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은 “공자(孔子)의 도(道)는 효제(孝弟)일 뿐이다(孔子之道 孝弟而已)”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공자의 도란 바로 유교(儒敎)이고 조선왕조 5백년 동안 그렇게 받들고 존숭하던 국가의 통치이념이던 유학(儒學)을 이르는 것입니다. 유학은 본디 효제자(孝弟慈)라고 풀어서 썼으나 간략히 말하면 효제이고 더 줄이면 효(孝)라고만 해도 다 통한다고 다산은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다산이 36세이던 여름, 좌천되어 황해도의 곡산(谷山) 고을의 부사(府使)로 부임하여 본격적인 목민관 생활을 했습니다. 그 무렵에 지은 글로 <곡산향교에 효도를 권장하는 글을 내림(諭谷山鄕校勸孝文)>이 있습니다. 태어나서 세상을 마칠 때까지 공자의 도를 실현하기 위해 온갖 저서를 남겼고 온갖 행위를 다했던 다산이 공자의 핵심 사상인 효를 백성들에게 권하면서, 왜 효도를 해야 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효도하는 것인가를 설명한 글에 그보다 더 간절하고 절실한 내용은 찾기 힘들기에 그에 대한 설명을 하렵니다.
요즘 세상은 정말로 막되갑니다.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부모가 자식을 죽이기도 하지만, 재산이 많은 집안일수록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이 아니라, 친형제간에도 철천지원수가 되어 재산싸움에 생사를 걸고 있으니 해도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닐까요.
다산은 고경(古經)의 뜻대로 효란 부모의 마음을 즐겁게 함을 그 첫째로 여기고, 겸하여 부모의 입맛에 맞는 음식이나 몸에 따뜻하고 고운 옷을 입도록함이라 하여 양지(養志)와 양구체(養口體)를 말합니다. 약(略)해서 지체구양(志體俱養)이라는 용어가 그래서 나왔습니다. 다산은 그거야 예전의 이야기이고 지금이야 구체(口體)만 봉양하는 사람도 효자라 일컫겠다고 명확히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내와 재물이 부모님 모시는 일에 가장 큰 방해라고 설파합니다. 예쁜 아내에게 눌려 부모를 섬기기 어렵고 재산을 모으느라 부모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옛날의 판단이긴 해도, 현대인들, 아내와 재물을 어떻게 해야 제대로 부모를 모실 수 있을지 한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요즘 다쳐서 제 진료실을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하는 강조하는 말은 "하루에 한번씩 어머니, 아버지께서 웃으시도록 만들어드려라"는 것입니다.
정말 부모님 얼굴에 웃음이 떠오를 때, 그 때가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던 것같아서요.
항상 즐겁고 건강한 나날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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