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기부성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지만, 평소에 온갖 종류의 기부를 요청하는 전화가 수시로 걸려온다. 그런데 거의 모든 기부요청이 우리의 마음 속에 잠자는 죄책감을 기술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감정을 조종하여 기부를 하지 않으면 삶의 수준이나 사회적 지위에 비춰볼 때 올바르지 못하다는 느낌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재빨리 빠져나가는 것이 상책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그냥 침묵하며 전화를 끝내면 중지되어 버린다. 누군가가 나에게 죄책감을 사용하려면 나는 그냥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거나 대답을 거부한다. 흥분하지 않고 정중하고 우호적이고 예의바르게 "나는 대답하지 않겠소!"라고 말하며 정신적으로 나의 반응을 자제할 수만 있다면 상대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더 키울 수 있다.
전화상이라 상대가 나를 볼 수 없을 지라도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싶은 욕구를 자제하자. 나의 주인은 나 자신이며, 어떤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것도 내가 결정할 사항이다. 어떤 사안에 대한 설명을 해야겠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은 과거에 심어진 죄책감에 대한 반응일 뿐이다.
죄책감을 이용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데 익숙한 사람들은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반응하면 금방 화를 낸다. 더욱 집요한 태도로 강하게 나오기도 한다. 조만간 상대가 자신의 제어능력을 상실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것을 예견하고 조금만 참으면 나의 죄책감을 이용하려는 상대의 노력을 좌절시킬 수 있다.
인간관계는 건설적이어야 한다. 상대가 나의 죄책감을 이용하여 무언가를 얻으려 한다면 그것이 더 이상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 그 사람이 만드는 부정적인 반응을 이겨내야 한다. 아무리 해도 죄책감으로 나를 조종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상대도 어쩔 수 없이 다른 방법을 사용할 것이다.
더 이상 상대의 죄책감을 이용하지 않게 될 때라야 비로소 개방적이고 정직한 자세와 성숙된 대화로 무엇이든 논의할 수가 있다. 이런 상태가 되어야 상대가 죄책감을 이용하거나 감정을 상하게 해도 파괴적인 감정에 의한 복수를 생각하지 않고 서로가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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