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는 아무리 비바람이 몰아치고 폭풍이 불어와도 그냥 꽃으로 피였다가 꽃으로 지는 법은 없이 꽃 하나가 반드시 열매 하나를 맺고서야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은‘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반드시 자식을 낳고서 가야한다’ 그것도 많이 낳고서 가야 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래서 제사상 대추가 첫 번째 자리에 놓이는 것은 자손의 번창함을 상징하고 기원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지요.
막 결혼식을 마친 신부가 시부모에게 폐백을 드릴 때 시부모가 대추 한 움큼을 새 며느리 치마폭에 던져주는 것도 이같은 상징적 의미로“아들 딸 구별말고” 대추 열듯이 많이 낳아 자손이 번창하게 하라는 의미이겠지요.
또, 하나의 밤알이 땅속에 들어가서 뿌리를 내리고 싹이 나서 줄기와 가지를 이루고 잎이 나서 하나의 밤나무가 될 때까지는 여느 식물과 다를 바 없지만, 보통식물의 경우는 한 알의 씨앗이 썩어서 나무를 길러내면 그 최초의 씨앗은 썩어서 사라져 버리지만 밤만은 땅속에 들어갔던 최초의 씨 밤이 썩지않고 그대로 생밤으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얼마나 오랜 세월이 흘렀건 간에 최초의 씨 밤은 그 나무 밑에 생밤인 채로 오래오래 그냥 달려 있기 때문에 밤은 나와 조상의 영원한 연결을 상징하여 자손이 몇 십, 몇 백대로 내려 가더라도 조상은 언제나 나와 영적으로 연결된 채로 함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조상을 모시는 위패는 반드시 밤나무로 깍는데, 밤나무라 잘 썩지 않는 이유도 있겠지만 특별히 결이 좋은 것도 아니요, 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런 상징성 때문이지요.
박동수 원장님 덕택에 다시 한번 옛 조상들의 실사구시적 생각의 단편을 접해보는 기회를 가졌네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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