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저녁 일찍 집에 들어왔는데
-지금 어디요. 지금 빨리 북창동 보물섬이라는 즉석 불고기 집으로 오시오. 8시5분
-엠병하네, 지금 어디여. 얼릉얼릉와 꽁짜로 다 시켜 줄테니까. 8시25분
-콱 죽여버려, 시방 누구 엿메기는거여. 북창동으로 빨리 오라니까. 8시33분
-시방 벤츠랑 있어? 이시벅짜리 새 벤츠 해 줄테니까 10분내로 빨리 와. 8시45분
-야 썩을 진사야. 안 올래? 살살 녹는 즉석 불고기감 벤츠 그냥 준다니까 엠병하네.9시 3분
아니, 나도 마침 집에서 꽃등심 구워 먹고
디저트로 달콤한 메론이랑 홍시랑 먹으며
소파에 발랑 누워 텔레비전 본 죄 밖에 없는데
웬 욕을 저리도 하시는지요.
그리고 배 불러 죽겠는데 웬 밤중에 불고기를 먹으라는지
그 불고기는 꼭 그 밤중에 먹어야 하는지
아침이고 점심이고 저녁이고
나 배고플 때 먹으면 그만이지 왜 그 시각 10분내로 와서 먹어야 하는지...
도대체 어리둥절해서 원...
이보시요. 나도 이시벅 있소.
그깟 불고기 안 먹소.
강남 불고기면 몰라도...
그런데 북창동 불고기는 1인분에 얼마예요??
낼 점심은 북창동에서 먹어야겠다.
아주 따끈한 즉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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