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세브란스 마라톤 대회에서 시각 장애인인 이용술 씨와 같이 끈으로 손목을 연결하고 하프 코스를 1시간 40분에 달렸습니다.
이용술씨는 시각 장애인이지만 마라톤 기록이 3시간 20분데로 아주 빠른 주자이면서, 사하라 마라톤, 아마존 밀림을 헤치고 달리는 아마존 마라톤 대회까지 완주한 베테랑 마라토너입니다.
저는 주로 대열의 후미나 중간에서 출발하는 편이지만, 어제는 대열의 맨 앞쪽에서 출발을 하였습니다. 대열의 뒤쪽이나 중간에 서면 부딪혀서 달리기가 힘들다는 이용술씨의 의견을 따랐지요.
혼잡한 주로에서 달리다가 갑자기 멈추는 행동은 정상인인 우리들에게도 위험한데, 어제도 갑자기 바로 앞에 가던 주자가 멈춰 서서 박치기를 할 뻔 하였습니다.
시각 장애인들은 주로를 달리면서 어떤 풍경을 망막에 그릴까 궁금했지만, 막상 물어보지는 못했습니다. 혹시 마음에 서운한 상처를 더 주게 되지나 않을까 생각되어서.....
우리는 주로 주위에 펼쳐지는 풍경들을 감상하며 그로 인한 연상도 하며 달리지만, 시각 장애인들은 모든 신경을 발끝에 두고, 도우미와 연결된 1m 정도의 끈을 통해 전해지는 메세지에 집중하며 달리기에만 전념한다면 얼마나 힘들까요.
나는 얼마나 이기적인 달리기만 하고 있는가 하는 반성도 하게 되었고, 앞으로 시각 장애인 도우미도 자주 해야겠다는 다짐도 하였습니다.
항상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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