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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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뉴스프레스148]도시에서 운동하면 머리가 나빠진다?
[조선뉴스프레스148]도시에서 운동하면 머리가 나빠진다?

도시의 거리에서 운동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로 장애물이 많다. 공기도 나쁘고 차량도 피해야 하고 사람들 사이를 헤쳐가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700만 명의 사람들이 공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것 말고도 도시의 거리에서 운동하면 머리까지 나빠지고, 대도시에서 자란 사람의 뇌가 시골이나 작은 도시 출신 사람보다 스트레스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이 뇌기능 검사로 확인됐다.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학의 연구팀은 24명의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이 중 15명은 도시 환경 속에서, 그리고 나머지 9명은 시골 환경 속에서 운동을 하게 했다. 두 그룹 모두 일주일에 3일간 12주에 걸쳐 정오부터 1시간 동안 달리기와 걷기를 번갈아가면서 하도록 했다. 운동 후 어떤 자극에 대한 반응시간 및 집중력 지속 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두 그룹 간의 차이가 뚜렷했다. 공해 수치가 높은 도시에서 운동을 한 그룹은 두뇌 유연성, 즉 새로운 지식이 주어졌을 때 이에 대해 뇌가 반응하는 능력이나 이해력, 정신건강 등에서 운동으로 인한 개선 효과가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 또 도시에서 운동을 한 그룹은 몇몇 염증과 관련된 혈액 속 지표에서 훨씬 더 높은 수준을 보였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정신건강중앙연구소 안드레아 메이어-린덴버그 박사는 여러 지역 출신 학생 32명에게 수학시험을 보게 하고 동시에 헤드폰으로 '평균보다 점수가 낮다'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알려주는 말을 들려준 뒤 뇌를 관찰한 결과, 대도시에 사는 학생들의 뇌에서만 정서와 관련된 편도체가 활성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부정적인 감정이 들었을 때, 이 편도체를 통제하는데 도움을 주는 대상피질은 시골이나 작은 도시에서 자란 학생들에게서만 더 강하게 활성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23개의 다른 스트레스 상황을 주었을 때도 대도시출신은 예민하게, 중소도시와 시골출신은 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정신질환은 도시 출신 사람이 시골 출신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이 걸리고 자란 도시가 크고 복잡할수록 그 위험이 커진다. 이는 아마도 환경은 사람이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결정하는 것은 물론 그 사람의 정신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할 수 있다. 스트레스는 정신분열증을 비롯, 정신질환을 촉진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왜 그럴까? 두뇌 속의 염증이 이 같은 정신적 문제를 일으켰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다만 다행이도 우리 신체는 강력한 복원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염증은 장기간에 걸쳐 사라지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 건강한 ‘도시 속의 운동’에 대한 팁을 소개하면, 우선 비 내리고 바람 부는 날씨에 운동하면, 공해의 미세물질을 날려버릴 수 있다. 둘째, 러시아워를 피해서 운동하고, 가능하면 나무가 많은 공원에서 운동하는 것이다.

그러면 평소에는 운동을 하지 말아야 할까? 아니다. 출퇴근 때 자가용 승용차 대신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고 가급적 많이 걸어 운동 효과를 얻는 'BMW 건강법'에 따르면 별도로 운동하는 것과 버금가는 운동량을 달성할 수 있어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하는 사람보다 더 건강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로렌스 프랭크 교수팀은 미국 애틀랜타의 도심으로 출근하는 4,156명을 대상으로 교통수단이 신체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사람은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한 사람에 비해 신체 움직임이 더 많았다. 또 캐나다 ‘심장과 뇌중풍 재단’의 신체활동 권장량을 달성한 사람이 자가용 승용차를 모는 사람보다 3배 더 많았다. 물론 공기오염이 신체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그래도 운동을 하는 것이 더 이익이다. 신체활동 권장량은 매주 3일, 30분 운동하는 것이 기준이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돈을 들이지 않고 운동하게 돼 비만과 뇌중풍, 심장병, 암 등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승용차 운전자의 신체 활동량이 가장 적었고 걷거나 달리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 가장 건강했다.

운동을 하기 위해 꼭 시간을 내지 않아도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짧은 거리는 걷거나 달리는 습관만으로도 신체 활동을 늘릴 수 있다는 말이다. 공기오염 수치가 비교적 높은 지역에서도 꾸준히 운동을 하는 집단은 사망률이 낮았다. 규칙적인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사망에 이를 확률이 20% 낮았고, 정원 돌보기처럼 일상적인 활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로 사망률이 16% 더 낮았다. 걷거나 달리기 같은 신체 활동은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을 해소하는데 매우 중요하며, 독립심과 세상에 대한 관여도를 높이는데 필수적이다. 독립성은 사회성뿐만 아니라 자존감과 자신감도 높여준다. 이런 장점들이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는 정책이나 보행자 중심의 도시계획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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