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우리나라에서 한 해동안 전국적으로 개최되는 달리기와 마라톤 대회는 대강 300-400개 정도 될 것이다. 모든 대회가 여러 가지 목적과 수식어를 붙이고는 있지만 거의 모두가 수익을 목적으로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기부성 마라톤 대회라고 이름을 붙이고 있지만 대회 수익의 3% 이상을 기부하는 대회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수익금 전부를 기부하는 대회는 '사단 법인 한국 달리는 의사들'에서 개최하는 소아암 환우 돕기 마라톤 대회가 유일하다.
'사단법인 한국 달리는 의사들'은 2000년도 10월에 달리기를 좋아하는 의사들의 친목 모임으로 시작되었다. 우리 나라에서 1994년까지는 마라톤 대회라면 엘리트 선수들만의 경쟁을 위한 레이스(race)였을 뿐이다. 그러다가 1995년부터 경주에서 봄에 개최되던 동아 마라톤 대회와 춘천에서 가을에 개최되던 조선일보 춘천 마라톤 대회에 일반 주자들의 참가가 허용되면서 해가 갈수록 참가하는 일반 주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대회를 주최하는 신생 조직위원회나 참가하는 주자들이나 장거리 달리기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으며, 그냥 판을 벌리는 측과 춤을 추는 측이 있었을 뿐이다. 자연히 주자들의 취약한 신체적 안전이 문제가 되었고, 달리는 의사들 회원들은 다른 주자들과 함께 달리면서 주로에서 발생하는 심장마비같은 응급환자들에게 응급 소생술을 시행하고 구급차와 의료진이 도착할 때까지 환자의 상태를 유지하는 '레이스 패트롤'이라는 봉사를 하게 되었다. 이런 봉사활동을 통하여 달리기 분야에서 일반 주자들이 갖고 있는 달리는 의사들에 대한 이미지는 대단히 양호하며 우호적이다.
'레이스 패트롤' 봉사와 달리기 워크샾,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주자들의 안전의식과 조직위원회에서 중점을 두어야 할 안전체계에 대한 계도와 건의가 반복되면서 우리나라의 마라톤 대회도 이제 '주자 중심' 대회로 많이 개선이 되고 있다.
2002년 종합학술대회를 기점으로 달리기 워크샾을 하면서, 소아암 돕기 건강달리기 대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기획 의도는 우후죽순처럼 번지고 있는 수익성 마라톤 대회에서 더불어 사는 밝은 사회를 위한 기부성 대회를 개최하여 우리 나라의 마라톤 대회 문화를 바꾸어 보자는 것이었다. 스스로 모범을 보이기 위하여 대회 운영 경비는 스폰서를 통해 해결하고, 참가자들이 내는 참가비는 전액 소아암 단체에 기부하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경험이 없어서 대회 경비가 모자라 회원들이 십시일반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일, 이백만원까지 자발적으로 모아서 해결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운영경비를 조달하는 일이 어려워 매년 개최하는 것을 포기하고 작년에 의협 종합 학술대회의 스폰서를 받아 다시 대회를 개최하여 2천만원 이상의 금액을 기부하여 참가한 주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다.
또한 초청한 일본 의사 조깅 연맹 임원들로부터도 설립한지 30년이 넘은 일본 의사 조깅 연맹에서는 생각도 하지 못한 훌륭한 사회 참여 행사라는 평가도 받았다.
올해부터는 참가비를 증액하여 참가비에서 최소한의 운영경비를 제하고 남는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는 대회를 매년 개최하기로 방침을 바꾸었다. 대회 후에는 전문 회계사의 감사를 받아 그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참가자들에게는 메일로 알려줄 계획이다. 이런 우리의 새로운 시도가 조만간 비정상적인 참가비 인상의 억제, 수익 일변도 대회 개최의 지양 등 우리 나라의 마라톤 문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찬 하루 대신,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거대한 병마와 맞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일년에 하루는 이웃을 위해 달리자’는 슬로건으로 개최되는 ‘소아암 돕기 마라톤대회’가 희망의 불씨가 될 것이다.
4월 30일 오전 10시에 여의도 한강 시민 공원에서 21km, 10km, 5km, 3km코스로 나뉘어 개최되어 암으로 고통 받는 많은 어린 환우들에게 ‘희망의 전령사’로 자리매김할 ‘제3회 달리는 의사들 소아암 돕기 마라톤대회(http://event.runningdr.co.kr)’에 많은 성원 바란다.
사단법인 한국 달리는 의사들 회장 이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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