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가 서울대학교에 선택적 배아줄기 세포 연구 과정의 적절성을 감사해줄 것을 건의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이 건의를 받아들여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만에, 감사진의 인선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은 능력이나 자격이 안된다는 것이 사양의 이유이지만, 사실은 여론의 눈치가 힘겹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 이름과 교수라는 지위에 걸맞지 않는 처신들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남자답고 단호하고 관대해지기보다 몸을 굽히고 머리를 숙이며 아부를 하는 것이 훨씬더 쉬울 때가 있다. 어떤 편견에 맞서기보다 편견에 굴복하는 것 또한 훨씬 더 쉬울 때도 많다. 죽은 물고기도 강물을 따라 흘러 떠다닐 수는 있지만, 스스로 헤엄쳐서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데는 힘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행동들은 교수라는 공인의 전체 인격을 저하시키고, 도덕적 관념의 해이의 정도를 나타낸다. '배겟머리 송사'라는 말처럼 침실에서의 말과 강단에서의 말이 다르며, 개인적으로는 편견을 멸시하면서 대중 앞에서는 편견에 영합하는, 그야말로 위선조차도 불명예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처신이다.
교수직에 있는 사람들이 용기있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지 못하는 사회라면, 그런 교수들에게 배우는 제자들에게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그들은 자신의 앞에 제시된 본보기를 따를 뿐이다. 보다 잘난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요령껏 책임을 피하고 임무를 게을리 하며 얼렁뚱땅 상황을 모면하려 들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말은 이렇게 하고 행동은 저렇게 하며, 자신들의 행위를 숨길 만한 은밀한 무언가가 주어지면 그제서야 비로소 자유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에게 아부하며, 진실을 숨기고 저속한 기호에 맞게 낮춰 말하며, 더 나아가 계층간의 집단적 증오심에 호소함으로써 인기를 얻는다면 정직한 사람들은 당연히 그런 인기를 경멸할 것이다. '다수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소수에 대한 증오'에서 비롯된 정치 신조는 이기심과 반사회적인 편견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정치인들과 무엇이 다른가?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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