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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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신문125]달리기와 건강74: 황사, 미세먼지, 스모그의 침
[의사신문125]달리기와 건강74: 황사, 미세먼지, 스모그의 침습 경보...야외운동 해도 될까

어제는 토요일이어서 오후 2시에 진료를 끝내고, 걸어서 잠원동에서 잠수교를 건너 한강 북측 산책로로 옥수동 집까지 걸어서 왔다. 걷다가 전화를 한 집사람의 "아이고, 정말 못말려!"라는 걱정스런 마음을 아는지 미세먼지로 흐린 오후에도 햇살은 따뜻했다. 미세먼지 주의보 영향인지 저전거 라이더도 줄었고 달리는 사람은 걸어오는 한 시간 반 동안 달리는 사람은 외국인 5~6명 외에 우리 나라 사람은 한 사람도 못 만났다.

나날이 심해지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야외활동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아침 조깅이나 저녁 산책을 운동 삼아 하는 사람들은 야외운동을 계속해야 하는 걸까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하는 대답은 항상 같다. "건강한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더 건강해지는 방법이다." 나쁜 공기를 피하기 위해 운동을 하지 않는 선택과 나쁜 공기 속에서 운동하는 선택 중 어느 것을 택하는 것이 건강에 더 유리할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이에 대한 적절한 연구 결과가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전염병학과 조라나 요바노비치 안데르센 교수팀이 운동을 할 때 헉헉거리며 숨이 차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공기오염의 영향인지 알아보는 연구를 한 결과, 일상적인 운동생활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공기오염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공기오염이 두려워 운동을 피하는 것보다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운동이 장수를 하는 가장 큰 비결 중 하나라는 오랜 이론을 다시 입증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덴마크에 거주하는 50~65세 어른 5만2000명을 대상으로 1993~1997년 사이부터 2010년까지 실험참가자들의 신체활동 기록과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그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공기오염 수치를 분석했다. 2010년 데이터를 확인해본 결과, 실험참가자 중 5500명이 사망했다. 실험참가자들의 신체활동과 거주지역의 공기오염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들의 사망과 연관이 있는 요인을 확인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공기오염 수치가 비교적 높은 지역에서도 달리기나 걷기, 자전거 타기 등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비활동적인 사람들에 비해 훨씬 건강하고 사망률이 낮았다. 규칙적인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사망에 이를 확률이 20% 낮았고, 정원 돌보기처럼 일상적인 활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로 사망률이 16% 더 낮았다. 공기오염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에서도 마찬가지 경향이 드러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700만 명의 사람들이 공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에 이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규칙적인 운동이 이들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 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운동은 심장과 폐 기능을 향상시키고, 비만, 당뇨, 알츠하이머, 치매 등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공기오염이 신체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그래도 운동을 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말이다.

단 이번 연구는 비교적 대기오염이 심하지 않은 나라인 덴마크 거주자들을 상대로 했다는 한계가 있다. 로스앤젤레스나 북경처럼 공기오염이 심각한 도시로 잘 알려진 곳에서도 야외활동이 유리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단 이처럼 극단적으로 공기 상태가 나쁜 도시가 아니라면 야외활동이 유리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즉 황사나 미세먼지, 스모그 주의보가 내리는 등 대기오염이 심할 때는 건강을 위해 야외 활동보다는 실내에 머무는 것이 더 좋다. 대기가 오염된 곳에서 운동을 하면 호흡을 통해 공기를 많이 흡입하게 되고 공해물질이 폐로 들어갈 수 있지만 이런 역효과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장애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운동이 건강에 주는 유익한 효과는 대기오염의 부정적 효과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언제 어디서나 운동이 조기 사망률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것은 확실하다.

미세먼지 주의보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야외활동을 하자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대기오염을 1등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2013년 3월 발간된 WHO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은 전 세계적으로 7백만명에 이르며, 이 중 우리나라가 포함된 서태평양 지역에서 실내와 실외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각각 16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름 10μm 이내인 미세먼지(PM10)와 2.5μm 이내인 초미세먼지(PM2.5)에 장시간 노출되면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중 허혈성 심질환과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의 비율이 80%로 가장 높았고, 만성폐쇄성폐질환 11%, 폐암 6%, 급성하기도 질환 3%의 순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세먼지가 아니라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중요하다.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아주 높을 때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단기 대책이 미세먼지 수준이 높을 때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다.

장기 대책으로는 미세먼지 단계별 발령에 따른 차량2부제의 제한적 시행 같은 것도 꼭 필요하다. 중국 산업단지를 거쳐 몰아친 황사가 국내 대기오염원의 40%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자동차 연소물질과 산업체 연료사용 등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량은 국내 대기오염원의 34%를 차지하는 초미세먼지의 최대 배출원이기 때문이다. 경유차량의 내수시장 판매 확대에 대한 대책마련 등 기름 값과 연비 문제로 내수시장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경유차량에서 배출되는 디젤연소분진과 이산화질소, 다방향족탄화수소 등 오염물질이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와 매우 밀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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