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은 '일상의 행동인 행실을 바르게 닦는 것'이고, 공부는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닦는 것'을 말한다. 즉 수행은 행동을 바르게 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고 공부는 지식을 향상시키는 과정이라 하겠다.
불교적인 수행은 어떤 지식을 전수하고 받아 들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구속하고 있는 고정관념의 의식을 깨뜨리도록 돕는 것이다.
어떤 가르침을 받아 듣고 외우거나 지니고 다니는 것으로 공부를 삼는다면, 그것은 우리의 지식을 향상시키는 것에 불과하므로 수행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새로운 지식을 보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쌓여있는 잘못된 생활 습관이나 의식을 깨뜨리는 것이며, 이것을 잘못알면 불교 공부가 오히려 자신의 잘못된 생각이나 의식을 합리화시키는데 이용될 수 있다.
알고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옳고, 자신이 싫어하면 틀린 것이다'라는 관념에 젖어있는 똑똑한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아주 많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함과 옳고 그름의 완전히 별개의 개념인데도 자기 아집에 묶여 좋고 싫음의 기호문제를 옳고 그름의 분별과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일으키는 일체의 '분별 그 자체'는 햇빛만 나타나면 사라져 버리는 이슬처럼 모두가 일순간의 꿈이요, 환상이며, 물거품이며, 그림자에 불과하다. 한번 번쩍이고는 사라져 버리는 번개처럼 실상이 없는 허상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분별에서 자유로워지고 그만큼 인생이 편안해질 것이다.
살아 가면서 일어나는 시비분별들이 나의 인연에 비친 모습일 뿐임을 직시하고 실제 세계가 아님을 분명히 알아서 거기에 몰입하거나 집착하지 않도록 마음의 고비를 단단히 쥐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스스로를 조금씩 통제할 수 있게 되는만큼 점차 흥분된 시시비비 마음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