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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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pub267]마라토너나 철인은 심장도 강철처럼 강할까?
[조선pub267]마라토너나 철인은 심장도 강철처럼 강할까?

그리스 아테네 의대 데스피나 카르다라 박사가 정기적으로 마라톤을 하는 건장한 남성 49명과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는 남성 46명을 대상으로 건강상태와 혈관 벽 탄력성, 대동맥 경직도, 혈압 등으로 심장병 발병 위험를 예측해 격렬한 운동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정기적으로 마라톤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혈압이 8mmHg 높고 수축기 혈압이 11mmHg 높고, 혈관 벽 탄력성이 감소하고 대동맥이 딱딱하게 경직됐다. 대동맥이 경직되면 고혈압 및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심지어 심장마비를 겪을 수 있다.

운동량과 혈관의 건강상태는 U자형 곡선을 그리는데,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높은 것처럼 너무 격렬한 운동을 반복하는 사람도 혈관 벽에 과도한 양의 스트레스가 전달되고 혈관을 피로한 상태로 만들어 심장병 발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운동이 과한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미국 뉴욕-프레스비테어리언/컬럼비아 대학교에서 2014년 미국프로농구협회(NBA)에 등록된 600여명의 모든 선수들을 전수 조사한 결과, NBA 선수 5명 가운데 1명은 심전도 검사에서 심장 이상이 발견되었다.

다른 종목 선수들에 비해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는 농구 선수들은 선수 생활 후반부로 갈수록 심장이 더 커지고 몸무게와 질량에서도 변화가 일어나는데, 18~22세의 젊은 선수보다는 27~39세의 나이 든 선수들에게서 주로 나타났다.

또 농구 선수는 다른 종목 선수에 비해 돌연 심장사를 겪을 가능성이 30배나 높으며, 210㎝가 넘는 선수 가운데 90대까지 사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지만,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이런 결과가 농구가 심장에 위험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마라톤이나 농구 운동 체계가 이런 건강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주로나 코트 위에서 부정맥에 의한 심장마비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운동량과 훈련 프로그램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라톤에서 35km지점 이후에서의 1m는 심리적으로 ‘십리 거리’나 마찬가지이다. 만약 나란히 선두다툼을 벌이다가 한 선수가 10m쯤 뒤처진다면 그 선수는 천리만리쯤 뒤처진 것 같은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 이런 지옥의 상황을 극복하게 하는 엔진이 마라토너의 강철 같은 폐와 심장일까?

폐는 1분간 몸무게 1kg당 산소섭취량으로 평가되는 최대 산소섭취량으로 동력원인 산소를 최대한 공급하고, 심장은 무산소성 역치를 확장시켜 최대한의 동력을 공급한다. 가령 무산소성 역치값이 50%라면 신체 능력이 50%를 발휘할 때 갑자기 피로가 몰려와 운동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마라토너에게 35km지점은 ‘삶과 죽음’의 아득한 경계라고 말할 수 있다. 일단 그 경계를 지나면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가도 가도 사막 길과 타는 목마름, 그리고 휘청거리는 다리와 터질 것 같은 심장을 부여안고 한 구비 돌 때마다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길을 달려가야 한다.

마라톤 벽이라 부르는 35km 근방에서 최대 산소섭취량이나 무산소성 역치가 몸의 바닥까지 내려가게 된다. 지푸라기라도 잡을 절대 절명의 순간에 기댈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직 남은 12km의 ‘머나먼 길’을 ‘깡’과 ‘오기’라는 ‘정신 근육’으로 한방에 날릴 수 있어야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진정한 마라토너로 인정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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