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 오는 아이들이나 부부들 중에서 꼭 자신의 상태를 같이 온 부모나 배우자에게 설명하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엄마와 아내들은 그것이 자연스러운 자신의 의무인 듯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이야기를 끊고 아이들이나 남편에게 직접 자신이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것을 이야기하게 요구한다. 그러면 대부분이 조리없이 정리되지 않은 진술을 하게 되고, 내가 마지막으로 다시 정리를 해가며 확인을 해야 한다.
아이들은 만 6세까지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접하게 되는 모든 것을 본능적으로 만져보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고, 피부로 느끼면서 주변의 세상을 배워가는데, 어른들은 이 순간을 못참고 아이들에게 "하지마! 먹지마! 가지마! 만지지마! 그만해! 조심해!"라고 고함치거나 화를 내거나 때리면서 막게 된다.
부모가 왜 그러는지 이해하지 못한 아이들은 자신이 작고 무능하기 때문이라 생각하게 되어 모든 일에 "나는 못해"라고 받아들여 버리게 된다.
이런 '나는 못해!'라는 지속적인 느낌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굳어지게 되고, 이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성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된다. 조금이라도 위험하거나 약간의 시간과 돈, 감정을 빼앗길 우려가 있을 때마다 마음 속에서 튀어나와 새로운 일이나 다른 일을 못하게 막아 버린다.
나는 어릴 때 조용하게 지내는 것이 미덕이라 교육을 받았고, 우리 집안의 내적인 문제로 인해 저녁마다 언쟁이 그치는 날이 거의 없었다. 그런 상황을 다른 동네 사람들이 듣고 아는 것이 참을 수 없을 만큼 부끄러웠다. 그 결과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의 의견을 발표하거나 이야기를 하는 것을 극도로 두렵고 걱정스럽게 생각하고 모든 수단을 통해 피하려고만 하였다.
사람들 앞에만 서면 나는 왜 그렇게 작고 왜소해 보이고 불안하고 두려운지 정말 모를 일이었다. 맥박은 빨라지고 숨은 가빠지며 입안이 마르고 머리가 아파지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이런 나의 모든 두려움은 사실은 내 마음 안에만 존재하며, 실제로 외부에는 두려워할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대학 때까지 계속되었다.
나는 진료실에서 아무리 어린 아이들이라도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하도록 동반자들의 말을 매정하게 막아버린다. 그것이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의 선물이라 생각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