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서서, 죽을 힘을 다해 달리는 마라톤 선수를 바라보며 환호하는 짓 따윈 이제 집어치워. 출발신호가 울리기도 전에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것도 피곤할 뿐이야.
자, 이제 슬슬 길 위를 달려보는게 어때? 느려도 좋아. 지쳐걸어도 좋아. 꼴찌면 또 어때?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다른 세상을 보게 될거야.
제자리 걸음도 구두바닥이 닳긴 마찬가지인걸.“
결혼과 동시에 새색시와 같이 2년동안 세계를 돌아다닌 일본사람 다카하시 아유무씨가 한 말입니다. 그는 또 이런 말도 했습니다.“모든 것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졌다. 모든 것에 대해 ‘만든 사람의 생각’과 그 ‘과정’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삶은 더욱 풍요로워진다”고 말입니다.
‘만약 나였다면 그 때 어땠을까?’하는 의문을 가지고 다시 세상을 봅니다. 다른 사람을 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아는 지름길이니까요.
너무 생각없이 많은 시간들을 보낸 것같습니다. 20년을 훨씬 넘게 같이 살아 너무나 익숙한 집사람의 손도 자세히 쳐다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50을 후딱 넘긴 나이지만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외국인에게 설명해줄만큼 소상히 아는 것도 없습니다. 항상 자신만만하게 행동하지만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나자신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도 없습니다.
인간의 능력은 서열로 평가할 수 없는 것과 서열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 그 자체는 ‘잘한다’거나 ‘못한다’는 말로 구분할 수 없는 평등한 것입니다. 그 마음을 어떻게 먹는가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는 ‘잘했다’거나 ‘못했다’라는 말로 우열을 가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결과물에 의지하여 전혀 무관한 사람들의 마음을 평가하고 옥죄고 배척하지는 않는지요?
“우리는 하나”라지만 과연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하나의 사랑과 영혼과 마음을 가지고나 있는지요?
서울의 하늘에서도 제주도의 하늘에서 보는 것과 똑같은 빛이 흐르는 별들과 맑은 공기를 맛볼 수 있도록 더불어 살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버림으로써 더 큰 사랑을 실천하기 위하여 스스로의 의지로 사회에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을 찿아봅시다. 혹시 자신의 직업이나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 자체가 사회에 봉사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달리기를 열심히 하는 것도 나에게 소요될 국가의 복지비용을 줄여서 다른 사람에게 더 큰 혜택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