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쪽이 트여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남산 타워를 올라간다고 생각해보자.
아래층에서는 몰려다니는 안개 때문에 사람이나 나무, 성곽등의 윤곽이 보였다 안보였다 하며, 모든 것이 흐릿하거나 모호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주관적이고 본능적 감정일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더 위로 올라갈수록 안개지역을 벗어나 시야가 더 넓어지며, 꼭대기에 도달하면 파노라마같은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고 모든 것을 뒤덮고 있던 아래 쪽의 안개도 저 아래에서 그것도 세상의 아주 일부만 가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깨달음의 경지처럼 엘리베이터는 조금 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공간인 이성과 지각, 그리고 객관성의 영역으로 우리를 데려온 것이다.
우리가 세상 일에 찌들어 두렵고 불안하거나, 의무나 책임감에 짓눌려 가슴이 탁 막히거나, 잘 해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자신을 질책하게 되면, 우리의 지각은 지금 눈앞에 대면하고 있는 단편적인 상황만을 인식하거나 왜곡하기 쉽다.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지각과 이성을 추가하여 둘 사이에 교류가 일어날 수 있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감정만 붙들고 엎치락 뒤치락 씨름할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동시에 하기 위해서는 전망대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눈앞의 상황에 집착하지 않고 감정에서 떨어져 나와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이성적으로 돌이켜볼 수가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야 '서로 다름'은 단지 '다름 자체'일 뿐, 그것이 '틀렸다'거나 '잘못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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