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윤  작성일 200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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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은 걷지 않고 달리는 경기입니다.

기원전 490년 페르시아의 그리스 원정군이 아테네를 공략하기 위하여 아티카의 북동 해안에 있는 마라톤 광야에 상륙하자, 아테네군은 약 1만의 중무장 보병군을 마라톤 평야가 내려다보이는 산기슭에 포진시켜 대치하였다. 이런 대치가 수일 계속되다가 페르시아군이 해상을 통하여 직접 아테네를 공격하려고 주력부대를 빼서 배에 승선시킨 틈을 타서 아테네군이 기습공격을 하여 큰 승리를 하게 된다.
그리스의 용사 페이디피데스가 마라톤 전장에서 아테네까지 약 40 km를 달려 “우리는 이겼노라”고 아테네 시민들에게 알리고 절명하였다는 고사를 기념하기 위해 1896년 제1회 아테네대회에서 육상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고, 마라톤 평야에서 아테네의 올림픽 스타디움까지의 36.75km를 달렸다. 1908년 제4회 런던 올림픽대회 때 윈저공이 궁전 2층 발코니에서 마라톤 선수들을 구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조금 둘러간 윈저궁에서 올림픽 스타디움까지의 거리 42.195km가 정식 거리로 채택되었다.

마라톤 대회는 42.195km를 달리는 경쟁적 경기란 것을 달리는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걷지 않고 정해진 거리를 끝까지 달리는 운동인 것이다. 단지 완주가 목표라면 오늘 처음 대회에 참가한 사람이라도 결심과 의지의 정도에 따라 기어서라도 완주를 달성할 수가 있다. 하지만 계속 달리지 않고 중간에 걷거나 다른 사람의조력을 받아서 결승선을 밟게되는 완주는 마라톤이 아니며, 엄밀한 의미에서는 실격이 된다.

달려서 완주하지 못하는 마라톤은 도전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만용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마라톤 대회는 목숨걸고 달성해야될 경기가 아니며, 오히려 즐기는 과정에서 자신을 시험하는 도전의 대상으로 접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한다.

마라톤은 기후나 주로의 상태에 따라 기록에 많은 차이가 나므로 세계 신기록을 공인하지 않으며, 단지 '세계 최고 기록'이라고만 한다. 요즘은 모든 스포츠가 경제화 되어 신기록이란 말도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 마스터스 주자들만이라도 이 정신에 따라 자신의 최고 기록만 생각하면 어떨까?
아마도 장거리 달리기로 인한 부상이 많이 줄어들어 경제적 손실도 그 만큼 감소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좋은 운동이지만 너무 의욕이 앞서서 몸을 상하게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차분한 준비와 절제된 경기 운영의 묘를 잘 살려 평생을 즐기는 건강한 달리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항상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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