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24.12.18 + 작 성 자 : 이동윤
+ 제     목 : 이미 지나간 세월처럼, 오늘도 내일도 자연의 순리에 맞게 덤으로 받은 듯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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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정말 가까이 다가오면서 추위 또한 더 차갑게 피부에 닿는 느낌이다. 대부분의 마음들이 허허한 시기이지만,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나는 분들도 여전히 생기고 있어서 더더욱 마음을 슬프고 아프게 하기도 한다.

가까운 가족들과의 영원한 이별은 더더욱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연말의 허전함 속에서 가까이 있던 분들의 평소 숨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질 때도 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모진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이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꿈 속에 돌아가신 분이 나타나는 것은 아직도 망자와의 관계에서 남은 감정이 있다는 의미다. 큰 일을 앞두고 그럴 때가 더러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일도 거의 없게 되었다. 그분들과의 감정적 해결이 전부 청산되었다는 의미라 생각된다.

이런 일은 그 자체로도 슬픈 일이지만, 언젠가는 망자에게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살아있는 사람은 죽은 사람의 존재를 자각하지 못한다. 죽은 자의 몸을 만지거나, 모습을 보거나, 음성을 듣지 못한다.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지각만으로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돌아가신 분이 쓴 글을 읽고 알게 되기도 한다. 멀리 있는 친구를 떠올릴 때 그 사람을 지각적으로 아는 것은 아니다. 죽은 사람을 떠올릴 때도 마찬가지다.

지금 없는 사람을 떠올린다는 것은 그 사람이 '여기'에 있다. 기억 편린들 속에서 남은, 이제는 빛바랜 흑백 사진처럼 되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은 정말 '여기' 있는 것이다. 죽은 사람이 아직도 내 마음 속에 살아있다는 말은 비유가 아니다.

그런 생각 속에 떠오른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면 좋을지 아직도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아 미안하고 괴로울 때가 있다. 그래도 그런 마음이라도 솔직하게 전할 수는 있을 것이다. 우리는 누구와도 언젠가는 이별하게 된다.

살아가면서 '할 수 있다'거나 '한다'는 것은 그런 이별을 최선의 이별로 만드는 것이다. 오늘 함께 할 수 있다면, 미래의 일을 생각하고 불안해 하기보다 함께 웃고 때로는 울기도 하며 지내는 일이다.

어떤 일이 막상 발생한 후에도 이전의 생활로 돌아간 사람들을 보면 걱정도 되지만, 본인이 그것으로 인해 감정 변화를 일으킬 때가 있기는 하겠지만, 대체로 편안하게 지내면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다.

그냥 오늘이라는 한정된 하루를 함께 지낼 수 있음을 기뻐하며 정성을 다해 살아가면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일어나지 않을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 때 주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은 하지 않아야 한다.

과거 속 세상은 모두가 지금보다는 좋은 세상이었다. 지나간 과거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니까 말이다. 나는 지금의 즐거움이나 어려움을 글로 쓰기를 좋아한다. 과거는 항상 언제까지든 나를 기다려줄 것이니까. 그것이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한 수요일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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