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904년 비밀결사단체인 유신회(維新會)를 조직히고 청년지사들을 규합했다. 다음해인 1905년에는 자신회(自新會)로 발전시키고 지식인 중심의 민족운동인 대한자강회, 호남학회도 참여하여 활동하였다. 이러는 사이 그는 국권을 수호하기위한 방법으로 외교활동을 펴기도 하고 1905년 6월 제1차로 이기, 오기호와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한국침략의 원흉인 이등박문 등을 만나 “동양평화를 위한 한․일․청 삼국은 상호친선동맹을 맺고 한국에 대하여는 선린의 교의로서 부조하라”는 의견서를 전달하고 아울러 일본 정객들에게도 보냈으나 응답이 없자 일본궁성 앞에서 3일간 단식투쟁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후 나철은 1906년 5월 제2차, 동년 10월 제3차, 1908년 11월 제4차로 정훈모와 함께 다시 일본에 건너가 일본정계요로들과 평화적인 민간외교를 벌렸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이와 같이 나철의 구국항일외교는 민간차원의 활동이라는 한계를 지닌 운동이었고 일본제국주의자들의 침략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그들로부터 도의적이고 양심적인 호소로서는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1905년 11월 나철 등이 일본에서 외교활동을 전개하고 있을때 이등박문이 전권대사로 한국에 와서 을사조약을 강제로 체결한다는 소식을 일본신문기사에서 읽고 나철은 평소 친분이 있었던 외부대신 박제순(朴薺純)에게 “목이 잘리더라도 협약에 동의하지 말라”는 요지의 전문을 지급으로 타전하기도 하였으나 을사조약은 일제의 뜻대로 체결되어 외교권이 박탈당하고 국권이 상실되고 말았다. 이에 나철은 일본에서의 활동을 중단하고 단도 두 자루를 구입하여 1906년 12월 귀국하였다. 귀국한 그는 자신회를 통하여 비밀히 을사5적 처단의거를 위한 동지규합에 나서 200여명을 모집했다. 거사에 소요되는 경비도 갹출하여 권총 50여정을 구입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춘 후 거사일을 1907년 1월 1일로 정하였으나 여의치 않아 같은 해 3월 25일에 거사하기로 연기하였다. 거사 전일 동년 3월 21일 나철은 ‘간신을 목 베는 글 ’을 거사에 참가하여 실행할 동지들에게 발표하였으니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여러 의사(義士)들이여, 여러 의사들이여! 금일 거사는 실로 대한독립을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길이요 우리 이천만 중생의 생사문제다.
여러분, 진실로 자유를 사랑할 수 있는가 청컨대 결사의지도 이 5적을 죽이고 국내의 병폐를 소제하면 우리들 및 우리 자손들이 영원히 독립된 천지에서 숨을 쉴 수 있으니 그 성패가 오늘의 일에 달려있으며 여러분의 생사 또한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 재수 없는 인영(寅永)이 이러한 의무를 주창함에 눈물을 흘리며 피가 스미는 참담한 마음으로 엎드려, 피가 뛰며 지혜와 용기를 갖춘 여러분들의 면전에 이 의(義)를 제출합니다.
여러분! 각자 각자 순결한 애국심을 불러 일으켜 흉악한 매국적을 빨리 처형하고 우리나라의 독립을 전 세계에 드높이 선포하면 인영이 비록 18의 지옥에 들어가더라도 지독한 고통을 당하더라도 기쁘고 즐겁기 한량없겠습니다.
이완용은 러시아, 일본에 붙어서 조약체결의 선두에 섰으니 꼭 죽여야 함.
권중현은 이미 조약 체결을 인정했고 농부(農部)의 일국(一局)을 외인에게 양보했으니 꼭 죽여야 함.
이하영은 조약체결이 그 손에서 나왔는데도 속으로는 옳다하고 겉으로는 그르다하여 백성을 속였으니 꼭 죽여야 함.
민영기는 조약 체결이 안으로는 옳고 밖으로는 그르다하여 전국 재정을 모두 외인에게 주어버렸으니 꼭 죽여야 함.
이지용은 갑신년의 의정서와 을사년의 신조약이 모두 그 손에서 나왔고 매관매직하여 나라를 망하게 했으니 꼭 죽여야 함.
박제순은 외부대신으로 조약을 맺은 나라를 팔고 또 참정대신으로 전권을 양도했으니 곡 죽여야 함.
이근택은 이미 조약 체결을 허락하고 공을 세운다하여 폐하를 위협하고 백성들에게 독을 뿌렸으니 꼭 죽여야 함.
그리하여 처단할 인물들을 각기 담당하여 거사 계획을 짰으니 참정대신 박제순은 책임자 오기호외 10명 내외, 내부대신 이지용은 책임자 김동필외 10명 내외, 군부대신 권중현은 책임자 이홍대외 10명 내외, 학부대신 이완용은 책임자 박대하외 10명 내외, 법부대신 이재극은 책임자 서태운외 10명 내외, 전 군부대신 이근택은 책임자 이용채외 10명 내외가 담당하도록 하였다.
이와 같은 계획아래 1907년 3월 25일 결사대원들은 각자가 맡은 처단자 제거장소에서 거사기회를 기다리게 되었다. 그러나 참정대신 박제순이 광화문 앞을 지날 때 오기호가 지휘를 잘못하여 기회를 놓쳐 실패하고 말았으며, 법부대신 이재극이 서대문을 통과하기를 기다렸으나 경비가 삼엄하여 결행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군부대신 권중현이 입궐하기 위하여 중서시를 통과할 때 권총을 발사했으나 명중시키지 못하고 결사대원 강상원이 체포당하고 말았다. 내부대신 이지용이 남대문을 통과할 때 이를 저격하려고 하였으나 실패하고, 다시 나철․오기호․김헌식 등이 박제순과 이지용을 처단하기 위하여 폭탄을 넣은 상자와 서신을 외국인이 보낸 것처럼 하여 배달하였으나 이것도 실패하고 말았다.
이상과 같이 을사5적 처단의거가 실패로 돌아가고 결사대원들은 정부전복죄로 체포되자 나철은 “내가 조종한 일이니 무고한 동지들을 석방하라”고 하면서 스스로 평리원(平理院)에 가서 자수했다.
정부에서는 나철 등 18명을 정부전복․대신암살기도 사건의 내란죄로 재판에 회부하여 이용태, 민형식은 교수형, 오기호는 5년이 구형되었고 그 후 민형식외 1명은 황주군 철도(鐵島), 나철외 11명은 지도(智島), 이승대외 12명은 진도로 유배당했다. 그 후 나철과 오기호는 1907년 12월 7일 고종황제의 특사로 석방되었으며 이들은 석방되자 다시 도일하여 구국외교활동을 했다.
을사5적 처단의거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나철은 다시 애국계몽운동에 앞장서서 대한자강회, 호남학회등에서 활동하였으며 전국적으로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나자 이 운동에도 적극 가담하였다.
생애 제4기에 접어들면서 나철의 일생에는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났다. 1909년 그는 단군을 숭배하는 민족종교로 대종교를 중창하였던 것이다. 이때까지 부르던 나인영이 나철로 바뀌면서 대종교 교조로서 생의 가장 보람 있고 뜻있는 애국애민의 길에 접어들었던 것이다.
일제 강점하 항일민족운동은 독립전쟁론에 의하여 무장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어야만 하겠지만 1910년 경술국치에 의하여 주권을 강탈당하고 식민지로 전락된 민족의 현실에서는 민족의식을 북돋아 민족정신을 앙양시키는 실력을 양성하여 일제와 대항할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논리도 수긍이 되었으며 종교 활동이 그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라 할 수 있다.
그리하여 대종교는 교세가 날로 번창하자 일제는 이의 탄압에 나서게 되니 나철은 대종교 총본부를 중국 만주로 이동할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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