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라산에는 비가 억수로 왔습니다.
우리는 지리산 입산이 오후 5시를 기해 통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9시 55분에 전원이 모였습니다.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대구와 마산, 광주에서도 계획대로 출발하였다는 전갈이 옵니다.
지리산 국립공원의 입산옽제를 받지 않는 서북능선을 타기로 하고 버스는 출발합니다. 만약 현제에 가보고 사정이 여의하지 않으면 코스를 바꾸기로 하고.....
죽암 휴게소를 조금 지나자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묘한 감정의 열기가 느껴집니다. 일종의 도전심같은.....
작년의 지리산 동부능선 등반 때도 비가 억수로 쏟아졌는데.....
버스를 탄채 해발 1050m정도인 성삼재에 도착하니, 관리소 직원이 나와 통제가 되었다고 알립니다. 우리가 서북능선을 탈 것이라고 하니까 본부에 알아보고 연락을 줄테니까 그 때가지 꼼짝말고 기다리라고 합니다. 기다려봐야 대답은 뻔할 뻔자입니다. 우리는 철수하는 척 차에 올라 차를 돌려 500m 쯤 내려오다 조용히 하차하여 순식간에 돌격대처럼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3시간 등산 후에 질척거리는 등산화를 벗어버렸습니다. 제발 젊을 때처럼 무리하게 하지 말라는 집사람의 충고를 받아들였다고나 할까요.다른 팀들은 계속 산행을 하였고요. 어쨌거나 나도 이젠 늙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등산을 계속하는 팀들의 든든한 뒷모습을 보면서 드는 느낌입니다.
우리 남은 팀은 지리산 온천으로 가서 열심히 온천욕을 즐기고.....이제 질척거리는 등산화 신고 산타는 것은 다시 하고 싶지 않습니다. 맑은 날 멀고 가까운 경치를 구경하며 자신을 단련하는 것은 모르지만.....
오후에 무사히 다시 만났습니다. 반갑고 즐겁고.....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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