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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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뉴스프레스 104]과도한 편안함이 건강을 망친다
[조선뉴스프레스 104]과도한 편안함이 건강을 망친다.

"9988234"란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다가 죽는다'는 의미의 말이다. 다른 말로는 '건강하고 독립적으로 살다가 급사하자'는 것이다. 건강하게 나이드는 중에 자전거를 탈 수 없거나 골밀도가 줄어들거나 소변을 참지 못하는 등 누구나 거치게 되어 있는 노화의 위험구간에 도달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싶어하는 것이 모든 사람의 희망사항이다.

열심히 살아가다가 조금 여유가 생기는 중년의 어느 날 거울을 보다가 젊었을 적의 탄탄하고 탄력있는 얼굴 모습이 사라지고, 엉덩이 곡선도 갑자기 처진 듯한 느낌을 받고 기운이 빠지고 우울해진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인가 침대에 눕거나 의자에 앉아 있거나 수영장 물 위에 떠있는 편안한 기분을 좋아하게 되었음도 깨닫게 된다.

어느 날부터인가 침대에서 일어나거나 차 대신 걸어가거나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이 귀찮고 힘들게 느껴져 싫어하게 되었음을 알고 깜짝 놀라게 된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중력이란 놈이 우리를 아래로 끌어내려 모든 것을 처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운동을 좀 하고 활동적으로 살아야 되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이미 편안한 삶을 사랑하게 된 몸이 쉽게 새로운 결심을 이행하게 놔두지 않는다.

몸의 탄력을 젊은이처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젊은이들처럼 활동적으로 근육을 사용하는 것이다. 가장 간단한 방법이 침대와 의자를 멀리하고, 건물과 먼 곳에 주차하고, 시장에 가도 카트를 사용하지 말고 손에 들고 다니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 활동이 줄어들면서 노화가 시작되고, 뼈와 근육, 그리고 신경계가 퇴화되면서 쇠약해져서 독립적으로 살기가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된다.

독립성을 잃으면 건강이, 그야말로 목숨 자체가 위험에 처한다. 핀란드 노인학 연구소에서 1,000명이 넘는 노인들을 8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거동에 문제가 없고 활동적인 집단보다 장애가 다소 있지만 활동적인 집단이 2배, 장애가 있어 주로 앉아 지내는 집단이 3배나 상대적 사망 위험이 높았다. 즉 8년 후까지 거동이 정상인 노인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보다, 거동이 불편하지만 운동을 한 노인은 거동이 불편해서 가만히 앉아 지낸 노인보다 살아 있을 확률이 높아졌다는 말이다.

미국 학술지 ‘역학’에도 하루에 6시간 이상 앉아있는 여성들은 3시간 이하로 앉아있는 사람들보다 앞으로 13년 동안 사망 위험이 40% 이상 높아지고, 남성들은 6시간 이상 앉아있는 경우 사망 위험이 18% 높게 나타났다.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있는 사람들 중 54%는 심장마비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데, 앉아있는 것 자체가 심각한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캐나다 캘거리의 알버타 헬스 서비스 연구팀이 미국인의 신체 활동 자료와 암 발생 통계를 분석한 결과, 미국에서 한 해 새로 발생하는 암 환자 중에 9만 건 이상이 움직이지 않고 오래 앉아있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유방암은 4만9000건, 대장암은 4만3000건이었다. 더 많이 움직이고 덜 앉아 있는 생활을 하면 할수록 암에 걸릴 확률이 훨씬 줄어든다.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도 허리를 좌우로 틀어보거나 어깨를 추썩이는 운동을 정기적으로 해주면 좋다. 특히 대장암과 유방암은 신체의 활동성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하루에 30분 정도 짧게 걷는 운동만으로도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또 미국 미주리대학 연구팀은 하루에 많은 시간 앉아있는 것은 일정한 시간을 정해 운동을 하고 있는 경우라도 당뇨병, 비만, 비알콜성 지방간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신체 활동이 평균 수준보다 적어서 너무 오래 앉아서 생활하면 위험구간에 도달하는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고, 어쩌면 4,50대에 위험구간에 다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중력을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따라 신체의 나이드는 속도가 달라진다는 것은 실제 연령이 아니라 위험구간에 이르게 돠는 나이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태어날 때부터 중력은 우리 몸의 발달을 이끈다.

몸무게와 몸집이 증가하면서 기계적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근육, 뼈, 기타 구조의 크기가 조정되고 강화된다. 신체 활동과 운동을 통해 몸을 움직이고 떨고 늘리고 팽팽하게 해서 중력에 맞서면 지방이 축적되거나 섭취한 당분이 에너지로 바뀌지 못하거나 근육이 쇠약해지고 뼈가 오그라들거나 심장과 혈관, 그리고 관절이 뻣뻣해지거나 아픈 비활동성에 따른 나쁜 변화들을 예방할 수 있다. 새로운 신경세포와 신경 연결이 생기고, 균형감과 동작을 조절하는 두뇌 체계가 다시금 발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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