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jrigjwwe9r3edt_lecture:conts [폭염속 건강관리 이렇게] 낮에는 수온주가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밤에는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날씨엔 몸도 덩달아 축축 늘어지기 마련이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게을러져 꼼짝도 하기 싫어진다. 또 괜히 가슴이 울렁거리고 정신이 몽롱하고 집중도 되지 않는다. 온도가 갑자기 높아지면서 초래된 인체 생리 현상의 변화 때문이다. 이런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각종 ‘열병’에 노출될 수 있으며,심하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 특히 기온 변화에 신체 적응력이 떨어지는 노인이나 어린이,심장병,뇌졸중 등 환자들은 어느 때보다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고열과 신체의 변화=일반적으로 피부 온도가 34.5℃이상 올라가면 땀이 난다. 땀이 나기 위해선 피부의 혈관이 확장돼야 하므로 혈압이 평소보다 약간 낮아진다. 그러나 혈관이 확장되면 이 곳에 더 많은 피가 몰려야 하므로 자연히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도 가빠지게 된다.
더군다나 땀을 심하게 흘려 혈액의 점성이 높아지면 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심장병 등 순환기병 환자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온몸의 말초혈관이 확장돼 이곳으로 피가 몰리면 몸의 다른 조직에 공급되는 피의 양은 자연히 줄어들게 된다.
먼저 뇌로 공급되는 피의 양이 줄어들면서 인지기능과 정신활동 능력이 떨어진다. 중추 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식욕감퇴,권태감,피로감,무기력감 등도 쉽게 느낀다. 근육에 공급되는 피가 감소돼 근육의 수축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운동능력도 평소보다 떨어지기 마련.
그밖에 위장에 피 공급이 감소되면서 소화불량,변비 등의 증상이 생기며,신장 혈관이 수축되면서 신장 기능이 감퇴되고 소변 배설량도 줄어든다.
◇열병 주의=찜통 더위 속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는 흔히 ‘더위먹었다’고 하는 ‘열(熱)피로’ 현상.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빠져 나감에 따라 피로와 현기증,구역질,식욕감퇴,가슴 울렁거림,두통,근육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고온의 작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나 땡볕에서 라운딩을 즐기는 골퍼,외판원 등에게 흔히 발생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는 “열피로를 예방을 위해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를 막고,뜨거운 햇볕 아래서 심한 육체 활동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야외에서 땀을 많이 흘릴 때에는 전해질이 함유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이온 음료를 마시는 것도 도움된다.
폭염 속에서의 생활은 일사병이나 열사병을 부를 수도 있다. 일반인들이 말하는 일사병은 의학에서 말하는 일사병과는 다른 ‘열실신’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뜨거운 땡볕에 오래 서 있다보면 어지러운 느낌과 함께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쓰러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는 고온에 노출되면 인체의 말초혈관들이 확장되고 혈액이 주로 하지에 몰려 대뇌에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실신하게 되는 것.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연 교수는 “고온에 적응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올 수 있는 현상으로,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옷을 벗고 꽉 끼는 옷을 느슨하게 해주면 곧바로 회복된다”고 말했다.
반면,진짜 일사병은 보통 ‘열사병’이라고도 하는 흔하지 않은 질환이다.이는 곧바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인체에는 체온 유지를 담당하는 체온 중추가 있어 땀을 흘리거나 호흡 등을 통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그러나 열사병은 과도한 더위에 이런 몸의 체온 중추가 이상을 일으켜 발생한다. 이때는 얼음물이나 차가운 물 등으로 피부를 식히는 등 체온을 가능한 빨리 떨어뜨리고 즉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유 교수는 “엄청난 더위는 모든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만 특히 신경 계통의 질병,당뇨병,심장병,비만,알코올 중독 등의 질환을 갖고 있거나 몸이 약한 노인 및 여성들은 더욱 각별한 주의와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강한 여름 나려면=여름을 이기기 위해선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충분한 휴식,스트레스 관리,적절한 운동 등으로 체력을 기르고 인체 리듬을 잘 관리해야 한다. 특히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엔 체력 소모가 많으므로 입맛이 없다고 식사를 걸러선 안 된다. 과격한 운동이나 과로,과음,스트레스 등으로 인체 리듬이 깨지면 불면증,소화장애,감기,불쾌감 등 각종 증상이 초래된다. 여름철엔 인체 각 시스템이 일종의 비상사태에 돌입한 것과 같으므로 과음·과로 등으로 인한 증상은 평소보다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또 무더운 시기에는 중요한 업무외에 가급적 스케줄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정신과 신체 건강에 좋다. 또 가능한 냉방에의 노출시간을 줄이고 실내외 온도차는 섭씨 5∼8도 내외로 유지한다.
한편,더위 때문에 교란된 중추 신경계를 바로 잡는데는 냉온욕(冷溫浴)이 효과적이다. 혈관의 수축과 확장이 반복되면서 혈액순환이 촉진돼 피로와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또 외부 온도 변화에 대한 적응력도 키워져 무더위를 이길 수 있게 된다.
냉탕에서 먼저 시작해 1분 정도씩 6∼8회 냉온탕을 하고 냉탕에서 끝내는게 좋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은 “냉온욕이 심장에 부담이 되는 심장병,고혈압 환자 등은 더운 물과 찬 물을 대야에 받아놓고 무릎 아래만 물에 담그는 각탕법(脚湯法)으로 냉온욕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기자 twmin@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