증거들이 있지만,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운동을 하다보면 느끼게 되는 몸이 풀리는 최적의 컨디션과도 다르다. 또 목표 시간 내에 완주를 하거나 우승을 해서 느끼는 가슴 터질 듯한 희열과 성취감 같은 오래 가는 정신적 즐거움과도 다르다. 러너스 하이는 짧게는 5분에서 길게는 30분 이내로 잠깐 왔다 가기 때문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섹스, 마약 복용과 같은 쾌락이 있을 때 뿐만 아니라 큰 소음이나 전기 충격 같은 불쾌한 반응에도 분비되는 마라톤의 고통을 이겨내려는 주자들의 심리에도 반응하여 도파민이 다량 분비되어 황홍경을 맛보게 한다는 주장도 있다.
햇빛의 양이 많아지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더 많이 분비되어 긍정적이 되고, 더 활동적으로 바뀐다. 반면 햇빛의 양이 적어지면 우울한 감정이 나타나기 쉽다. 세로토닌은 화, 공격성, 체온, 기분, 수면, 식욕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인간의 감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리기를 즐기는 주자들만 러너스 하이를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운동들은 대부분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강도와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려진 바가 없다.
러너스 하이는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겁게 달리기를 즐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과정일 뿐, 특별한 의미를 가질 필요가 없다. 달리기는 야외에서 즐기는 운동이다. 몸을 스쳐지나가는 산들바람, 가랑비의 감촉, 나무와 풀에서 전해지는 계절의 변화 등 내 앞에서 펼쳐지는 모든 풍경들을 즐기면서 신나게 달리다보면 자연히 러너스하이는 오게 마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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