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고학생부군신위
동태전이 오르고 과일이 오른다
파장에 산 조기가 고사리 뒤로 눕고
고봉으로 오른 뫼가 紙榜 앞으로
탕과 나란히 선다
지난여름 태풍 매미가 덜컹거리며 지나간 제삿상
경계가 넓다
반쯤 열린 창문 너머로
촛불이 길을 나선다
일년에 한 번 오시는 오늘
마을 밖 방죽길이 유난히 빙판이다
장날이면 이 길 따라 등짐을 팔고
쇠전머리 주막 찾아 빈 배를 채우시다
마중 나온 어린 나를 덥석 안고는
아이고! 내 새끼 왔능가?
밤 눈 보다 하얀 입김은
독한 술 냄새로 아릿하고
샛강 위로 미끄러지던 달빛은
술 냄새에 비틀,
제 자리에 서지 못하던 밤
올해는 어찌 할 방도가 없습니다
정성으로 흠향 하옵시고
내년에는 방죽길에 자가용 한대 세워놓겠습니다
*
오래전에 쓴 것인데 마침 생각이 나서 다시 올려 봅니다.
정성껏 눈으로 흠향하옵시고 명절 휴일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는 오늘도 디비잘까 합니다.
뭐 할 일이 있어야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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