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김재남
눈 오는 산속을 걸었습니다.
푹푹 쌓인 눈들로 길은 없었습니다.
골짜기의 물들도 덮인 눈 속에서만
우는 듯 했습니다.
늦가을까지 노래하던 새들도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어쩌다 가랑잎이 입 내밀어
가쁜 숨을 헐떡이고 있었습니다.
산은 그렇게 조용했습니다.
먼저 간 발자국 하나 없는 눈 위로
햇살이 가만가만 길을 엽니다.
덩달아 솔가지도 툭툭
머리 위 눈들을 털어 냅니다.
마을 밖, 웅크리고 있던 바람이
가랑잎 사이로 파고듭니다.
흰점박이 산 까치가 노래합니다.
산은 그렇게 조금씩 소란스러워 졌습니다.
배낭 속 먹을 것들이
제사상처럼 흰 눈 위로 모여듭니다.
햇살이 말끔하게 씻어 줍니다.
누군가 눈물 흘리며 향을 피웁니다.
再拜 하며 연신 어깨를 들먹입니다.
바삐 출근하던 날엔
나에겐 영원히 이런 날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꿈도 못 꾸어 본 일입니다.
눈은 그치고
한기가 들어서야 배가 고팠습니다.
제사상 위 것들을 다 먹었습니다.
놔두고 갈 것 뭐 있겠습니까.
아까운 50년을 그렇게 다 먹었습니다.
배낭이 바람처럼 가벼워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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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운동갈까 하다
그만 컴을 킨것이 결국 운동도 못하고
출근도 늦고
고작 '눈 오는 날'을 썼습니다.
언제 이런 기분으로 눈 오는 날
등산이나 해야겠습니다.
휴~~ 출근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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