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5.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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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뉴스프레스77]불안아 물렀거나, 운동이 나가신다.
[조선뉴스프레스77]불안아 물렀거나, 운동이 나가신다.

나는 결혼식에서 주례선생님께서 하시던 주례사 후반에 갑자기 내가 정말 좋은 남편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떠오르면서 다리가 덜덜 떨려 혼이 났던 경험이 있다. 또 한 때는 청중들 앞에만 서면 눈앞이 하얗게 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이런 일은 혹시 잘못되면 어떨까 하는 불안감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불안은 살아가면서 평화가 위협받을 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반응으로, 교감신경계와 스트레스 축이 강하게 반응할 때 나타난다. 이런 불안감은 사람들의 주의력을 곤두세워 앞으로 다가올 상황을 맞을 대비를 하게 된다. 하지만 명백한 위협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행동하기 힘들 정도로 긴장하는 현상은 불안장애라는 일종의 질병이다.

불안감이 생기면 신체는 긴장감을 느끼고 신경이 예민해지며 호흡이 가빠지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손에 땀이 난다. 불안감이 심해 극에 달하게 되면 가슴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일단 불안장애 증상이 나타나면 의식을 온통 사로 잡기 때문에 뇌가 균형 있는 시각을 잃게 되어 생각을 조리있게 하지 못하게 되어 정상적인 상황을 마치 위협적인 상황인 것처럼 극단적인 대응을 하기도 한다.

가장 보편적인 것이 사회적 불안장애로 사람들을 만나거나 이야기를 나누거나 심지어 그저 다른 사람들이 쳐다보는 정도의 사회적 접촉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낀다. 모든 일에서 최악의 결과를 예상하기 마련이라서 무조건 모든 것을 피하려고만 하다보니까 대인관계의 폭도 점차 좁아지고 방에 틀어박혀 친구나 가족도 만나지 않게 된다.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바쁜 중에도 운동하는 것을 빼놓지 않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운동은 사람들이 결코 가능하리라고 꿈도 꾸지 못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불안장애를 개선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규칙적인 운동습관을 기르면 운동에 재미가 붙고, 스스로 불안감을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래서 불안하거나 공포감을 느낄 때 운동을 하면 즉시 그 증세를 가라앉힐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의욕과 자신감을 회복하고 사회적 접촉 범위도 넓혀갈 수 있으며, 그런 깨달음이 바로 불안장애 성향을 극복할 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된다. 사실 사람들의 기본적인 성향은 별로 개선되지 않지만, 상황에 대처하는 행동이나 태도가 바뀌었을 뿐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하는 이유는 달리기나 줄넘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5분간만 하더라도 이를 완화할 수 있는 것으로 여러 연구 결과 밝혀졌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에서 1만9,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불안장애와 우울증, 신경증이 덜 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자주 운동을 한 쥐는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은 쥐에 비해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불안 증세를 덜 보였다. 2010년 미국 이스트 캐롤라이나 대학교 연구팀에 의하면 요가처럼 강도가 높지 않은 운동을 하더라도 불안장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의 어떤 점이 불안 증상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일까?

운동은 ‘뇌유래 신경영양인자(BDNF)’라는 단백질을 통해 뇌의 힘을 증강시킨다. BDNF라는 물질은 새로운 뇌세포 생성을 촉진한다. 뇌가 더 강해질 때 불안 증상을 더 잘 다룰 수 있고 어떤 것이 이성적이고 비이성적인지 결정을 더 잘할 수 있게 된다. 운동과 불안 증상간의 관련성에서 중요한 또 한 가지는 스트레스의 신체적 양상들을 겨냥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극심한 불안의 형태는 ‘투쟁도주반응’으로 알려진 방어적인 생리적 반응을 촉발시킨다.

이런 생리적 방어 반응은 신체에 가외의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이 에너지는 근육 안에 에너지 증강으로 전환될 수 있으며 심장 박동수가 증가하게 되면서 불안한 느낌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정기적인 운동은 불안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불안한 느낌이 생기기 전에 가외의 에너지를 모두 연소시켜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사람들이 기분을 진정시키기 위해 담배나 술, 혹은 신경안정제를 접하듯이 불안장애 환자들은 운동을 할 뿐이며, 운동을 통해 불안 민감성을 대폭 낮춰 뇌가 어려운 상황에서 쉽게 빠져나오는 방법을 더욱 쉽게 배우게 된다. 불안장애 환자 중에는 약 복용과 함께 운동을 하면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운동을 하기만 해도 뇌가 스스로 이상이 있는 부분을 고친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은 경이로운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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