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 참으로 오래간만에 인사드립니다.
직보반 시절부터 구도자로서의 몸부림을 시작한지 5년 만에 거부할 수 없는 하나님의 소명을 받아 이 곳 중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참진리를 알기에는 너무나 짧은 5년이었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서 한없이 부족한 저를 택해주셔서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고, 또 공부도 하게 하셔서 신학 대학원 마치자 마자 성남에 교회 개척도 했습니다. 그러나 또 여기 중국도 급하다고 생각하셨는지 온 가족을 이끌고 오게 하셔서, 개척했던 교회는 다른 목사님에게 맡기고 여기에서 조선족을 상대로 선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은 외국인끼리, 중국인은 중국인끼리 종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조선족은 한국인 교회에 가서 설교를 들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저의 활동은 사실상 불법입니다. 그래서 언제 어떻게 신변에 문제가 생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하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그들과 함께 소망을 일구어 나가는 보람이 저의 신변 안전보다도 더 귀하고 가치있음을 알기에 오히려 큰 기쁨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는 마치 전쟁이 일어난 것과 같습니다.
밤새도록 여기저기서 폭죽을 터트리고 있는데, 잠시 터트리는 것이 아니라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계속하고 있습니다.구정 전날 자정을 기하여 온 하늘이 불꽃으로 뒤덮을 정도로 정신없이 쏘아대더니,이틀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터트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중국 정부에서 11년 만에 시내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것을 허락했답니다.그런데 한 가정에서 폭죽을 사는 양이 , 조금 살 만하면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 잘 사는 집은 천만원 단위로 폭죽을 사서 터트린다고 합니다.폭죽을 터트리는 이유는 귀신을 쫓아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리고 구정은 보통 10일에서 15일 정도를 쉬는데, 정초부터 일하면 일년 내내 일만 하고 산다고, 그동안 가득 준비한 음식을 놀고 먹고 친척들을 방문하고 하는데, 어떤 이는 일년 동안 번 돈의 절반 까지도 쓰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네요. 조금 과장된 말이지만 어쨌든 보통 일년 번돈의 최소 십분의 일에서 십분의 삼 정도는 쓴다고 합니다. 폭죽 터트리는 것을 보니까 , 마치 폭죽에 무슨 원한이 맺힌 사람들마냥 끊임없이 쏘아대더군요. 하나에 십만원이 넘는 것을 한 가족이 돌아가면서 수 십개씩 연달아서 터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각에도 계속해서 시끄러울 정도로 쏘아대고 있습니다.
한국의 조용한 명절 맞이 와는 색다른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처음에는 신기했는데 이제는 너무 시끄러워서 정신이 없습니다.
아무튼 구정을 맞이해서 원장님과 사모님, 그리고 아이들 모두 건강하시고 기쁨과 평안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박동수 원장님! -기억하실려나 ?- 그리고 최성순 씨!
혹시나 이 글을 보시게 된다면, 올 한해도 한걸음, 한걸음 축복된 걸음 되시고, 범사가 잘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만약 중국 북경에 오시면 정성을 다해서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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