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휴~ 그랬나요?
정말 그런 일이 있었나요?
영감님과 제가 식사한 것은 사실이나
그런 기억은 꽁꽁 얼어 있어 도무지 해동이 안 되는 군요.
허나 영감님이 그런 거짓말을 하실 분이라고 믿는 사람은
동서고금을 틀어막고 물어봐도 아무도 없는지라
순전히 제 잘못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큰일입니다.
이미 동윤 박사님은 신청을 해 버리셨고
나는 아직 신청을 안했지만
종생 아우께 간다고 이미 멜을 보낸 터라
참으로 난감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 이렇게 난감 할 때가 또 있을까.
깡그리 기억 못한 약속도 약속은 약속인지라
지켜야 할 것이요.
가겠다고 큰소릴 쳐 놓은 여수행도 약속인지라
숙명처럼 지켜야 할 처지...
이쯤에서 나는 또 내 좋은 머릴 돌려본다.
태초 인간 김재남은 여수로
복제 인간 김진사는 시청 앞으로
ㅋㅋㅋ..영감님 이러면 됐지요?
나는 왜 이렇게 머리가 좋은 거야.
언 강 쨍하고 얼음 갈라지 듯
내 머린 항상 쨍쨍 참 잘도 돌아간다.
이쯤에선 솔로몬도 울고 갈 것만 같다.
2.
그나저나 쥔장님 어쩔깝쇼?
여수를 따르자니 어느 영감님
“이 엠병할 놈아 잘 먹고 잘 살아라.”할 것 같고
시청앞을 따르자니 여수 쫑생이
“아따 성님? 지금 먼 소리요? 시방 나 돼지 한 마리 자블라고 그라는디 머라우?"
휴~~ 쥔장님,
천상 내일 밤 ‘연말 소아암 돕기 전체 모임’에서
결판냅시다.그런데 내일 모임은 어덴가요?
압구정 베이징 덕인가요?
그리고 낼은 그 동안 숨겨 놓았던
내 벤츠를 대동할 예정이오니 그리 아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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