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입니다.
모처럼 푹 쉰 일요일입니다.
그 동안 일요일을 월요일처럼 연신 일만 해댔는데
오늘은 성탄일이라 교회를 갔습니다.
두어 달에 한번 갈까말까하는 교회지만
오늘은 좀 특별한 날, 해서 도라꾸 눈치가 좀 수상쩍어
끽소리 안하고 따라 갈 채비를 서둘렀습니다.
교회는 2부 예배라 하여 오전 11시에 시작했습니다.
습관대로 좀 늦게 도착한지라 이방인들 전용 뒷자리는
벌써 만원사례, 할 수 없이 목사님 눈초리가 매서운
맨 앞자리에 꽂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맨 앞자리,
졸 수도 없지요.
꾸억꾸억 하품을 할 수도 없지요.
그렇다고 몸을 삐딱하게 앉을 수도 없지요.
뭔가 급한 척 슬그머니 나와 버릴 수도 없지요.
미로처럼 점점 어려워지는 시간 속
휴~~ 예수가 언제 태어났다는 둥
빌라돈지 빈라덴인지 그 사람이 예수한테
왕이냐 물었다는 중 어쨌다는 둥
아니, 2년 전 것도 알 필요 없는 세상에
자그마치 2000년 전 걸 알아서 뭐 하겠다는 건지
그때 예수가 왕이었으면 어떻고 쫄짜였으면
뭐 어떻다는 건지... 졸리기는 하지요 연신 하품은
피눈물나게 나오지요. 그 통에 또 성가대 도라꾸급
아짐씨들은 바로 옆에서 다 쳐다는 보지요.
지독스런 맨 앞자리
꿈엔들 잊힐리야 그 맨 앞자리...
지금은 김포 病老하신 장모님 뵈려 왔습니다.
지난번 간 치료를 받아 더 홀쭉해지신 장모님이 안쓰러워
고기도 좀 사드리고 손도 한번 잡아 드렸더니
아들보다 백배 나은 사위랍니다.
ㅋㅋㅋ.....노인네들은 하얀 눈 만큼 참 순결합니다.
맘 한번 착하게 먹으니 세상이 흐뭇해집니다.
하루 희생하니 세상의 겨울산들이 모두모두
푸른 산 푸른 들입니다.
쥔장님, 넉넉한 세상의 길로 인도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모 부회장님은 교회도 안나가고
맨 날 미모의 벤츠들하고 놀기만 합니다.
언제 철이 좀 들려는지 걱정입니다.
참 걱정입니다.
오늘은 소원 비는 성탄일
하느님 소원이 있어요.
제발 철없이 벤츠들하고 놀기만 하는 모 부회장님을
작신 회초릴 내리치어서 철좀 들게 해주세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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