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22.04.12 + 작 성 자 : 이동윤
+ 제     목 : 우리는 일상에서 매번 같은 문제로 서로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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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적에는 아버님이나 돌아가신 분들이 생각날 때는 집이나 절에서 향을 피우곤 했다. 주위 사람들이 의아해 하면 그냥 "향내가 좋아서~!"라고 둘러대곤 했다. 길가다 절을 만나면 꼭 대웅전에 들어가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돌아가신 분들의 축복을 빌었다.

절에서는 스님들이 대화의 방법으로 먼저 향을 피운다. 부처님과 보살님들, 그리고 조상들과 대화하고 싶을 때 향을 피우게 된다. 향을 피우면서까지 돌아가신 조상님들과 대화도 하는데, 하물며 내 곁의 살아있는 가족 친지들과 대화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향을 피우는 행위는 대화에 수반되는 행위이며, 내가 피우는 향은 마음이 향이고, 자각의 향이자 집중과 지혜, 그리고 통찰의 향인 것이다. 누군가와 연락하고 싶으면 항상 향을 피우면 저절로 마음의 대화가 가능해진다.

진정한 대화를 하려면 마음의 향을 피워야 한다. 자각의 향을, 집중의 향을, 그리고 통찰의 향을 피워야 한다는 의미다. 의식적인 집중 없이 그냥 습관적으로 피우는 향은 아무 소용이 없다. 향을 피우고 조용히 향내를 맡으며 내 앞의 현실을 깊이 생각한다.

돌아가신 부모님, 형제와 친지들, 이웃들과의 관계가 여러 가지 이유로 성공적이지 못했으며, 때로는 실패한 적도 있었으며, 나 자신의 현실과 괴로움을 항상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기도 했지만, 그렇게 조용히 나 자신의 지난 행동을 돌아본다.

인간관계가 실패하거나 단절된 데는 나 자신에게도 분명히 부분적인 책임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지만 늘 다른 사람들 탓만 했지 나 자신의 책임을 전혀 생각하지도 해본 적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런 과거의 행동들을 반성하고 진심으로 후회한다. 밤늦게 술에 취해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을 괴롭혔던 기억과 내가 했던 모든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문득 어느 순간 분노와 고통으로 가득하던 마음 속으로 한 줄기 연민의 정이 뚫고 지나갔다.

그 마음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마음이 개운해지고, 마음속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사람들이 나에게 해주려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비로소 제대로 이해가 되었다. 상대의 말을 깊이 경청하고 사랑을 담아 말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지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지만, 아무리 똑똑하고 잘생겼지만 항상 다른 사람을 탓하는 고질병적 습관을 고치지 않는 한 어느 누구와도 소통할 수 없으며, 하지도 못한다. 불행해지길 원하지 않으면서도 나쁜 습관을 끊어내기 어렵다.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고 잘못된 습관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내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계속 외롭고, 이렇게 외로운 사람은 자신뿐이라 생각하며, 누군가 진심으로 자신을 이해해 주기만 바라게 된다. 결국 모든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그들은 상처를 입고 떠나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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