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술을 많이 마신다는 둘 째 아들에게
술을 마시는 법도에 대하여 세세한 조목을 열거한 편지가 있네요.
"술맛이란 정말로 입술을 적시는데 있다. 소가 물 마시듯 마시는 사람들은 입술이나 혀에는 적시지도 않고 곧장 목구멍에다 탁 털어넣는데 그들이 무슨 맛을 알겠느냐!
술 마시는 정취는 살짝 취하는데 있지 얼굴빛이 홍당무처럼 붉어지고 구토를 해대고 잠에 골아 떨어져 버린다면 술 마시는 무슨 정취가 있겠느냐?
요컨대 술 마시기 좋아하는 사람이 병에 걸리기만 하면 폭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독(酒毒)이 오장육부에 배어들어가 하루아침에 썩어 물크러지면 온몸이 무너지고 만다. 나라를 망하게 하고 가정을 파탄시키거나 흉패한 행동은 모두 술 때문이다....."
술김에 한 언행으로 인해 '패가(敗家)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평생을 쌓아올린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망신(亡身)을 당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말 분위기와 정취를 위한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마시고 과시하기 위한 술을 마시기 때문이겠지요.
술!
있어도 걱정, 없어도 걱정입니다. 저는 젊었을 때는 밤새 잠안자고 친구들과 술마시기를 좋아한 때도 있었습니다만, 요즘은 일차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냥 할 이야기를 재미있게 할 정도가지만 가고 싶은데, 그것마져도 잘 안되는 것같습니다. 자주 취하는 것같으니까요.
많이 마시지 말고 즐기는 술자리 만드시기 바랍니다. 항상 즐겁고 건강한 나날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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