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으면 사기꾼" 혹은 "말 많으면 빨갱이"이라 하여 어릴 때는 가급적 필요한 말 이외에는 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고 배웠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굉장히 무뚝뚝한 편이다.
그러나 살아 오면서 우리가 곤경에 빠져 있을 때나 괴로움을 당하고 있을 때,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입에 담고 싶지 않는 형편없는 생각이라도 자신이 신경쓰고 있는 감정을 말로 바꾸어 표현하기만 해도 '자신의 가슴에 맺혀있는 응어리'가 제거되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불안이나 불확실감을 말로 표현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털어놓아 버리면 자신을 나약하고 가치없는 인간으로 여기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고민이나 실의는 온 세상 사람 모두에게 균등하게 분포되어 있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넓게 분배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누구나 그 일부를 떠맡지 않으면 안될만큼. 그러므로 각자의 고민이나 슬픔을 같이 나눔으로써 자신의 괴로움을 가볍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서로 간에 대화를 함으로써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특별한 것이 아니며, 출구가 반드시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고 안도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내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가 견뎌내고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삶의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을 때,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함으로써 자신만의 껍질 속에 틀어 박히지 않고 자신의 고통에 대해 무언가를 통제하려고 하는 의지를 표현하게 된다. 자신의 슬픔이나 죄책감에 대해 말을 함으로써 다른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되며, 자신이 같은 상황에 놓인 다른 사람들보다도 더 슬퍼하거나 자제심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어쨌거나 다른 사람들과 쉽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사람을 만나 가만히 얼굴만 쳐다보고 있기 보다는 무슨 말이라도 하는 것이 더 정신건강에도 좋다.
나도 좋은 말을 조금 더 많이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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